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민진 Mar 23. 2022

상상씨앗을 심으세요.  
오늘을 이겨낼 힘을 얻어요.

<나의 계곡 My Valley>   클로드 퐁티 Claude Ponti


“앞에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장벽이 있더라도 자신의 의지가 있으면 부수고 뚫고 나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인생에서 맞이하는 여러 문제에 대한 생각을 바꿔줍니다."


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NASA(미 항공우주국) 우주비행사에 선발된 조니 김(35) 박사의 말입니다. 네이비실, 의사, 우주비행사라는 엄청난 경력을 자랑하는 그였지만, 어린 시절 정체성을 찾을 수 없었던 그는 학교 무도회에도 참석한 적이 없을 정도로 여러 일에 겁내는 힘든 학창 시절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는 말합니다. ‘아무도 나를 믿어주지 않았고, 나도 나 자신을 믿지 못했다. ‘




오늘 함께 만나 볼 프랑스 아동문학의 살아있는 고전, 클로드 퐁티 Claude Ponti의 어린 시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폭력적이고 매사 계산적이었던 아버지와 타인을 지적하는 행위에서 자신의 우월감을 확인했던 어머니. 부모님 과의 불화로 인해 슬펐고, 혼자였던 어두운 유년기 속의 그는 그의 작품 속에서 모험을 떠나는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때로는 어딘가에서 굴러 떨어지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잡아 먹히기도 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장애물들을 건너 끝내 제자리로 돌아오며 오늘을 살아낸 나에게 내일은 또 다른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긴 인생길을 걸으며 어려운 일이 생깁니다. 하지만 대부분 엄마들의 마음은 그렇지 않지요. 가장 좋은 것을 내 아이에게 주고 싶고, 최고의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내가 자라면서 받았던 상처는 받지 않고 컸으면 좋겠고, 꽃 길만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꽃 길만 걷는 인생은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생각해봅니다. ‘때로는 험한 길을 걷다가 흙투성이가 될 아이에게, 자갈밭을 걷다가 상처가 생겨 쉬었다가 가게 될 아이에게 나는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오늘 함께 펼쳐 볼 책의 이름은 <나의 계곡 My Valley>입니다. 성경에서 계곡은 푸른 초장과 대비되어 힘들고 가파른, 어려움과 역경의 시간들을 뜻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클로드 퐁티 Claude Ponti의 <나의 계곡>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재미난 곳입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고, 그들에게 맞춤인 특별한 나무집이 있으며, 때로는 뜻밖의 손님이 찾아오기도 하고, 재미난 사건들이 펼쳐지기도 하는 이곳은 마치 우리들의 일상과 흡사합니다.


“저에게 상상은 허황된 게 아니라, 현실을 해석하는 또 하나의 설명입니다.” -클로드 퐁티-


때로는 폭풍이 오기도 하고, 안개가 끼기도 하며 겨울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문제가 아닙니다. 똑같은 상황이지만, 새롭게 재해석하며 살아낼 때 그것은 큰 선물이 됩니다. 클로드 퐁티의 <나의 계곡>에서는, 죽음과 묘지, 장례식조차 그의 상상 속에서 재해석됩니다. 그러면서 작가는 Dads' Night 편에서 말합니다.


That particular night was Dad's Night. It only comes once a year. A big statue of Dad Twims appears on the mountain. And all the dads go inside it to learn how to be a dad.


일 년에 한 번 찾아오는 ‘아빠들의 밤’. 아빠 형상의 커다란 동상이 산 위로 솟아오르면 모든 아빠가 그 안으로 들어가 ‘아빠가 되는 법’을 배웁니다. 엄마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엄마들의 밤’이 되면 ‘엄마가 되는 법’을 배웁니다. <어쩌다 어른>이라는 TV 프로그램 제목이 있듯이 어쩌다 부모가 되었지만, 실은 부모가 되는 것은 당연한 게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이라는 시간도 당연한 게 아니죠. 엄마라는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 것도,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것도 큰 선물인 것입니다. 그래서 이 선물들을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우리는 불확실한 오늘 속에서 끊임없이 배우려고 하고, 연습하고, 때로는 힘든 과정도 상상으로 재해석하며 꿈꾸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클로드 퐁티의 말처럼 수많은 밤들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넘어 더 넓은 세계로 조금씩 나아가는 거겠지요.


“ Our valley is like the Doll House Tree in the Twims' House Tree." I don't know if it's true, but if my valley is a teeny-tiny valley in a bigger valley, then one day I'll go see. "




딸아이가 10  썼던 씨앗동화를 소개해 드릴 게요.



<나의 바다>

이곳은 나의 바다예요. 그리고 나는 로렌이에요.

제가 사는 이곳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예요.

내가 세상에 나왔을 때 엄마 올리비아는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이 아기를 봐요! 정말 귀엽고 예쁘지 않나요?”

나의 바다에는 아름답고 멋진 방들이 많아요.

새로 나온 책들이 자동으로 업데이트되는 도서관.

하루 종일 마음껏 놀아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 놀이방.

1분 만에 달려 나가 다이빙할 수 있는 수영장.

화가 났을 때 들어가면 감정이 풀어지는 치료실이 있어요.

내가 파도에 몸을 맡겨 석양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면

물풀이 춤을 추고 돌들이 에메랄드 빛으로 변하지요.

귀를 잘 기울이면 파도가 노래 부르는 소리도 들려요.

가끔씩은 폭풍도 오고, 어느 날엔 안개도 낀답니다.

그럴 때면 바다는 아우성이지요.

하필 그런 날엔 배고픈 상어들이 찾아오지요.

그때 산호가 내 귀에 속삭여요.

“용기를 가져! 너는 어두워진 바다의 빛이 될 거야.

너는 석양을 물들인 아름다운 진주조개야.

바다를 구하렴.

너는 새까만 어둠을 환하게 물들일 정도로 깨끗한 빛이 될 거야.”


아이는 바닷속 아름답고 멋진 방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나타내고 있어요. 파도가 노래 부르는 소리도 들을 수 있는 걸 보니 감성도 풍성한 아이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마지막 부분에 산호가 속삭여주는 말을 통해 아이 마음속에 귀하게 자리 잡고 있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들여다봅니다. 이런 사랑을 받고, 믿음을 가진 아이라면 폭풍이 오고 안개가 끼어도 두려움 없이 걸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침은 어떤 아침이든 즐겁죠.

오늘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하고 기대하는 상상의 여지가 충분히 있거든요.  
- 빨간 머리 앤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