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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주 Nov 05. 2022

어쩌다보니 기고까지

아웃스탠딩(리디 셀렉트), 디지털 인사이트, 요즘 IT에 글을 실어보면서

그동안 기고했던 곳 중, 한 곳에서 받은 감사 인사 일부



이 글을 쓰게 된 계기

    기고를 하지 않는 지금, 이 글을 남기게 된 건 거의 8개월 넘게 함께 했던 담당자분(위 스샷과는 다른 분)이 오랜만에 자기도 이직을 한다는 메일이 와서 안부 인사를 보내고 나니, 길었다면 길고 짧았다면 짧은 1년간의 기고에 대해서도 글을 남기면 좋겠다고 시작해서 작성된 글이다.


그동안 함께 글을 작성하고, 고민해주었던 모든 담당자분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앞서 남긴다.





기고 시작 

    브런치에 글을 쓰다가 운좋게 기고 문의를 받았다. 사실 제안을 받았을 때도 믿기지 않아서 사기 아닌가? 싶었다. 탈고도 없이 올렸던 글을 보고 연락을 주셨다고 하셔서 더욱 그랬을지도 모른다. 업무도 아니고, 원래 브런치에 글을 올린 취지는 일하면서 개발자한테 물어보고 배웠던 걸 잊지않고, 잊더라도 꺼내보기 쉽게 저장하는 용도로 시작했던터라 올리고 잊고 있을 정도였다.

    기고 원고와 일정, 기간 및 횟수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이메일로 나누고 본격적인 기고가 시작됐다. 사실 어느정도 써둔 게 있어서 어려웠던 건 없다. 원고를 보내면 편집자분이 비문이나 내용도 같이 봐주니까 큰 어려움없이 진행됐다.




1년이 넘는 기고 여정 이야기 

제안은 한 번에 오더라

    한 곳에 기고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여러 곳에서, 동시에 기고 문의가 오기도 했다. 그런 시기가 있나보다. 욕심내지 않고 스케줄과 알고 있고, 다룰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진행하려고 거절한 곳도 있었다.


1년 넘게 기고가 가능했던 이유

    본업도 아니고, 이걸로 부귀영화를 누릴 것도 아니니 스케줄 + 나도 도움이 되는 주제를 선정하느라 고민이 많았다. 하나의 글을 작성할 때마다 내가 배우는 것도 많았다. 자체 스터디인데, 글을 함께 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으로 일년 넘게 기고를 했다. 주로 토요일-일요일에 놀고 돌아와서 작성하거나 집중이 안되면 주말에 스터디 카페에서 공부하는 친구들 사이에 껴서 글을 작성했다. 어쩌면 꾸준한 기고는 꾸준히 주말에 스터디 카페를 가는 친구들이 있어서 가능했던 걸지도 모른다(이 글도 스터디카페에 가서 공부하는 친구들과 함께하면서 작성 중이다.) 


글을 쓰고, 개제되는 과정

    플랫폼마다 문의를 준 글의 형식과 주제가 달라서 플랫폼에 따라서 큰 방향을 잡고, 시리즈로 갈 경우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같이 담당자(혹은 매니저)와 함께 메일을 주고 받았다. 디자이너로 UXUI를 다루는 글도 있고, PM 및 기획자의 경험을 살려 기획과 프로덕트에 대해 다룬 글도 있었다. 그래서 새로운 서비스나 프로덕트, 주목받는 시장의 동향을 놓칠 수 없었다. 계속 뭐가 인기이고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을까 고민하면서 주제와 다룰 내용을 고민했다. 대부분 내가 먼저 주제와 내용, 구성을 작성하면 컨펌해주고 원고를 작성해서 보내면 원고 교정 - 내가 다시 확인 후 발행 되는 식이었다.

    주제가 매번 바뀌니까 매번 공부하고 내가 알고 있던 지식과 함께 쓰는게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그래도 계속 쓰다보니까 어느정도 익숙해지기도 하고, 평소 습관으로 IT 업계를 두루두루 파악하려고 하니 자료 조사 시간도 줄어들었다. 오프라인 서비스를 직접 체험하고 관련 글을 쓸 땐, 직접 찾아가면서 경험하는 시간도 걸리긴 했지만, 그만큼 개인적으로 얻는게 많았다. 

    글을 쓰다가 원고를 날려먹기도 하고, 원고 파일을 잘 못보내서 백지를 보낸 적도 있다. 정말 우당탕 거렸지만 같이 글을 관리해주는 분들이 모두 너른 마음으로 함께 일정과 작업 스타일을 맞춰주었다. 덕분에 전문가의 편집은 이런거구나,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내 글은 어떻게 보인다는 걸 깨닫기도 했다. 그리고 컨디션과 일정관리도 중요한데 인생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돌발 상황이 많이 생긴다는 걸 체험했다. 그러면 원래 이야기했던 일정을 다시 조정하기도 하고, 여유가 있다면 먼저 글을 다 작성하거나 다음 달 글을 미리 이야기도 했다.

    글 하나가 나오기까지 참 많은 과정이 있다. 그리고 많은 애정과 노력도 있고. 세상의 모든 작가와 편집자, PD... 모든 분들을 존경할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글을 읽는건 몇 분이지만 글이 쓰이기까진 많은 사람의 고민과 시간, 노력이 들어간다는 걸 직접 깨달았다. 내가 쓰고 싶은 내용이 모두 읽기 편하고 의미가 있는 게 아니고, 이상한 점도 섞여있다. 그걸 잡아내주고 같이 개선해주는 과정이 참 대단하고 나도 열심히 글을 써야겠단 생각이 들 정도였다.


