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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man Jun 25. 2020

두 번째 이야기 - 여행의 시작, 성계투어 -

멀지만 가까운 곳으로. 휴먼의 남미여행

수많은 택시 기사들이 나를 환영하고 있었다. #RX100M3


:: 성계 투어, 쿠스코에서 아구아스 칼리테니스까지 ::


인천에서 타이베이행을 탄지 40여 시간.
다섯 번째 랜딩을 내리자마자 스마트폰을 켰다. 숙소로 가기 위한 우버를 잡기 위한 것.


비행기에서 승무원에게 인사하며 내리자마자 우버를 잡았는데 바로 잡혔다.
찾을 짐이 없으니 바로 공항 밖으로 나왔지만, 출구부터 붙는 택시 기사들의 부담스러운 환영에 몸둘바를 몰랐다.


‘우버~~ 우버~~~’라고 외쳐도 할 수 없다. 나를 열렬히 찾는 환영 인파들.


그들을 겨우 뒤로 하며 공항 입구와 휴대폰을 연신 쳐다보았다.

지금 보니 몰골이 말이 아니다 #RX100M3


공항의 주차장 별여 별 사람들이 다 모여있는 느낌이랄까 #RX100M3


휴대폰의 우버 화면을 보니 내가 부른 택시 기사가 공항으로 진입하고 있다.
미어캣이 된 마냥 공항의 차가 들어오는 입구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우버에서 표시해주는 차종과 번호를 확인해 보았다.


‘앗 저거다’


별점 4.62점의 Kia 차가 내 눈에 들어왔다.

도착하자마자 불렀던 Uber #iphone5c #Capture


차를 타고 쿠스코 공항을 나서자 조금씩 시내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40여 시간의 비행 후 도착한 첫 도시.
마추픽추를 가기 위한 거점도시.
해발 3400m에 위치한 고산 지대의 도시.
케추아어로 ‘배꼽’을 의미하는 그 도시 ‘쿠스코’ (Cusco)


그 도시에 내가 와 있다.

MUNICIPALIDAD DEL CUSCO, Bienvenido / Welcome to Cusco city 라고 한다 #RX100M3


Cusco #RX100M3


쿠스코에서 묵을 숙소인 Pariwana Hostel Cusco는 가격도 저렴하고 위치도 좋아서 선택하게 되었다.


바로 마추픽추(Machu Pichu)로 갈 것이기 때문에 아구아스 칼리테니스(Aguas Calientes)로 가져갈 짐을 빼고는 모두 맡기고 출발을 할 생각이었다.

PARIWANA Hostel Cusco #RX100M3


도착을 하니 이날 일일투어를 함께할 동행인인 우니가 숙소로 마중 나와 있었다.
비행기가 늦은 사정은 미리 전달 해 두었던 터라 짐을 맡기는 것을 기다려주었다.


보통 쿠스코의 호스텔이나 호텔은 마추픽추를 오가는 사람들이 거점도시로 삼기떄문에 짐을 맡아주는 숙소가 대부분이고, Pariwana Hostel 또한 맡길 짐에 짐택을 붙여 리셉션 옆의 별도의 방에 짐을 맡아 주었다.


그리고 여행객은 마추픽추를 다녀온 다음에 그 짐을 찾고 이 숙소에 묵으며 쿠스코의 여행을 진행하는 것.


이제 일일투어를 위한 택시로 출발!

일일투어의 동행자들 다음 날의 마추픽추도 함께 한다 #RX100M3


택시투어의 부제는 ‘성스러운 계곡’ 투어.

마추픽추로 떠나는 기차를 타기위해 쿠스코에서 출발하여 친체로(Chinchero), 모라이(Moray), 살리네라스(Salineras)를 관광한 뒤 마추픽추로 향하는 기차를 타는 오얀따이땀보(Ollantaytambo)까지 가는 코스로 투어 일정을 결정하였다.


2017년 기준으로 3인의 일일투어 비용은 60 USD 가 들었고, 각 유적지의 입장료는 별도로 준비해야 했다.

쿠스코 -> 친체로 -> 모라이 -> 살리네라스 -> 오얀따이땀보까지의 여정 #googlemap #capture


쿠스코를 지나 먼저 포로이(Poroy)를 지났다. VISA 는 갑작이 왜 보이지 #RX100M3


차는 꽤 깔끔하고 운전자를 포함하여 4명이 타기에 충분하였다. #RX100M3


해발 3400m대를 이동하는 것은 여러모로 쉽지 않았다.
특히 태양이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내려 쬐었기 때문에 선 크림은 필수.


택시는 잘 닦여진 도로를 지나기도, 울퉁불퉁한 도로를 지나기도 하면서 첫 여정지인 친체로까지 내 달렸다.

친체로(Chinchero) 입구(???) #RX100M3


친체로를 들어가기 위해서는 통합 입장권을 구매해야 했는데, 모라이, 피삭, 오얀따이땀보까지 입장할 수 있는 입장권을 70 솔에 구매할 수 있었다.


그리고 추후 갈 살리네라스의 입장권은 10 솔로 별도 구매였기 때문에 투어를 위해서는 총 80 솔의 입장료 비용이 추가로 들었다.

