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벤 Oct 09. 2018

#15. 아날로그적 사랑, 필름 카메라.

필름을 현상하는 일은
때때로, 오래도록 그리워했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비장한 마음 같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장면의 사이사이엔 기쁨이 있고,
예상치 못한 행복이 기다리고 있으며,
때로는 실망도 있고,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들 때도 있다.

결코 완벽하지 않은 모습이다.

어쩌면 불완전에 가까운 그림인데
그래서 더 완전해 보인다.



그걸로 충분하다.

그리움과 따뜻함이 있고,
행복한 우연이 있으므로 모든 것이 애틋.

느린 호흡으로 마주할 수 있는 것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에 대해
어쩐지 안도를 하게 된다.

느려도 행복하다.
느려도 괜찮다.

순간순간의 느린 장면에

오롯이 집중할 수만 있다면.

매거진의 이전글 #14. 위로라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