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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월 Aug 17. 2020

서산 개심사 배롱나무

#단상#시#개심사#배롱나무

몇해 지난 계절 당신과 이별하고
洗心洞 개심사 계단을 오르며
여전히 씻어내지 못한 마음 탓을 한다


무게중심을 잃고  바라본 하늘은
왜 그리 푸르게 빛났는지
비밀을 간직한 숲의 잎사귀들은
웅성거리는 소문으로
당신을 조용히 읊어대고 있었다

상왕산 배롱나무
목말라 비틀어진 古木의 잉태는 그리 붉었던가
천년의 울음이 꽃 빛으로 피어날때
차마 그립다 말 못하고
떨어진 꽃잎만 만지작거렸다

저녁 예불 목탁소리에
풀벌레 묵언수행하는 시간
일주문을 뒤로하고 내려오는 길 뒤로
山寺에 풀어 놓은 바람만이
지친 등을 토닥이며
시공의 기억들을 훑어내리고 있었다

                                          2019년 8월 마지막 주말
                                                           개심사에서 '懷月'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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