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소하고 사사로운 Sep 10. 2020

인사팀 지원 동기2

8년 전 취업스터디 지원 동기

취업특공대 신청 계기는 낮은 스펙이지만 열심히 노력하여 성공적인 취업을 할 수 있다면 취업 특공대의 좋은 케이스가 되어 저 스스로도 정말 제 길을 찾아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사소한 부분까지도 잘 기억하고, 의미를 두는 성격 탓에 제가 겪은 것들을 짧게 나마 기록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취업 특공대에 선발되게 된다면 제가 고민하고 있는 것들, 앞으로 진행하게 되는 것들을 모두 기록으로 남기고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다음 학기 졸업을 앞두고 낮은 학점과 스펙 때문에, 취업을 할 수는 있을 지 많은 걱정과 후회가 들었습니다. 중요한 20대의 반을 쓸데 없이 날려 버린 것은 아닌가 하고 몇 달 동안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정말 한심하고, 게으르게 20대를 보낸 것일까.'

'다시 돌릴 수 없는 시간들을, 이제 앞으로 후회만 해야하는 것일까.'


학교에서 방학 때 하는 취업 캠프를 신청할까 하고 지원서 양식을 받아서 열었다가 왠지 가슴이 먹먹해지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그 동안의 내 대학생활을 이 엑셀 한 시트에 담는다고 생각하니 허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내가 쌓아올린 것들은 결국 CGPA, 영어성적, 자격증 같은 것들로 증명 될 것 같았고  내가 그동안 생각했던 꿈들은 희망기업1, 희망기업2, 희망기업3으로 대변되는 것만 같았습니다.


버버리코리아에서 잠깐 채용 일을 도우게 되었을 때 나도 저 엑셀시트 안의 D2 셀에 들어가는 사람이 겠구나라고 생각하며 잠깐 소름이 돋았던 적이 있습니다. 나의 꿈도 생각도 전부 숫자로 바뀌게 될 것이고 그것이 또 순위로 남게 될 것 같았습니다.


회사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CGPA가 연봉으로 바뀌는 정도만 빼면 거의 그대로 저게 내 이름표가 될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저 엑셀 속에 들어가 남자 36호가 되어 금방 대체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저 네모 몇 칸에는 다 담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이야기들이 내 기억 속에 있고 언젠가 적었던 일기장에, 수첩에, 주변 사람들이 기억하는 기억 속에 즐거운 날보다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날이 많았지만 그런 날들이 내게도 살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화려한 사람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런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로와 공감입니다.


'대학생은 전부 다 꿈을 가지고 있어야만 할까요?'

'꿈이 없는 젊은이들은 다 불행한 걸까요?'


대학에 와서, 꿈을 키우고 많은 것을 경험해 볼 시기에 '꿈이 없다는 생각에, 문제도 없는 데 이렇게 하고 싶은 게 없다는 생각에'  많은 방황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학교 학생상담소에서 1년 반이 넘게 상담을 받게 되었습니다.


1년 반이 넘게 상담을 받고서야 제가 지금까지 힘들어 했던 많은 부분들이 그 시기에 형성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만약에, 그 시기에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했더라도 그렇게까지 힘들어하지는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저 같이 힘들어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한 때는 그 시간들이 아무 것도 건질 것 없는 부질없는 시간들처럼 느껴졌지만 다른 사람들은 좀 더 잘 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들어주고 도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심히 극복하여서, 한 때 그렇게 무기력하고, 방황하는 시기를 보낸 청춘들도 다시 잘 일어날 수 있다라는 것을 제 스스로를 통해 보여주고 싶습니다.


