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평범성과 무사유의 무서움
평범한 악의 탄생
2024년 12월 3일, 대한민국은 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라는 충격적인 사건을 맞이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종북 세력 척결"이라는 명분으로 헌법을 유린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박탈하는 초유의 사태를 일으킨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본질은 단순히 한 개인의 독단적 결정이 아닌,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이 현실에서 구현된 것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평범한 관료 출신이었다. 그는 특별히 악랄하거나 비정상적인 인물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의 행동은 너무나 평범하고 진부했다. 그는 단순히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뿐이었다. 이는 아렌트가 아돌프 아이히만을 관찰하며 느꼈던 것과 같은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많은 이들이 이 결정에 동조했다는 점이다. 군 장성들, 경찰 고위 간부들, 여당 정치인들, 그리고 국무위원들까지. 그들은 모두 윤석열의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따랐다.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되자마자 포고령을 발표했다. 그는 나중에 "단순히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는 아이히만이 재판에서 했던 변명과 놀랍도록 유사했다.
여당 의원들은 "국가 안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비상계엄을 옹호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또는 깨닫기를 거부했다.
이들의 행동은 아렌트가 말한 "무사유(thoughtlessness)"의 전형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우리"라는 집단에 속하고 싶어 했고, 그 집단의 결정에 맹목적으로 따랐을 뿐이다.
비상계엄 선포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들은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그들은 민주주의가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을 목격했다. 더욱 가슴 아픈 것은 이 모든 일이 그들이 선출한 대통령과 정치인들에 의해 자행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인천대학교 교수회는 성명을 통해 "대통령을 포함해 반헌법적 내란을 일으킨 모든 이들의 책임을 묻고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국민 대다수의 감정을 대변하는 것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락했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 직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13%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초기의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비상계엄의 여파는 경제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 환율은 급등하고 주가는 폭락했다. 소상공인들은 내수 위축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고, 기업들은 국내외 불확실성 증가로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이러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안위만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국민들의 분노를 더욱 증폭시켰다.
한 시민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데, 지금은 오히려 국민이 대통령 때문에 고통받고 있어요. 이게 정상적인 나라입니까?"
윤석열 대통령과 그를 둘러싼 이들의 행동은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그들은 특별히 사악하거나 비정상적인 사람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의 행동은 너무나 평범하고 진부했다.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악은 심오하지 않다. 악마적인 것도 없다. 다만 남들이 무슨 일을 겪는지 상상하길 꺼리는 단순한 심리만 있을 뿐이다."
윤석열과 그의 측근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국민에게 어떤 고통을 안겨줄지 상상하지 않았다. 또는 상상하기를 거부했다. 그들은 단지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만을 좇았을 뿐이다.
이번 사태는 "무사유"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아렌트는 "사유하지 않음"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강조했다. 그녀는 이것이 전체주의의 근간이 된다고 믿었다.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와 그에 동조한 이들의 행동은 바로 이 "무사유"의 결과였다. 그들은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명령을 따랐을 뿐이다.
이는 우리 모두에게 경각심을 주는 사건이다. 우리는 언제나 비판적 사고를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행동이 타인에게 미칠 영향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이 어두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의 불씨는 있었다. 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비상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들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한 대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침묵하면 악은 승리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목소리를 내면, 우리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이는 아렌트가 강조한 "독립적인 판단"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우리 모두가 비판적 사고를 하고, 우리의 행동이 타인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한다면, 우리는 "악의 평범성"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사태는 우리에게 큰 교훈을 남겼다. 민주주의는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며, 우리 모두의 끊임없는 노력과 경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각자가 독립적으로 사유하고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해 주었다.
우리의 민주주의, 우리의 자유, 우리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영원히 깨어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번주 토요일 작은 힘을 더해기 위해 국회의사당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