생각이 묶였을 때,
생각이 엉켰을 때,
나는 높이 가고,
때론 멀리 간다.
메인 컨셉은 있으나 디테일이 풀리지 않았다.
며칠째 희뿌연 안갯속에서 흐리게 퍼진 형상만 보고 있었다.
답답했다.
멀리는 못 가니,
높이라도 가보자.
팔조령 만디에 올랐다.
토요일 아침 일곱 시 반.
저 아래 청도 쪽은 안개가 자욱했지만
산마루는 맑았다.
사람 없는 휴게소 마당에서 담배를 피우며 안개 낀 마을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24시간 문을 여는 수성못 커피숍 2층에 자리 잡고 노트북을 한참 내려다보았다.
뒷마당에서 올려본 하늘은 더없이 맑았다.
문득,
지금이다,
감이 왔다.
노트 20에 도면을 띄우고 에스펜을 꺼냈다.
30분 만에 배치도를 그렸다.
조정은 있겠으나,
기준점은 잡았다.
닷지방에 줄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대책회의 북카페 현장으로 차를 몰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