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현주 May 25. 2024

DND 해커톤 운영 후기

1박 2일의 열정

DND HACKATHON

    5월 17일~18일, 프로그래머스 명정 강의장에서 '일상', '지역', 그리고 '불편함'이라는 키워드로 해커톤이 열렸다. 8주간, 사이드프로젝트를 도와주던 DND가 해커톤을 왜 주최하게 되었는지, 주최하면서 어떤 것을 배울 수 있었는지 정리해 본다.



주최 배경

    항상 DND 모집을 시작하면 수백 명의 많은 지원자분들이 경험을 얻기 위해 지원한다. 모두 실력이 쟁쟁한 분들이지만 다 함께 할 수 없어 아쉬웠다. 많은 분이 함께 할 수 있는 최적의 이벤트를 고민하던 차, 디자인 운영진 중 한 분이 먼저 해커톤을 진행해 보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1박 2일, 짧지만 굵게라도 신입과 주니어 분들께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자 했다.

    예전에 다양한 연사님들을 모시고 디자인 시스템과 포트폴리오 코칭 등의 세미나를 진행해 본 적 있다. 세미나는 많은 분이 궁금증을 해소하고 현업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만 개인의 프로젝트를 새롭게 만드는 경험이 아니었다. 세미나도 좋은 기회이자 경험이겠지만 이번에는 참여자가 직접 작업하고 새로운 산출물을 가져가는 경험의 기회를 더 만들어주고 싶었다.

    DND는 이전에도 비대면 1박 2일 해커톤을 진행했었다. 그 당시 함께 준비를 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냉큼 함께 하겠다 손을 들었다.

해커톤 준비

회의록 일부

   준비를 위한 회의는 주 1회, 해커톤 진행자 모두가 참여하는 위클리와 담당팀의 회의는 팀 개별로 진행되었다.

    킥오프를 하면서 운영진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목표와 방향을 맞추었다. DND 설립 취지는 지역 격차 해소였다. 그리고 해커톤의 주최 취지는 많은 기회를 주자. 이러한 상황과 목표를 적절히 섞으면서 참여자들이 해커톤에서 다양한 아이디어와 문제 정의, 해결 방법을 이끌 수 있도록 '키워드'형태로 3가지를 제시하기로 했다.

    해커톤 주제와 방향성을 정리하고 필요한 일을 나눠가졌다. 팀을 나눠 해야 할 일을 정리했다. 매주 1회 모여서 각 팀에서 정해진 사안이나 타 팀과 공유해야 할 내용을 이야기했다.

    나는 선발&심사 담당했다. 해커톤과 DND 취지로 기회와 경험이 필요한 분들을 어떻게 모시고, 해커톤 팀 빌딩에 대한 방법과 멘토링(가이드) 등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부터 최종 발표에서 어떤 것들을 보고 점수 및 수상은 어떻게 할 것인지를 정리하는 담당팀이었다.

    팀별 회의를 진행하면서 신입, 주니어가 1박 2일 동안 작업을 했을 때 어떤 기준으로 심사해야 할지 고민하기도 하고, 해커톤 참여자 중 어떤 분들을 실제 참여자로 선발해야 하는지 논의했다. 이미 경력이 많거나, 아예 개발이 처음이라서 협업과 1박 2일 내 작업이 어려운 분들 등의 케이스를 나열하고 하나씩 정리했다.

    그러면서 신청 시 어떤 질문과 서류(포트폴리오나 이력서 파일 등)를 받아야 할지 논의하기도 했다. DND의 주 활동에서도 한 명씩 작성한 답변과 포트폴리오를 훑어보면서 DND의 경험이 필요한지 운영진끼리 2-3번 논의하기 때문에 해커톤도 유사한 프로세스를 거쳤다.

    메인 R&R은 '심사'를 맡겠다고 하였지만 필요하다면 위선발과 전반적인 운영에 대해 같이 논의했다. 매주 비대면으로 회의하면서 운영과 일정, 비영리단체이다 보니 참가비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부터 후원사 모집을 위한 소개(PT) 장표를 만드는 일까지 함께했다. 물론! 운영, 일정과 비용 산정을 내가 모두 하진 않았다. 해당 담당팀이 주도적으로 다양한 고민과 함께 현재 상황에서 최선의 안을 공유하면 함께 고민하고 필요하다면 다른 방법을 같이 찾아보기도 했다.  메인은 '심사'를 맡겠다고 하였지만 필요하다면 선발과 전반적인 운영에 대해 같이 논의했다.



해커톤 진행

해커톤에 참여한 운영진 명찰(1일, 2일차)과  포스터

    1박 2일의 여정으로 인해서 첫날과 둘째 날에 참여하는 운영진도 달랐다. 행사장에서 1박 2일을 계속 함께 해준 분도 있고, 심야 시간에는 집에 갔다 다음 날 아침에 돌아오는 분도 있었다. 나는 후자였다. 첫날에는 해커톤 장소 세팅을 돕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달려갈 수 있게 운영진 좌석에 앉아있는 등 대기를 하고 저녁 시간에 간식을 나눠준 뒤 막차를 타기 위해서 행사장을 나왔다. 집에 도착해서는 새벽에 내일 있을 심사표를 점검하고 마지막 심사를 함께 해줄 운영진과 마지막 회의를 진행했다.

