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을 정리하며
▶︎ 한 줄 회고 : 일이 없다고요? 새로운 제품 가져왔어요. 얼른 일하세요.
- 상반기 대부분은 파운데이션 기능을 맡았기 때문에 법률과 현재 시스템 혹은 필요한 기능이 어느 정도 정리되어 있었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쭉쭉 해내가면 되는 일이 많아서 기획이나 디자인, 개발 그루밍이 짧은 것도 있고 길었던 것도 있다. 동시에 다양한 제품을 계속 진행하면서 에픽 혹은 스토리 단위의 작업들을 계속했더니 공식적으로 사내에 론칭(개선) 공지한 제품/피쳐만 19개가 되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겐 미안하지만 쉴틈을 주지 않기도 했다. 잠시 쿨다운할 시간은 주되, 정해진 쉼이 끝나면 바로 일을 할 수 있도록 계속 물밑에서 작업을 했다. 그래서 간혹 일이 없다고 말하거나 쉬고 있는 동료에게 슬며시 다가가 일을 꺼내면 기겁하거나 당황하는 동료의 모습을 보면서 뿌듯하기도 했다. (당신을 위해 미리 준비해 두었어)
▶︎ 한 줄 회고 : 도메인이 뭐가 중요해, 필요한 일을 하는 거지
- Internal, Account, Creator Platform, 그리고 11월 말부터는 S&D를 맡았다. 다양한 도메인이라고 해도 사실 앞의 3개의 도메인은 파운데이션 기능을 뚝딱뚝딱 만들거나 개선하는 작업을 위주로 했고, 11월부터는 S&D 도메인에서 유저들의 활동성에 대해 고민하고 제품을 만들고 있다. 클래스 101에서 오면서 내부와 제품의 공통 기능인 파운데이션 제품에 대한 경험과 실력을 쌓자는 목표를 이루고 이제 새로운 도메인으로 나아가고 있다. 도메인을 바꿀 때마다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걸 알 수 있고, 새로운 걸 도전할 수 있어서 좋다.
▶︎ 한 줄 회고 : 다사다난했습니다
- 정말 다사다난했다. 희로애락 각각 150%의 일 년을 보냈다. 넘치는 감정이 넘치는 경험을 만들어줬다. 사회에서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는 사람을 만나는 게 쉽지 않다고 하지만 여럿 만났다. 회사 밖에서 별도로 계속 만남을 이어가는 사람도 많아졌다. 오히려 회사 밖에 있으니까 더 다양하고 못했던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기도 하고, 내가 앞으로 어떤 길을 가고 선택을 해야 할지 도움을 받기도 했다.
▶︎ 한 줄 회고 : 영화 스터디가 아니었다면 보지 않았을 취향과 장르의 이야기를 알 수 있어서 좋았지만 감상문을 부지런히 쓰는 습관을 제대로 잡아야겠다
- 올해 CGV와 넷플릭스를 통해 약 50편의 영화를 보았다. 여전히 영화 스터디를 하고 있다. 초기 멤버 그대로 계속 이어가면서 감상문으로 위장한 잡다한 이야기를 하고, 거의 매주 1편씩 본다. 감상문을 쓰는 게 밀릴 때도 있어서 허겁지겁 쓸 때도 있는데 빠릿빠릿하게 쓰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 한 줄 회고 : 기획과 제품관리에 대해 내가 남에게 무엇인가를 알려줄 때, 그게 올바른 방향인지 더 필요한 것이나 과한 게 없는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정된 발표 자료로 만족하지 말아야겠다.
- DND도 여전히 활동 중이다. 여름 방학과 겨울 방학에 취준생과 졸업생들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열심히 팀을 편성해서 8주간 같이 달려준다. 매일, 매주 도움을 줄 순 없지만 먼저 관련된 세션을 열고 피드백을 원하는 팀의 피그마를 들어가서 함께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데 DND 합류 초반보다는 익숙해지고 경력과 현업 경험이 늘어나면서 해줄 수 있는 이야기도 늘어났다. 하지만 그만큼 내가 하는 말이 맞는지, 지금 당장 팀원들이 소화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되기도 했다. 상황과 상대방에 따라서 어떤 말과 경험을 들려줘야 할지 고민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다.
