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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금현 Nov 11. 2024

닉을 찾아서(Finding Nik)-36

68.


지하철이 멈췄다. 지하철의 승객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종점에 다 왔네. 여기가 사우스 페리 역이야.”

줄리어스와 테슬라도 내렸다. 그러나 그들은 곧장 지상으로 올라가지 않고 지하에 머물렀다.

“미스터 테슬라. 분명 경찰들이 저 위에서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다른 생각이라도 있습니까?”

“글쎄, 별 생각이 없는 걸.”

줄리어스는 지하철의 레일을 노려보았다.


줄리어스는 혼자 밖으로 나왔다. 저 멀리 페리 터미널이 보였다. 그는 배터리 공원으로 들어갔다. 여기저기서 아이들이 놀고 있었다. 그 중 한 무리에게 다가갔다.

“헤이, 누구 10 센트 벌고 싶지 않니?”

아이들은 줄리어스를 쳐다보더니, “무슨 일인데요?” 라고 외쳤다.


10 여 분 만에 아이는 돌아왔다.

“자, 여기요. 두 장.”

줄리어스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런데 아저씨, 평소에는 없던 경찰들이 여기저기 보이던데요. 검은 자동차들도 여기저기 서 있고요. 아저씨를 잡으러 온 거죠?”

아이는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줄리어스는 고개를 숙여 아이와 눈높이를 맞췄다.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을 했다.

“나를 본 것, 비밀이다.”

“야! 비밀이란다.”

아이들은 너도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즐거워했다.


줄리어스는 지하철역으로 돌아갔다. 역사에 걸려 있는 시계를 흘긋 보았다. 3 시 조금 전이다. 

“줄리어스, 잘 되었나?”

줄리어스는 주머니에서 페리 탑승권 두 장을 꺼냈다.

“이제 나가시죠.”

둘은 역 밖으로 나왔다. 쓰레기통이 있었다. 줄리어스는 총을 버렸다.

“이제 됐지요?”

“그래. 그런 총 따위는 필요 없어.”

“그럼 이제 페리를 타러 어정어정 걸어가서 ‘나 잡아 가요.’ 할까요?”

테슬라는 고개를 저었다. 두 사람은 배터리 공원으로 갔다.


“줄리어스, 이제 어떻게 할 셈인가?”

테슬라의 질문에 줄리어스는 자신 없다는 투로 말을 하였다.

“일단 여기서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미스터 테슬라.”

“좋아.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그 다음은?”

“생각 좀 해야 되겠습니다.”


“그런데, 대령님. 만약에 옴짝달싹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어떻게 할까요? 왜냐하면 거기는 우리의 세상이 아니기 때문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전혀 예측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 분명히 그럴 수 있을 거야. 나 같으면 기다리면서 생각을 하겠네. 아무 계획도 없이 무작정 움직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지요. 그러나 아무리 생각을 해도 별 수가 안 생기면요? 그럴 때는 어떡하면 좋을까요?”

스티븐스 대령은 줄리어스를 돌아보더니 눈가에 웃음을 띠었다.

“줄리어스 애슬로우 중위! 자네는 너무 부정적이야. 그럴 땐 자네의 그 뛰어난 상상력을 발휘해 봐.”


줄리어스는 고개를 들어 테슬라를 쳐다보았다.

“미스터 테슬라, 저 페리는 마지막 배가 언제입니까?”



69.


시계를 들여다보던 잭슨 경사가 로이드 경위에게 말을 했다.

“서장님. 이제 시간이 오후 여섯 시가 되어 갑니다. 여기에서 지금 네 시간째 기다리고 있습니다.”

로이드 경위는 부하 경관들을 둘러보았다.

“저 망할 페리는 하루 종일 운행한단 말이야.”

“맨해튼의 다른 항구나 공항에서도 아무런 연락이 없잖아. 분명히 다른 곳으로는 가지 않았어. 아마 이 근처까지는 왔을 거야.”

“그렇다면 그들이 여기 어딘가에서 우리가 철수하기만을 기다린단 말입니까? 그것은 그들이 다른 장소에서 거기를 지키는 경찰이 철수하기만을 기다린다는 것하고 똑같은 말인데요.”

“쩝, 경사의 말이 맞군요.”

로이드 서장은 잭슨에게 동의했다.

“좋아. 그러면 플랜 B로 갑시다.”

“어떤 플랜 B 말씀입니까?”


로이드 서장 이하 화이트홀 터미널을 지키던 모든 경찰 병력이 전부 페리에 탑승하기 시작했다.

“조지, 자네는 안 갈 거야?”

로이드의 질문에 찰리 요원은 고개를 저었다.

“월터, 이런 경우에는 말이야. 먼저 움직이는 쪽이 지는 거야.”

“자네는 영화를 너무 많이 봤어. 우리는 건너가서 잡을 거야.”

이 말을 끝으로 로이드 경위는 페리에 마지막으로 탑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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