    최종 심사표는 구글스프레드 시트로 제작했다. 운영진 모두가 최종 발표를 보면서 각자 테이블에 점수를 입력할 수 있고, 자동으로 합계가 될 수 있게 수식을 넣어두었다.

    2일 차 아침, 밤을 새우고 아침 일찍 왔을 운영진이 배를 채울 수 있도록 가는 길에 빵 몇 개를 사가서 돌렸다. 그리고 없는 사이에 무슨 일이 있진 않았는지, 피곤한 운영진을 대신해서 심사를 위한 해커톤 장소 추가 세팅과 필요한 장표 확인을 하기도 했다.

실제 심사에 사용된 점수 심사 스프레드 시트

     본 상(1,2위)을 정하기 위해 아래의 5가지 점수 카테고리를 정의했다. 짧은 시간을 사용하는 해커톤이라서 완성도, 기술력, 발표력 등의 기본적인 평가기준보다 DND에서 제시한 키워드 부합 정도에서 점수를 많이 얻을 수 있도록 배분했다.

    1. 주제부합성 : 제시된 키워드(목표)에 부합하는 정도  문제 정의와 배경을 잘 파악하는 건 실무에서도 중요하고, 해커톤에서 모두가 집중해야 할 부분이다

    2. 참신성 : 기존에 유사한 서비스, 기능의 존재 여부  카피캣이나 기존에 나온 서비스를 이미지, 플로우만 바꿔서 제품을 만드는 일을 지양하고 새로운 방법과 아이디어로 표현하는 방법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야 한다.

    3. 완성도 : 최소 기능 제작 여부 혹은 앱/웹 배포를 고려한 완성도  주어진 시간 내에 구현할 수 있는 범위를 산정하고, 실제 디자인과 개발까지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은 실무에서도 중요하지만 1박 2일 내이라는 짧은 시간으로 완성도에 많은 점수를 부여할 순 없다는 점을 고려

    4. 발표력 : 발표 시간 내 발표 준비, 발표 중의 완성도(정보 제공, 시연, 발표시간 관리)  좋은 제품을 만들었어도 대중, 유저들에게 설명하고 설득하지 못하면 사용되지 않는다.

    5. 기술력 : 해당 기능 혹은 서비스에 대한 기술 구현 난이도, 응용도 제품을 만들 때 빠르게 만드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트랜드와 적합한 기술을 잘 사용하는지도 고려해야한다.

    번외로 프리패스상은 DND 운영진들이 1박 2일 동안 해커톤을 진행하면서 각 팀을 돌아다니거나 지켜보면서 팀 내부, 외부의 커뮤니케이션 빈도, 운영진에게 질문을 묻는 등의 다양한 활동 참여를 운영진마다 점수 산정하여 정의했다.

    최종 발표와 함께 실시간으로 점수가 입력되고, 마지막에 심사한 운영진이 모두 모여서 캘리브레이션을 진행했다. 서로 각 팀에 대한 리뷰를 짧게 리뷰하면서 다른 운영진의 의견을 듣고 싶은 것이나, 디자인 운영진은 기술력에 대해서 개발 운영진에게 궁금하거나 확인하고 싶은 것을 묻기도 했다. 참여한 모든 팀이 쟁쟁해서 순위를 따지기 어려웠다.



해커톤 회고

아쉬운 점

   1. 해커톤 준비하는 기간에 100% 참여를 하지 못했다.

    해커톤 준비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레이오프를 당하기도 하고, 여행도 다녀와서 빠듯한 일정이었다. 이런 일정을 잘 컨트롤하지 못한 게 아쉽다. 완벽한 준비는 없지만 다음에는 이번에 준비하면서 애매하게 하지 못했던 것들이나 조금 더 명확한 프로세스를 만들 수 있는 경험이 생겼다.

    2. 쾌적한 환경과 참여자를 위한 많은 혜택을 위한 후원사 컨택이 어려웠다.

    비영리단체 속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 수상비용과 사용된 기자재, 제공된 간식과 마실 것 등을 사용하는데 참가비를 모두 사용하고도 사실 운영진의 사비가 쓰이기도 했다. 흔쾌히 장소를 후원해 준 프로그래머스나, 기타 물품을 지원해 준 곳도 있지만 해커톤 후원사 모집을 급박하게 하고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서 쉽게 지갑이 열리지 않는 상황도 아쉬웠다.

    3. 팀별로 자세한 리뷰를 하지 못했다.

