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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공장장 Nov 25. 2021

귀멸의 칼날, 유곽이 뭔가요?

https://www.youtube.com/watch?v=J6VBtvr0fIw


1. 꽤 오래전에 아는 형님의 집에서 와인을 한잔 기울이다가 자연스럽게 귀멸의 칼날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뭐 사나이라면 소싯적에 애니메이션은 다 보고 살지 않았겠습니까? 그런데 세 사람 (+ 형수)의 관심사는 자연스럽게 이걸 한국에서 방영할지 말지 였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가면서 생각해보니 다른 걱정이 들더군요.


애가 유곽이 뭐냐고 물어보면 어떻게 설명할까?


이 작품은 극장에서 아이들도 많이 끌어모은 화제작이라 어떻게든 보고 넘어갈텐데, 분명히 영특한 아이들은 유곽이 뭔지 궁금해 할 거란 말이죠?


2. 일본에서 PTA등의 단체가 반발했다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제가 눈으로 확인한 적은 없고, 그건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유곽이 일본 문화에선 너무 익숙하기 때문이에요. 


당장 아이들이 좋아하는 원피스만 하더라도 오이란 캐릭터가 나오고 은혼의 무대는 아예 요시와라 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10대 보는 만화에 자주 쓰인다면 오히려 일본에선 익숙한 개념이라고 보는 게 맞을 듯 합니다. 사람들이 자주 접하는, 그래서 굳이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는? 방송금지 용어가 굉장히 깐깐하게 정해지는 일본에서 유곽이 대놓고 소년지에 나온다면 의외로 OK일지도 모르겠습니다.  


3. 그리고 실제로 일본에서 유곽도 같은 기능을 했습니다. 보통 역사상 이런 구조물은 뒤에 숨어있거나 아니면 물랑루즈처럼 화려하게 밖으로 나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일본에서는 후자였죠. 정확히 말하면 전자처럼 있는데 후자가 나타났다는 게 옳은 말이겠습니다.


정권을 잡은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두 번 다시 자기와 같은 잠룡이 나타나지를 않기 원했습니다. 그래서 교묘하게 힘을 빼는 정책을 취하는데요 그 중 하나가 산킨고타이라고 해서 자신을 알현하게 하는 것이었죠. 그들은 쇼군을 알현하기 위해 행차하면서 많은 돈을 쓰게 되었습니다. 본인 혼자만이라면 모를까 가신단까지 끌고 왔으니까요. 그리고 그 돈은 거리가 멀면 멀 수록 천문학적으로 불어났죠. 이렇게 멀리 있는, 자신이 경계하는 다이묘의 힘은 크게 약화되었죠.

하지만 멀리 있는 사츠마는 오히려 금지된 사무역을 통해 힘을 키웠고 결국 이것이 막부의 목을 쳤으니 이것도 역사의 아이러니려나요?  



4. 그런데 이 유곽은 조선에도 있었습니다. 이토 히로부미는 현재 장충단(백범 김구 기념관)의 옆에 신마치라는 곳을 만들고 그곳을 유곽촌으로 만들었죠. 이유는 장충단이 을미사변때 숨진 병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고종이 만든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토는 조선의 왕비를 죽이고 그 왕비를 지킨 병사들의 기념비 옆에 유곽을 지어 조선의 왕, 나아가 군사들의 혼을 같이 모독한 것이죠. 어찌보면 일본식  희롱(이야가라세)의 정점이라 할 수 있겠네요.



5. 이렇듯 유곽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얽혀있습니다. 의외로 교육적일 수도 있겠고 작품에서도 무대가 유곽일 뿐 딱히 문제될 장면이 나오는 건 아니니 혹 자녀분들과 같이 보실 분들은 편히 보여주시면 되겠습니다... 


정 힘드시면 그냥 이쁜 언니들 나오는 곳이야...라고 넘기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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