▶︎ 한 줄 회고 : 상반기정도까진 열심히 했지만 하반기에는 방탈출 모임을 같이 해주던 친구들이 다 바빠졌다... 그래서 못해서 슬프다.
- 23년 상반기에는 어느 정도 방탈출을 했는데, 23년 하반기부터는 서로가 바빠지면 기존 방탈출하던 친구들이랑 자주 만나지 못했다. 각자 현업에서 집중할 일이 있는데 단기로 끝날 것 같지 않아서 잠시 다른 활동과 취미를 가지고 기다리다가 서로 바쁜 일이 끝나면 다시 모이기로 했다.
▶︎ 한 줄 회고 : 상반기에는 그래도 헬스를 평일 3일은 나갔는데 하반기엔 주 1-2회 정도로 줄었다. 게을러졌다. 기고만장해져서 다시 초심을 잡아야겠다.
- 운동을 좋아하지만, 예전만큼 부지런히 나가진 못했다. 근데... 농구는 꾸준히 했다. 농구로 기초체력을 같이 챙긴 거 아닐까?
농구와 MMA, 등산
▶︎ 한 줄 회고 : 농구는 계속하고 MMA는 3개월, 등산은 종종. 체육인은 아닌데 운동은 좋아합니다
- MMA를 배우게 된 건, 복싱을 배워보고 싶어서였다. 근처에 복싱만 하는 곳은 없고 MMA를 한다길래 친구와 같이 등록해서 3개월 해봤다. 초반에 모든 게 새로워서 따라가긴 어려웠지만 기존에 농구를 하고 운동을 해서 딱히 힘들진 않았다. 오히려 재밌었다. 상황만 되었으면 계속했을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해서 아쉽다... 우스갯소리로 MMA 한다고 하니 누굴 그렇게 때리고 싶냐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사실 사람 때리는 건 무섭기도 해서 힘줘서 때리진 못했다... 그냥 배우는 게 재밌었을 뿐.
- PT도 받아봤다. 근데 꼭 받아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 추가는 하지 않았다...
- PT + 농구 + MMA 세개를 동시에 한 시기가 있는데 좀... 많이 힘들어서 동적으로 많이 풀려고 했나보다.
- 농구는 상반기, 하반기 한 번씩 여자 동호회 대회에 나갔다. 하루에 2번 레슨을 듣거나, 회사 퇴근 후에 팀원들과 합을 맞추기 위해 연습하러 가기도 했다. 그렇다고 잘하냐고 하면, 잘하는 건 아니고 그냥 여전히 즐기고 있다.(드디어 농구 배우던 초반에 골절된 손가락이 붙긴 했다)
- 23년 큰 목표 [시간이 흐른다고 미래가 되지 않는다]는 전반적으로 지켜졌다. 도메인 이동에 대한 제안이라던가, 무작정 도전해 보는 경험도 했다. 특히 5번과 6번을 연계해서 호주로 해외여행을 가면서 나를 사랑하기 위해 쉬기도 했다.
- 영화 감상문을 꾸준히 쓰긴 했지만 스터디에서만 본 감상문만 꾸준히 썼다... 그 외에 2번은 도전도 못했고, 3번은 어영부영 끝나버렸다.(10권도 안 읽은 것 같다)
- 원래 계획을 모두 달성하기 위해 세우는 게 아니라 이런 것들을 하자는 리스트의 개념으로 생각했으니 이 정도 반절 넘게 달성이라면 그래도 성공한 편 아닐까?
1월부터 3월까지 조금 힘들기도 했다. 여러 일을 동시에 굴리는 연습을 하면서 이게 맞는지, 무엇을 더 챙기고 어떻게 나의 일상을 관리할지,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서 국내 여행(부산)을 다녀오면서 생각 정리를 많이 했다.
3월부터 4월까지 적당히 굴러갔다. 1~3월에 고민해서 정리한 내용들 실제로 행동해 보면서 나의 일상과 워라밸을 만들려고 했다. 그리고 농구를 시작했다. 주 52시간을 찍고도 농구를 하면서 정말 열심히 일과 취미, 건강을 챙기려고 했다.
