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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금현 Nov 13. 2024

닉을 찾아서(Finding Nik)-37

70.


조지 윌리엄스는 화이트홀 터미널에서 멀어져가는 페리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옆에는 그의 요원들이 서 있었다.

“월터가 잘 해내야 할 텐데.”

찰리는 혼잣말을 하며, 동료들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싱긋 웃었다.

“이제 우리도 가야지.”

FBI들은 자신들이 타고 온 자동차로 발길을 돌렸다.



71.


“네 시간 정도 지났겠군. 그런데 줄리어스, 자네가 사는 세계의 사람들도 믿음이나 무슨 비슷한 거라도 있나?”

테슬라가 말을 꺼냈다.

“글쎄요. 사람은 다들 뭔가를 믿고, 거기에 의지하지 않을까요?”

“자네가 사는 세상이 궁금하군.”

“우리는 전부 자신의 일을 합니다. 자신이 필요한 장소가 있습니다. 만약 그 자리를 찾지 못한다면, 주위 사람들이 도와주지요. 우리들에게는 필요한 것들이 많아요. 그리고 다들 그 중 하나를 맡아서 만들어 냅니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물질문명이 파괴된 세상은 상상이 잘 안 되는군. 그러나 정신은 많이 발달했겠는걸.”

줄리어스는 손가락으로 휘휘 돌리고 있던 잔디를 놓아주고, 테슬라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미스터 테슬라. 인간의 영혼을 믿나요?”

“음, 나는 믿는 편이지만 잘은 몰라. 영혼의 존재에 대해서 말이야. 나는 전기 기술자거든“

테슬라는 미소를 지었다.

“우리는 지금 사람들처럼 많은 것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제가 여기에 온 지 지금 5 일째인데, 모든 것들이 처음입니다.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도 보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보았습니다.”

“자네, 센트럴 파크에 갔었군.”

“그런데 우리가 사는 세상과 똑같은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테슬라는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줄리어스를 쳐다보았다. 테슬라의 눈동자 속에서 줄리어스는 자신을 보았다.

“어린 아이들이 노는 모습, 그리고 그들의 눈빛은 지금이나 제가 살던 삼백년 후나 똑같았습니다.”

테슬라는 하늘을 쳐다보더니 서쪽으로 많이 넘어간 해를 슬쩍 쳐다보았다.

“왠지 자네가 마음에 드는 걸.”

테슬라는 눈을 찡긋해 보였다.

“내가 이야기 하나 해 줄까? 원자나 분자가 모습이 있나? 영혼의 모습이 있을까? 우리는 우주에 살고 있고, 이 우주는 끝이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닫혀 있잖아. 우주 밖이란 것은 없으니까. 어떤 것도 우주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네. 즉 어떤 것도 소멸하지 않지.”

줄리어스는 질문을 했다.

“그럼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은 뭡니까? 제가 죽였던 그 사람은요?”

“모든 것은 순환하지. 이 우주에서. 아마 그 사람의 영혼, 영혼이란 것이 있다면, 그것도 이 우주 어딘가에 있을 거야. 그리고 순환할 테지.”

줄리어스는 손을 엇갈려 양쪽 어깨를 감쌌다.

“겁주지 마세요.”


줄리어스는 벌떡 일어났다. 조금 걸었다. 어두워지고 있었다.

“미스터 테슬라, 이제 갑시다.”

테슬라는 줄리어스의 옆으로 걸어오더니, 그의 어깨를 잡았다.

“그래. 슬슬 가볼까?”


줄리어스는 쌍안경을 꺼냈다. 터미널을 보았다. 경찰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갈색 가발을 벗었다. 그리고 검정 가발을 썼다. 테슬라는 까만 선글라스를 꼈다. 둘은 7 시 발 스태튼 아일랜드행 페리에 탑승했다. 모자를 눌러 쓰고 얼굴의 절반을 마스크로 가린 남자가 맨 마지막으로 페리에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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