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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다은 Dec 15. 2023

인생 2막을 응원하는 글쓰기 워크샵 01.

인생 2막은 이미 시작되었다

인생 2막을 준비한다고 말할 때, ‘인생 2막’은 정확히 어느 시점일까? 직장 은퇴, 자녀의 독립, 나이듦을 기준으로 인생 1막과 2막을 구분해 왔다. 하지만 스토리텔링 관점에서 인생 2막의 정의는 다르다. 보편적인 서사는 3막 구조(설정-갈등-해결)이다. 1막에서 인물과 사건과 배경이라는 서사의 3요소가 설정되고, 2막에서 이야기의 중심 갈등이 전개되며, 3막에서 해결과 결말에 이른다. 3막으로 구성한 전체 서사를 정확히 반으로 접으면 ‘대전환점’이다. ‘미드 포인트’라고 불리기도 하고 ‘터닝 포인트’로 말하기도 한다. 인생 서사에서 짚어보면  4050 전환기, 바로 지금 이 시기이다. 스토리텔링 구성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우리는 이제 막 2막  전반부를 지나왔고, 다가온 2막 후반부를 향해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인생을 한편의 서사로 바라보기로 한다. 내 삶은 어떤 장르일까. 무슨 제목을 붙일 수 있을까.  주인공 캐릭터는 주인공다운가. 주요 갈등은 무엇이고 왜 발생했나. 조력자와 빌런은 누구일까. 하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나를 둘러싼 관계와 상황들을 적당한 거리를 두고 해석하고 구성할 수 있다. 인생 2막의 의미도 달라진다. 스토리텔링 관점에서 인생 2막은 이미 시작되어 있다. ‘아차!’ 싶으신가. 당황할 필요 없다. 이야기의 본격적인 시작은 2막의 후반부, 바로 지금부터니까. 스토리텔링 구성에서 2막의 핵심은 갈등이다. ‘아뿔싸! 애써 여기까지 왔는데 앞으로도 갈등이라고?’ 걱정하지 마시라. 갈등은 이야기의 심장이다. 갈등은 살아있다는 증거이고 동력이다. 갈등은 목표가 있어서 생겨난다. 목표가 있어 갈등도 있다는 말이다. 갈등은 골(Goal: 목표)을 넣고, 대결에서 승리해서 내가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하고 싶다는 열망이고, 내 인생 서사를 통해 삶의 의미를 증명하겠다는 의지이자 실천이다.


축구 경기라고 생각하면, 전반전은 인생 2막의 전반부이다. 그렇다면 1막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일까. 축구 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축구 선수로서나 개인으로서의 일상이 1막이다. 승패를 가르는 경기에 선발되는 결정적인 사건(계기)를 만나면서 1막은 역할을 다한다. 2막의 시작에서 자신이 어떤 경기에서 뛰는지 알게 되고, 상대가 누구인지도 알게 된다. 분명한 목표를 향해, 상대에게 공을 빼앗기지 않고 골대에 넣기 위해 체력과 기술을 다해 뛰어야 한다. 지피지기(知彼知己), 자신을 알아기고 상대를 파악하며 ‘밀당’을 하는 구간이다. 나와 상대 선수는 서로 목표가 충돌하기 때문에 갈등은 불가피하다. 상대와의 갈등만으로도 버거운데, 같은 팀 선수와도 갈등하고, 내면의 자신과도 갈등한다. 스토리텔링 구성에서  2막의 전반부는 대전환점(미드 포인트, 터닝 포인트)을 맞이하며 끝난다. 선수가 가진 체력과 기술을 다 동원해 뛰었던 전반전 종료 휘슬이 울린다.


4050 중년 전환기는 스토리텔링 구성에서 말 그대로 ‘중(中)’간이고, 대전환이다. 축구 경기에서 전반전과 후반전 사이 하프타임은 지친 체력을 보충하고 놓친 전략을 다시 세우는 시간이다. 4050 전환기 글쓰기 워크샵은 인생 서사의 하프타임에 갖는 작전 회의와 같다. 글쓰기 워크샵을 통해 인생 서사 전반전(2막의 시즌1)을 돌아보고 후반전(2막의 시즌2)를 위한 체력과 기술 보강하고자 했다. 전반전에서 도전하고 노력했던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이 됐는지, 성과가 좋지 않다면 원인은 무엇인지, 원하는 만큼 얻었으나 그것이 정말 인생 목표가 맞는지 더 늦기 전에 점검해야 하는 타이밍이 지금 전환기의 우리 위치이기 때문이다. 전반전을 뛰어 봤기 때문에 내 체력의 실체를 알게 되고, 내가 가진 기술에서 부족한 것도 보이고, 상대가 만만치 않음을 알게 되고, 예상 못한 나의 특기를 발견하고, 상대 팀의 숨겨진 취약점을 파악하고, 혼자가 아니라 팀워크라는 조력자를 얻는다. 무엇보다도 이 경기를 왜 뛰고 있는지, ‘승리’가 어떤 의미인지 질문이 생기고, 내 인생이 증명하고 싶은 승리는 다른 것일 수도 있음을 감지하는 지점이다.


내 인생의 진정한 목표를 향해 다시 달려갈 준비를 하면서 2막의 후반부를 시작한다. 2막 전반부 갈등이 1막에서 만난 결정적인 사건을 해결하거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으며 떠밀려 가듯 전개된다면, 2막 후반부 갈등은 주인공이 진정으로 원하는 인생 목표를 향해 적극적으로 선택하며 서사의 절정을 향해 전진한다. 2막 전반부의 경험에서 얻은 기술과 지혜를 장착한 주인공은 2막 후반부에 새로 발견한 진정한 목표를 향해 기꺼이 고난을 감수한다. 인생을 걸고 반드시 도착하고 싶은 목적지가 있기 때문이다. 축구 경기에서 전반전과 후반전은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후반전에서 체력은 전반전만 못하지만 기술과 전략이 더 명확해 있다. 진정한 지피지기(知彼知己)가 가능해서, 백전백승(百戰百勝)은 아니더라도 ‘의미 있는 승리와 실패’를 얻을 수 있다. 내 인생 서사의 본격적인 시작이 지금인 이유이다. 우리들의 이야기는 비로소 시작이다. 인생 2막 후반전 시작 휘슬이 울린다.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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