5월부터 7월까지 대격변의 시대라서 집중할만하면 나를 뒤흔드는 일이 많았다. 너무 슬펐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주변에 흔들리는 모습을 많이 보이기도 했다. 이때, 진심 어린 조언과 도움이 많았다. 힘든 시기였지만 그만큼 배운 것도 많았다.
8월부터 10월까지 마음을 추스르고 주어진 일과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했다. 이때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심지어 이제 회사 밖으로 나간 분께도 계속 도움 받았다. 귀찮은 일일 수도 있지만 도움을 주시고, 여전히 인사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뚜벅뚜벅 나의 일을 깎아나가며 새로운 일도 많이 했다.
11월부터 12월까지 한번 더 도메인이 바뀌면서 이제 직접 외부 고객(유저)를 대면하게 되고 눈에 보이는 임펙트를 목표로 했다. 백오피스, 어드민, 어카운트 등 제품의 핵심기능이면서 유저의 피드백과 매출, 눈에 띄는 제품의 성장을 보이는 도메인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편하기도 했지만 이쯤에서 한 번, 다시 직접 임팩트를 내는 도메인에 도전해 보는 전환점이 되었다.
나의 책임과 할 수 있는 일, 즐거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 잠시 도망은 가더라도 돌아와서 내가 인지한 문제는 풀어내고내가 선택한 결과를 책임지는 건 당연하다. 내가 하고 싶은데 남의 시선이나 남들은 대부분 그래~하면서 덩달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까지 한 선택에 어떤 후회도 없다. 설사 내가 선택하지 않더라도 할 수 있는 최선을 찾아내서 스스로에게 당당한 선택을 하고 싶었고 그럴 일이 많았다.
3~4년에 걸쳐 고민하고 겪었을 일을 1년 만에 겪은 기분이다. 그만큼 배우고 내 세계가 넓어진 해이기도 해서 애증이기도 하다.
- 내가 아는 거라곤 다정해야 한다는 거예요. 어릴 땐 냉정한 사람이 멋있어 보였다. 지금은? 다정하고 웃는 사람이 멋있다. 특히 혼란스러울 때 꿋꿋이 자기 길을 걷는 게 얼마나 힘든지 깨달았고, 남에게 다정한 게 이루기 힘든지 겪었다. 내가 그 다정함으로 버텼고 받은 만큼 남들에게도 보여주고 싶다.
1. 월에 2권씩 책 읽기(장르 상관없음) : 문학과 비문학 상관없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 간접경험을 계속해야 하고 전문 지식도 쌓을 때 좋은 게 책이다. 영상은 딱히 집중 못하는 타입이기도 하고, 가지런히 정리된 글자들을 읽고 상상하는 게 좋다. 월 1권 읽기를 실패해서 연 24권 읽기로 도전했다가 또 실패했지만, 이번에 다시 도전해 본다.
2. 운동은 꾸준히(체력 유지(혹은 증가)와 유산소) : 23년도에 농구하느라 계속 워치의 신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22년은 무게를 중심으로, 23년에는 무게와 유산소 모두 섞어서 했는데 이제는 체력 증가(체지방 감소)를 목표로 두고, 체지방은 감소하는 방향으로 유산소를 집중해야겠다. 물론 농구나 다른 스포츠는 계속하고.
3. 새로운 취미 : 새로운 취미로 새로운 운동이나 아예 악기를 배워보고 싶다. 원데이클래스 등을 통해서 내가 지금까지 못했던 취미를 경험하는 걸 계속하면서 내 세계를 넓히고 싶다.
4. 느리게(기다리기) : 가장 큰 목표고, 사실 2023년의 연말 결산을 늦게 작성해 본 이유이기도 하다. 성질이 급해서 주변이 피곤해질 때가 있다고 스스로 느꼈다. 최적의 타이밍을 기다리고,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자. 당장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아닌 이상 한번 더 생각하자. 결정이 달라지지 않더라도 다시 생각해 보는 습관을 들이고 싶다.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까 한 번 더 생각하고, 매몰되어서 보이지 않은 걸 보기 위해서 나를 숙성시키는 연습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