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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하고 사사로운 Sep 07. 2020

내향적인 사람은 좋은 인사담당자가 될 수 없나요?

JYP같은 인사담당자가 되고 싶어요

어렸을 때부터 숯기없고 내향적인 성격이 콤플렉스였다. 외향적이고 밝은 성격의 여동생과 비교하며 성격이 바뀌었어야 하는데 라는 말을 들으며 자라왔다. 친한 친구에게도 먼저 연락을 잘 하지 못했고 낯선 사람을 만나거나 이야기해야 하는 순간은 늘 너무 큰 스트레스였다. 대학교 2학년 때, 연합 동아리 모임에서 다른 학교 학생들과는 말 한마디 못 꺼네고 어울리지 못해 선배에게 혼났던 기억이 아직도 또렷하게 있다.


그랬던 내가 인사담당자를 꿈꾸게 된 건 스스로도 이상한 일이었다. 운이 좋게 인사담당자가 되어 2년차가 되어서도 나 같은 성격이 좋은 인사담당자가 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교육 때는 가면을 쓰고 세상 외향적인 사람마냥 진행했지만, 교육이 끝나고 회사에서 마주칠 때면 부끄러움 타고 뻘쭘해하는 원래의 나로 돌아가 있었다. 지금은 꽤 많이 변했다고 생각하지만 인사담당자 라는 가면이 없을 때의 나는 여전히 숯기없고 내향적인 사람이다.



첫 회사에서 소장님을 만난 건 정말 큰 행운이었다. 소장님은 나처럼 내향적인 사람이었지만 사람들은 늘 소장님을 찾아와 고민과 어려움을 나눴다. 나 역시 그런 사람 중에 한 명이었고, 소장님이 없을 때도 소장님이 일하는 공간에 찾아가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기도 했었다.


소장님은 내향적인 사람의 에너지를 정말 누구보다 잘 사용하시는 분이었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사람 내면에 대해 늘 공부하고 탐구하셨다. 또, 본인의 의견을 드러내거나 해결책을 던지기보다는 문제를 가진 사람의 감정과 의견을 잘 다독여주고 정리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나이가 들어도, 직급이 올라가도 누구나 와서 고민과 어려움을 이야기할 수 있는 인사담당자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스타트업에 왔을 때도 그 마음을 계속 잃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일이 많아지고 역할이 계속 추가되면서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얼마 전 "다른 사람들도 이야기하거나 고민이 많으실텐데, 저라도 OO님을 위해 많은 고민을 투척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각자는 모르겠지만 올해 들어 3명이 비슷한 말을 했다. 나를 배려해준 너무 고맙고 착한 사람들이지만 반대로 내가 해야 할 역할을 더 잘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일에 더 바쁘게 매달려서 일의 효율을 늘리는 것보다는 그 사람들을 더 잘 도와주는 게 우리 팀이 더 빨리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더 잘 듣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 버렸나에 대해서도 반성해 보게 된다. 무럭무럭 자라나는 내 안의 꼰대스러움에 대해 생각해 본다. 듣는 시간 보다 말하는 시간이 훨씬 길어지고 있다. 내가 먼저 경험하고 알게 된 것을 자랑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정말 그 사람을 위해 진심을 듣고 있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많았다.



앞으로 더 바빠지고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나는 더 어려운 사람이 될텐데,
나는 정말 좋은 인사담당자가 될 수 있을까?


그러 고민을 하던 중에 라디오스타와 유퀴즈에 나오는 박진영님을 보았다. 그 중 너무 공감가도 대단하다고 생각되는 장면들이 있어 공유하고 싶었다. 박진영님이 이제 50세라는데, 박진영님처럼 혹은 소장님처럼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출처 : MBC 라디오스타



출처 : TVN 유퀴즈


https://www.youtube.com/watch?v=8PSSBeiEOMw

원본 영상은 5분 35초부터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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