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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 Sung Aug 21. 2023

온라인 게임 아가리 파이터 VS 면대면 스포츠 순한양

몸으로 부대껴야 상대방에게 함부로 못한다.


학생들은 모바일 게임보다는 면대면 스포츠를 많이 해야 한다. 모바일 게임에서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지만 면대면 스포츠에서는 패배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을 할 때 채팅을 통해 상대방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는 모습을 많이 봤을 것이다. 그런데 면대면 스포츠, 즉, 오프라인에서 농구나 축구를 할 때 욕을 하는 경우가 흔히 있는가? 아니다. 


사람들은 게임을 좋아한다. 우리는 생존하려면 경쟁에서 이겼어야 했고, 그것이 현대적으로 표현된 것이 스포츠다. 스포츠에서 이기면 기분이 좋고, 지면 기분이 나쁘다. 그 이후 등장한 게임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두 가지가 차이가 있다면 얼굴을 보고 하는 것과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문제는 온라인상에서 펼쳐지는 모바일 게임을 할 때 발생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상대랑 대결을 하는데, 게임에서 지면 기분이 나쁘다. 그리고 진 이유가 내가 못해서라기보다는 상대방이 운이 좋았고 나는 운이 나빴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엄청 욕을 하고 상대방을 비난한다. 이렇게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욕을 많이 하는 건 얼굴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상대방과 몸 대 몸으로 부딪히지 않았으니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직접 만나서 몸으로 부대끼는 스포츠에서는 그런 현상이 있는가? 거의 없다. 왜냐하면 농구를 실제로 해보면 상대방과 나의 실력 차이가 느껴진다. 내가 졌을 때 기분이 나쁘지만 상대방이 너무 잘하는 것이 느껴지고, 내가 부족해서 졌다고 인정하게 된다. 그리고 연습을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상대방이 앞에 있기 때문에 욕을 할 수 없다. 나보다 더 잘해서 나를 이겼고, 그러면 나보다 강한 상대인데 어떻게 상대에게 욕을 할 수 있을까? 


모바일 게임이 판치는 사회지만 나는 초중고 학생들이 면대면 스포츠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바일 게임을 졌을 때, 내가 못했다기보다는 운이 없다고 인식하지만, 면대면 스포츠는 내 실력의 부족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집구석에서 찌질하게 스마트폰 잡고 게임하다 게임에서 졌다고 스마트폰 던지고 욕한 적이 있다면, 집 밖으로 나와 동네에서 농구든 축구든 면대면 스포츠를 하면 좋겠다. 물론, 면대면 스포츠를 할 수 있는 장소, 시간, 사람이 구성되어야 하는 건 기본적인 전제 조건이고 말이다. 그렇지 않은 우리 사회가 안타깝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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