컨디션과 글

    이전 글, 이직 3개월 회고에서도 이야기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글을 쓰는건 무척 많은 에너지를 쏟는 일이었다. 단순히 키보드를 누른다고 되는게 아니라 다음 문장, 이 단어가 맞는지, 글의 큰 구조가 읽기 쉽고 읽는 사람에게 유용할까? 등등 고민을 하면서 쓰다보면 몇 자 쓰지도 않았는데 시간이 금방갔다. 집중해서 작성해야하는데 컨디션이 나쁘면 집중도 되지않고 어중떠중, 했던 말을 계속하는 글이 되었다. 처음에는 몰랐더라도 글쓴이가 느껴질 정도가 되면 읽는 사람은 확실히 느껴진다. 그래서 원고를 쓰다가 중간중간 읽어보면 아닌데... 하는 일도 있어서 썼던 문장, 구조를 다 지워버린 적도 있다. 억지로 쓰려고 하지 않고 다음날 쓰거나 조금 쉬었다 썼다. 억지로 달린다고 다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원고 마감일에 어쩔 수 없이 만족하지 못하는 글이 나올 때는 양해를 구하고 일정을 미루거나 그 기고글의 주제를 다른 주제로 빠르게 노선을 바꾸었다.


다른 연락 

    어쩌다보니 기고를 하고, 브런치도 계속 저장하자 종종 다른 매체나 브랜드에서 추가 연락이 오기도 했다. 특정 브랜드(서비스)에서 직접 내게 서비스 분석을 해달라는 문의도 왔고, 혹은 해당 서비스의 담당자분이 직접 연락해서 글을 잘 봤다면서 자사 서비스를 설명해주고 향후의 방향도 공유해주시기도 했다. 모든 연락에 응할 순 없어서 아쉽게 거절한 연락도 있다.

    기고를 하던 곳에서 역으로, 기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행사나 특정 이벤트에 대해서 먼저 제안을 주기도 했다. 덕분에 공모전 심사를 해보기도 하고, 작년 연말에는 감사장을 받아보기도 했다. 




안녕이란 인사

    이직을 준비하면서 기고를 멈추었다. 애초에 일년 정도를 생각하고 있던 기고였고 어쩌다보니 이직을 준비해야겠다는 결심과 겹쳐서 마무리를 지었다. 기고를 멈추면서 기고 중단 메일을 보내기 전까지는 이야기 했던 기고 횟수를 다 채워서 안녕을 인사한 담당자분도 있고, 담당자분의 이직, 조직이동으로 인사를 한 경우도 있다. 

    다양한 담당자분과 지속적인 합을 맞추다보니 처음에는 본론만 말했던 메일에 종종 개인 이야기도 들어가고, 이전보다 좀 더 길고, 상황에 맞게 서로의 안부를 물어가면서 비대면 친밀도를 쌓기도 했다. 비록 인사치레라고 하지만 그렇게라도 새로운 사람을 알아가고 도움을 받는다는게 재밌었다. 성격, 스타일이 다르다보니 기고 끝을 알리는 메일에 대한 답장도 스타일이 다 달랐다. 연락이 멈추는 건 슬프지만, 어딘가에서 다시 만나면 웃으면서 인사하자는 말과 다시 연락하겠다는 말이 무척 따뜻하게 다가왔다.

    기고가 끝났다고 연락도 끝난 건 아니라서, 종종 내가 해당 매체 스타일에 맞는 소재와 글이 있다면 이젠 먼저 연락을 해서 글을 전해주거나, 해당 매체에서 원하는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서비스나 브랜드를 연결해주기도 했다.(이 글의 맨 위, 스크린샷도 연락을 이어주고 받은 감사 메일의 일부다) 기고가 끝나도 인연으로 남아서 서로 도움을 주고 받고 있다.




지금은

    기고를 하고 난 뒤, 지금 글을 쓰는 부담이나 두려움이 없어진 게 참 좋다. 종종 글을 쓰라고하면 흰 백지에 뭘 써야할지 모른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계속해서 글을 쓰다보니 빈 종이(화면)이 있으면 뭐라도 쓰면 되겠다. 쓸 소재가 금방 떠오르고 일단 쓰고보자~! 하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다. 글의 퀄리티는 보장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일기장처럼 편하고 하고 싶은 말을 적당히 다 적을 수 있게 되었다. 그만큼 글을 자주 쓰고, 편하게 여길 수 있게 되었다. 다른 분들도 기회가 된다면 기고를 하거나, 글 쓰는 걸 망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게다가 글을 쓰면서 다양한 브랜드와 서비스, 시장을 알게 되었던 게 아직까지도 남아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 내가 다루었던 시장이나 서비스 자료가 필요하면 거침없이 나왔다.

    조금 아쉬운 건 기고 글을 모두 브런치에 아카이브할 수 없고, 매체별로 흩어져있다는 점 정도. 게다가 어느 곳은 유료로 글을 봐야하는 곳이라서... 다시 보고 싶다면 내가 갖고 있는 원본 원고를 보거나, 월정액 요금제를 끊어야한다.(ㅠ0ㅠㅋㅋㅋ) 덕분에 내 정보 저장용 브런치의 방향이 거의 잡식의 일기장이 되어버렸다. 나쁘단 건 아닌데 아쉽기도 하다. 

    이제 조금씩 이직한 회사에서의 루틴도 생기고, 글을 멈추었던 기간도 3개월이 넘어가고 있다보니 어렵게 들였던 글쓰기 습관이 초기화 되는 기분이 들었다. 마감일 없이 기고보단 더 편한 마음으로 내가 공부한 내용 위주라도 글을 다시 써야겠다. 

    마지막 여담으로, 기고하는 동안 그림 그리는 지인(문창과 출신)은 우리는 전공이 바뀐 것 같다고 장난을 치기도 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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