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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가치기준이 다르다

직장의 신

by 이대영

시간이 지날수록 회사 직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많은 것이 바뀌고 있다. 회사가 사규라든지, 철학, 행동강령, 윤리규범 등, 대외적으로 표방하는 내용들을 보면 정말 신뢰할만한 기업이고, 사회적으로 각광을 받는 기업으로 인식된다. 늘 ‘정직’이라는 말을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고, ‘공익(公益)’이라는 말을 들으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회사에 입사해서 조그만 지나면 이런 것들은 그냥 말 그대로 ‘표어’에 불과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회사가 말하는 ‘가치’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정직한 사람보다 성과를 내는 사람이 인정을 더 받고,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며, 개인의 선의보다는 회사 이익을 우선한다는 것이다. 결국 회사는 정직하게 실적이 없는 사람보다는 비록 부정직하더라도 실적이 있는 사람을 가치로 본다는 것이다. 물론 노골적으로 그렇게 하지는 않지만, 조금만 살펴보면 그런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직장인들에게 휴식은 꼭 필요하다. 주 5일 근무는 크게 환영하면서 회사 생활을 한다. ‘일과 삶의 조화’라는 워라밸을 준수하며 회사마다 이런 것을 장려하며, 직원들에게 일이 끝나면 자유롭게 충분히 쉬라고 말한다. 거짓말이 아니다. 직장인들은 나름대로 자기 계획을 세워서 워라밸을 즐긴다. 자기 계발도 하나의 방법이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게 된다. 퇴근 시간이 되면 퇴근을 장려하고, 부서장들은 직원이 퇴근하지 않으면 또 다른 고과의 포인트로 찍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것이다. 회사는 절대 모든 것을 다 말하지 않는다. 회사는 직원들이 그렇게 행동을 하더라도 회사의 ‘이익’을 가장 우선한다. 많은 기업들이 ‘ESG’, ‘윤리경영’, ‘사회적 책임경영’을 내세운다. 하지만 내부 평가 체계를 살펴보면 대부분 그런 평가보다는 ‘실적 중심’으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MIT 조사에 따르면, CEO를 평가할 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준은 ‘단기 재무 성과’로 나타났다. 윤리성, 리더십, 팀워크와 같은 것들은 중요한지만 부차적 요소라는 것이다.

실례로 공공기관은 일정 비율 이상을 장애인을 직원으로 고용하도록 되어 있는데, 채용 인원이 미달되면 평가에서 불리한 평점을 받게 되는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장애인 고용 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을 구매하면 평점을 보완하는 것이다. 때문에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고, 그런 기업에서 물품을 구매하면서, 허점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가 하는 말을 무조건 의심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가 무엇을 가치의 일 순위로 두는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가치로 당신을 판단하는지를 이해하고 회사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충돌을 감수해야 한다. 정직을 표방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그렇지 않은 게 기업이고, 지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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