"해왔던 것들, 나에게도 조그맣게 생겨나는 꿈들"


대학교 2학년 때, SIFE라는 단체의 Co-founder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처음 HRM의 직책을 맡았고, 조직의 정관, 비전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서 출결 관리, 회원 선발 및 평가, 조직 구조 만드는 일 등을 했습니다. 그러다, 정말 이 단체에 정말 큰 애착이 생겨서, 군대 2년 동안 '어떻게 하면 이 단체가 더 잘 될 수 있을까, 어떤 조직이 잘 되는 단체인가'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운이 좋게, 국방부 장관 공관에 들어가서, 장관님과 장성 분들의 리더십, 조직 관리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지켜볼 수 있었고, 제대 후 조직을 운영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제대 후 만났던 단체는, 제가 알고 있던 그 단체가 아니었습니다. 단순히 이력서에 한 줄 채우기 위해서, 들어온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조직 운영도 프로젝트도 모두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일 년 간, 다시 사람들이 정말 좋아서 프로젝트에 매달리던, 그 단체의 모습으로 되살리고 싶었습니다.


매주 금요일, 그리고 매주 밤 10시 이후에 회원들과의 상담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단체를 빡빡하게 운영했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회원들이 꽤 있었는데 그 때마다 제게 상담을 요청하였고, 거의 매주 금요일에 1~2시간 정도 사람들과 이야기 하게 되었습니다. 또, 매일 밤 10시에 메신저를 켜 놓으면, 꼭 누군가가 말을 걸어 이런 저런 상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왜, 이 단체에서 계속 일하는 게, 너에게 어떤 점이 좋은지."

"이 단체가 너의 꿈을 이루는 데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고민은 무엇이고, 불만과 갈등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정말 큰 힘을 얻는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얻으면서 일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이야기 나누는 과정은 늘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일년 동안 그에 맞는 교육 제도를 짜고 동기 부여를 하고, 조직 구조를 개선 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일 년이 지나고 나서 '사람들이 밥을 먹고, 길을 다니면서도 즐겁게 프로젝트 이야기를 하는 것을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학교의 회장들이 참관을 와서 저희 학교의 제도를 배우고 싶어하고, 조언을 요청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게는 그 시간들이 삶에 있어서 큰 희열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한 학기 휴학을 하고, HR 컨설팅을 경험하고 싶어서 한국취업신문에서 지원하게 되었고 다잡스 포럼 세미나 진행, 버버리 코리아 채용 컨설팅 프로젝트, 이천시 고용현황 조사 프로젝트 등 정말 멋진 사람들과 여러 가지 일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지속가능경영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배우고 싶어서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모아 Clipidea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매주 공부하고 있고 사회공헌정보센터에서 6개월간 인턴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조직, 그리고 사람에 관심이 많습니다. 어떤 조직이 정말 앞으로 지속적으로 살아 남을 것인지. 어떤 사람이 어떤 조직에 적합하고, 어떤 가치를 만들어 갈 수 있는지. 꼭, 잘나고 잘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적합한 조직에 들어가서 그들만의 철학을 가지고, 그들의 인생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조직이 있는데도 찾지 못하는 것이라면 같이 찾아주고 싶고 그런 조직이 없으면,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회의 기준으로 잘 나지 않아도 자신의 신념과 철학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삶을 알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 잘 쓰지는 못하지만, 글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대학교 때부터 진행했던, 여러가지 사이프 프로젝트들을 경험하면서 기업의 이익과 사회의 공익을 조화시킬 수 있는 프로젝트들도 기획해 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앞으로의 커리어와 연계할 수 있을 지 저는 어떤 부분들을 쌓아나아가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우연히 메일함에서 다시 꺼내보게 된 8년 전 취업스터디 그리고 인사팀 지원동기.


그 때 내가 받은 것들을 이제 돌려주라고 이렇게 직무부트캠프를 운영하고 있나 싶기도 하다. 직무부트캠프를 고민하고 망설이는 사람들은 그 때의 나보다 간절함이 더 했으면 더 했지, 덜 하진 않을 것 같다. 조금 더 진심과 마음을 담아야겠다.


잘나고 잘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적합한 조직에서 철학을 가지고, 그들의 인생을 살도록 하는 게 나의 꿈이었는데, 가끔 이 부분을 잊고 살 때가 있다. 많은 고민과 생각이 드는 밤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인사담당자가 추천하고픈 가짜사나이 김병지님 면접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