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싶은 곳에서 일하는 자유를 만끽하기
워케이션을 가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워케이셔너라면 현지에서 마주하게 되는 고민. “어디서 일할 것인가” 일할 지역을 선택하는 것과 일할 장소를 선택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 발리는 카페와 코워킹 스페이스의 천국이기도 하다. 그럼, 카페에서 일할까? 아님 코워킹 스페이스? 아니면 귀찮은데 숙소에서 편하게? 발리로 한 달 워케이션을 떠난 내가 매일 밤 잠들기 전에 했던 고민은 이거였다.
내일은 어디서 일하지?
코워킹 스페이스에서만 일하기엔 발리엔 힙한 카페가 너무나도 많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대부분의 카페는 콘센트와 와이파이가 빵빵하다. 역시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답다. 거기다 음식 메뉴가 있는 카페가 많아서, 일하면서 끼니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발리의 카페에서 일하면, 쉽게 말해 '워케이션 뽕'이 찬다. 처음 워케이션을 결심할 때 상상했던 그 풍경 속에서 일하는 기분? 짜릿하다. 미세먼지 없이 푸른 하늘, 이국적인 야자수, 색색의 꽃. 한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대화하는 말소리마저 훌륭한 백색소음이 되어준다.
참, 화장실 갈 때 노트북은 어떡하냐고? 옆 테이블에 앉은 사람에게 잠시 봐달라고 하거나, 그것도 불안하다면 직원한테 얘기하면 된다. 발리니즈의 대부분이 종교를 믿기 때문인지 대부분의 직원들이 친절하다. 직원 카페에 오래 앉아 있는다고 해서 눈치 주는 발리니즈 직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한국인이라 그런 건지, 눈치를 안 줘도 눈치가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거기다 아무리 조용한 카페, 작업하기 좋은 카페를 찾아가더라도 운 나쁘게 그날따라 손님이 많아 소란스러울 수 있다. 원래 카페는 떠들라고 있는 것이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하지만 괜찮다. 그럴 땐 또 코워킹 스페이스라는 옵션이 있으니까.
아무래도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카페에선 사무실에 비해 집중력이 흐려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회사에 “워케이션 다녀오겠습니다!”라고 선언하고 왔더라도 시끄러운 카페에서 화상 회의를 하는 것은 눈치 보이는 일이다. “나 일하고 있어요!”라고 티 내고 싶다면 코워킹 스페이스가 제격이다. 아시잖아요. 직장인에게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쇼맨십이란 거.
코워킹 스페이스답게 와이파이, 콘센트는 기본 중에 기본. 조용히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따로 있다. 여기에 프린터나 모니터가 있는 곳도 많으니 근무하기에 문제가 거의 없을 것이다.(프린터, 모니터는 사용료 별도)
코워킹 스페이스에서는 각국의 디지털 노마드와 교류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혼자 온 워케이셔 너라면 더욱 반가울 것이다. 행사나 파티도 자주 열리는 편이니 벽에 붙어 있는 포스터를 잘 보고 행사에 참가하는 것도 좋겠다.
하지만 단점은 역시 돈. 코워킹 스페이스는 이용 가격이 꽤 비싼 편이다. 거의 대부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해서 요금도 달러로 받는다. 하루에 15달러, 25시간에 56달러, 70시간에 109달러다. 당연한 얘기지만 기간이 길어질수록 하루당 가격은 낮아져서 한 달 이용 가격은 195달러다. outpost는 발리에 지점이 세 곳 정도 있는데, 이용권을 끊으면 발리 모든 지점에서 이용 가능하다.
outpost 사이트
https://destinationoutpost.co/location/ubud-penestanan/
또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제공하는 커피는 대부분 타먹는 커피다.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일하고 싶다면, 최소 3만 루피아(3천 원 가량)는 별도로 써야 한다. 여기서 밥도 나가서 먹어야 해서 돈이 이중으로 든다.
“발리까지 와서 왜 굳이 숙소에서일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숙소에서 일하는 것의 최대 장점이 있다. 바로 남이 차려준 조식을 먹으며 근무를 하는 호사를 누리는 것. 재택근무 때 삼시 세 끼를 집에서 챙겨 먹고 설거지하느라
좋아하는 카페가 10시 오픈이고 나는 08시에 근무를 시작하고 싶으면, 조식을 먹으며 아침에 근무를 하다 카페로 가기도 했다.
아파서 나가기 싫은 날 혹은 비가 오는 날엔 나가기 싫어지는 게 당연지사. 발리에선 커피와 음식을 꽤 저렴한 가격으로 숙소로 배달시켜 먹을 수 있다. 배달비는 1000원 수준. 요즘은 에어비앤비나 아고다를 비롯한 숙소 예약 플랫폼에 근무를 위한 책상이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으니, 숙소를 선택할 때 이 점도 체크하면 좋을 것 같다.
또 발리 우붓에선 수영장이 딸려 있는 숙소를 하루 3만 원대에 구할 수 있다. 숙소에서 근무하다 머리가 지끈지끈하다면? 쉬는 시간에 잠시 수영장으로 풍덩 들어가 머리를 식히는 것도 가능하다.
카페
장점: 발리의 느낌을 최대한으로 느끼며 일할 수 있다. 현지 분위기에 녹아들며 워케이션에 왔다는 기분에 취할 수 있다.
단점: 발리는 언제나 관광객으로 북적거리는 곳이기 때문에 카페에도 사람이 많고 소란스럽다. 조용한 카페를 찾아가도 그날따라 사람이 많을 가능성이 있다. 그저 운에 맡기는 수밖에!
코워킹 스페이스
장점: 집중하기 좋은 환경. 세계의 디지털 노마드와 교류할 수 있다. 아무리 코워킹 스페이스라도 발리는 발리. 고개만 들어도 보이는 풍경이 한국과는 다르다!
단점: 비싼 가격, 맛없는 커피
숙소
장점: 아침 조식을 제공하는 숙소라면, 남이 차려주는 밥을 먹으며 편하게 일할 수 있다. 쉬는 시간에 잠시 수영장으로 풍덩 빠지는 것도 가능! 배달을 이용해서 저렴하게 커피와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
단점: 숙소에만 있기에 발리는 너무 근사한 곳이다.
* 발리 우붓과 짱구의 워케이션 경험을 중심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