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ka Feb 27. 2024

어디라도 가야만 할 것 같은 방학

Mid Winter Break - 긴 일주일이었다

M은 디즈니월드 가고,
C는 디즈니랜드 가고,
그런 데 안 가는 친구들은 다 스키장 간대!


Mid Winter Break를 앞둔 주말 저녁, 아이가 물었다 우리는 스키장 안 가냐고. 스키장 가고 싶은 거냐고 물으니 꼭 가고 싶은 건 아닌데 친구들이 다들 방학 때 어디어디를 간다고 했단다. 그래서 자기도 어딘가 가고 싶다고. 아이가 보기엔 가장 실현 가능성 있는 게 스키장이라서 그걸로 말을 꺼낸 것 같다. 우리도 다음 주말에 밴쿠버 가잖아! 맞다 우리도 놀러 가는구나 YAY! 휴, 글로벌엔트리 인터뷰 하러 가는 김에 밴쿠버 일박도 예약했는데 그러길 잘했다. 하교하는 거 기다리면서 부모들끼리 방학 때 뭐 하니, 와우 재미있겠다 하하호호 떠들었는데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스몰토크들을 나누시는구나.


이곳은 학기 중엔 세 번의 방학이 있다. 12월 말에 Winter Break(2주), 2월 중순에 Mid Winter Break(1주), 4월 중순에 Spring Break(1주). 봄방학 때는 그래도 캠프 같은 게 꽤 많은데 겨울방학 땐 캠프도 몇 개 없다. 매일 비 오고 추운 날씨에 어디 갈 곳도 없다 보니 다들 따뜻한 곳으로, 그마저도 아니라면 아예 겨울 스포츠를 즐기러들 떠나는 분위기다. 다만 제주도 가고 휘닉스파크 가듯 올랜도며 뉴욕이며 휘슬러며 요세미티를 가니 문득문득 놀랄 뿐이다. 그러는 우리 집도 벌써 하와이도 다녀오고 디즈니랜드도 다녀왔지만.


밴쿠버 가봤자 도서관 가고 전시회 보고 먹고 놀 뿐


여행 일정은 주말이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어떻게든 재미있게 보내야 했다. 친한 친구들이 다들 디즈니를 즐기러 떠나는 바람에 플레이데이트를 할 수도 없으니 오롯이 우리끼리. 일단 월요일엔 아직 읽지 않은 책 스무 권쯤을 꺼내놓으니 하루가 잘 갔다. 화요일엔 각 방의 가구를 재배치하며 대청소를 하니 또 시간이 잘 갔다. 수요일엔 아이가 사각김밥 만들기를 하고 싶다고 해서 같이 매뉴얼도 만들고 재료준비하고 김밥 말고 했더니 또 하루가 갔다. 드디어 반 지났다. 목요일엔 비가 안 와서 산책도 하고 이르게 개화한 꽃도 보고 여행가방을 싼 다음 미술학원을 다녀오니 저녁이 됐다. 금요일엔 종이접기를 실컷 하고 과학동화책에 딸린 만들기를 몇 가지 하고, 넷플릭스에서 INBESTIGATORS를 한 편 같이 본 뒤 그게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함께 떠들다 보니 드디어 출발할 시간이 왔다!



짧고도 긴 방학을 마치고 어린이가 학교를 가니 이제야 한숨 돌린다. 여행가방에서 나온 옷들을 세탁해 벽난로 앞에 앉아 영쉘던을 보며 차곡차곡 갠다. 점심은 남편이랑 보일링포인트에 가서 1인 1팟을 하며 대화를 나눈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와 간식을 먹으며 수다를 떨고 아이는 워크북을 하러, 나는 저녁을 하러 각자의 위치로 간다. 다시 일상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가 학교에서 맞고 왔다, 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