    팀별로 최종 점수가 몇 점인지, 왜 이런 점수를 받았는지 리뷰를 해주면 좋았을텐데 준비하지 못했다. 각 운영진마다 이야기해줄 수 있는 피드백과 관점이 달라서 캘리브레이션하면서 나도 많은 걸 배우고, 재밌었는데 그걸 참여진에게 나누지 못해서 아쉬웠다.

 


보람찼던 점

링크드인에 올렸던 홍보 및 리포스팅

    1. 별도 마케팅 비용 없이 진행한 홍보에도 신청자가 많았다.

    해커톤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행을 다녀오면서 실질적인 선발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현장에서 클래스 101에서 알던 개발자분이 참가한 걸 알았다. 링크드인에 홍보했더니 그걸 보고 참가했다고, 좋은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후기를 남겨줘서 보람찼다. 이렇게 직접적인 보이스로 행사 취지에 대한 감사를 받았다. 별도로 마케팅비나 홍보비용이 없어서 운영진 각자가 발품을 팔아서 홍보했는데, 홍보를 보고 직접 찾아와 주셔서 나도 감사했다.

    2. 1박 2일 동안 큰 사건이나 사고 없이 무사히 운영될 수 있었다.

    함께 해준 운영진분들이 모두 적극적이고 열정적이라서 힘든 기색 하나 없이 문제가 생겼다면 자기 일처럼 도움을 주었다. 각자 정해진 R&R만 하는 게 아니라 손이 부족해보이거나 어려워보인다면 먼저 도와주면서 준비와 행사 진행이 되었다. 덕분에 행사에 긴 딜레이나 사고가 없었다.

    3. 어디 가지 않는 직업병에 대한 감사  

    위클리와 운영진 팀별 회의를 진행하기 위해서 회의록을 사전에 먼저 만들어두고, 템플릿을 직접 작성했는데 함께 회의록과 템플릿을 이용한 운영진분들이 편하다, 유용했다고 감사 인사를 해주었다. 이런 부분에서 PM 직업병이 아닐까 싶지만, 준비 과정에서도 중간중간 도움을 주었다는 부분이 뿌듯해졌다.

    4. 만족도 조사 결과

    해커톤이 끝날 때 참여자들에게 해커톤 운영과 아쉬웠던 부분, 만족스러웠던 부분 등을 물었다. 총만족도는 4.46. 운영진 만족도는 4.60를 달성했다. 특정 성과(지표)를 목표로 둔 것은 아니라서 높거나 낮은 편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전반적으로 모두가 만족한 행사라고 말할 수 있는 점수가 나왔다고 본다.(만족도 조사 평균 응답률은 찾지 못했지만 온라인 설문조사의 평균 응답률은 44%라고 한다. DND 만족도 조사는 리워드 없이 해당 수치보다 더 높았다.)



느낀 점

    해커톤 주최를 이야기한 디자인 운영진(이다정 님)이 진행하는 걸 보면서 남들이 보는 PM의 업무가 이런 걸까? 생각하기도 했다. 준비하면서 개인적으로 바빠 신경을 못쓰는 시기도 있고, 본격적으로 다른 팀과 협업이나 문의사항, 확인사항이 있을 때 먼저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다정님이 교통정리를 해주기도 했다. PM 업무를 할 때는 종종 내가 이런 일을 하는 게 남들에게도 보일까? 싶었는데 잘 보이고 고마웠다. 스스로 직무를 돌아보는 질문에 대한 답이 되기도 했다.

    DND 활동을 할 때마다 취준생, 신입(주니어)분들의 열정과 아이디어를 배운다. 내가 몰랐던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간접적으로 얻을 수 있고 수많은 개발자, 디자이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다. 열정과 경험을 받는 만큼, 참가자분들께도 많이 돌려주고 싶어서 노력하게 된다. 그래서 11기 운영진 활동도 고민을 하다가 결국 또 하기로 했다. 그렇게 되면 DND 운영진 활동만 벌써 3년이 넘고 7번째 기수를 하게 된다...! 이렇게 근속을 하게 될 줄 몰랐는데..! 역시 나는 사람들과 경험을 나누고 열정을 배울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사랑하고 있나 보다.

    해커톤 행사장에서 직접 밤을 새진 않았지만 잠을 많이 못 자긴 했다. 해커톤이 끝나고 다음 날에는 피곤해서 점심시간이 거의 다 되도록 침대에 누워있기만 했다. 대학생, 신입 시절처럼 1박 2일을 꼬박 지내고 금방 회복하지 못하는 체력이 되어서 슬프기도 했다...


DND 홍보

여름이 다가오면서 DND 11기도 곧 모집을 시작합니다. 신입, 취준생 분들에게 사이드프로젝트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항상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관심이 있다면 지원해보세요!


참가자뿐만 아니라 디자인 운영진으로 DND를 함께 운영할 분도 모집하고 있습니다. 채널톡 혹은 이메일로 문의 주세요  

 https://www.dnd.ac/


매거진의 이전글 돌이켜보면 빛의 속도였던 1년 8개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