친체로 광장으로 가는 길. 돌계단 그리고 페루의 고양이 #RX100M3


보통 성스러운 계곡 투어의 후기를 보면 친체로에서는 현지인이 안데스 전통의 직물을 만드는 것을 보여주고 판매까지 한다고 하는 이야기를 많이 봤는데. 우리는 3인 자유투어라 그런 건 걱정할 필요 없이 주어진 시간 내 이곳저곳 돌아다녔다.


친체로의 ‘Chinchero’는 ‘무지개 마을’이라는 뜻으로 잉카 왕국의 왕이 휴가를 보내기 위한 궁전을 만든 곳이라고 한다.


해발 고도는 쿠스코보다도 높은 3762m.
투어 출발 전에 소로체빌을 복용해서 인지 아직까지 고산병 증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광장으로 나가니 역시 이 동네의 명물(?)인 직물을 판매하고 있었다. #RX100M3


높은 고도의 태양을 맞이하는 방법. 모두의 선글라스!! #RX100M3


광장에서 판매하는 직물에는 관심이 없었다.


이 드넓은 평지를 둘러싼 평화로운 산과 낮은 구름 그리고 맑은 날씨가 가히 잉카 왕이 휴식을 하고 같 곳이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래서인가 갑작이 몰려온 피로함에 졸음이 몰아쳤지만 이내 곧 평정을 되 찾았다.

아 졸려!! 졸려!!! #RX100M3


벌떡 일어나 일행이 준비한 사진용 소품을 두르고 한컷을 담았다. #RX100M3


참으로 평화로운 곳이었다.
순박하기 그지없는 동네(?) 주민들이 직물을 포함한 이것저것을 판매하고 있었고,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구름과 올라갈 수 없을 것 같은 높은 산이 이곳을 둘러싸고 있었다.


40여 시간이 넘은 비행 후 도착한 첫 도시의 첫 여정지.
그냥 들판에 누워 자고 싶은 피로감이 계속 남아 있었지만, 탁 트인 친체로의 모습이 내 잠을 꺠워주었다.


아니 자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 내가 남미에 왔구나. 내가 페루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슬슬 감도 찾고, 정신도 찾아가고 있었다. #RX100M3


손에 잡힐 것 같던 구름 #RX100M3


친체로 마을에는 어디서도 보이는 십자가 하나가 있는데, 이는 스페인 점령 시절 잉카 시절의 신전을 허물고 만든 가톨릭 성당과 성당의 마당 격인 장소에 위치해 있었다.


잉카제국이 오랫동안 지배하던 땅, 왕이 쉬던 곳.
그 제국의 힘이 쇠하고 스페인이 지배하며 세워진 이국적인 종교와 흔적들.


친체로가 가진 두 가지 얼굴이었다.

십자가 중간에는 태양이 새겨져 있다. #RX100M3


범상치 않았던 석벽들 그리고 테라스 #RX100M3


이날 지겹도록 볼 잉카 왕국의 계단식으로 굽이굽이 있는 테라스는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했다.


때로는 쉼터로,
때로는 농업용지로,
때로는 소금을 얻는 염전으로... 


그들의 과학적 방법으로 구성해둔 곳에서 잉카 제국이 가지고 있었던 문명의 발전된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자 이제 친체로를 떠날 시간이다 #RX100M3


친체로를 뒤로하고 다음 목적지인 모라이(Moray)로 향하였다.
비 포장도로를 달리기 시작하니 뜨거운 햇살과 강한 바람 그리고 먼지가 달리는 택시 안에서 강하게 느껴진다.


그러다 앞에 보이는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경찰차 한대. 


‘무슨 일 일까?’


경찰은 택시기사를 나오라고 하고 무언가 이야기를 한다. 스페인어를 모르니 어떤 영문인지 알 수가 없다.
10분 정도가 지났고 기사는 다시 운전석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묵묵히 엑셀을 다시 밟고 반대편으로 달렸다.


영문을 모르니 답답하기 그지없지만, 이내 곧 보이는 ‘Moray’라는 길 안내 표시판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모라이(Moray)로 가는 길 Maras라는 곳을 지나서 갔다. #RX100M3


모라이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입장은 친체로에서 구입한 통합권을 제시하면 되었다.


이곳에서 기대가 되었던 것은 ‘꽃보다 청춘 - 페루’ 편에서의 장면처럼 맨 아래에서 누워 그곳만의 소리를 들어보는 것이었다.
많은 관광객 때문이었을까? 아쉽게도 바닥까지의 길은 막혀있었다.


아쉬움이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몰려오는 그런 순간이었다.

바닥까지는 내려갈 수 없었다. 그냥 바라만 볼 뿐. Moray #RX100M3


모라이입니다. #RX100M3


이곳이 놀랍고 신비로운 것은 해발고도 3500m의 높이에서 원형으로 테라스를 만들어 경작지를 만들었다는 것.


그리고 이 산악지대에 자로 잰듯한 정확한 원형을 파고 또 파내어, 최상층부와 하층부의 온도차를 약 15도까지 만든 모라이의 테라스는 산악지형에서 부족한 식량을 재배하는데 꼭 필요한 곳이었던 것이다.

옆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과 비교해 보면 원형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었다. #RX100M3


테라스 옆을 걷고 또 걸었다. #RX100M3


모라이 원형 테라스 옆 직선의 테라스 #RX100M3


하층부에서부터 상층부까지 층층이 다른 식량을 재배했던 이곳 모라이 #RX100M3


태양력을 사용하는 잉카.
그것만큼이나 뛰어난 천문학을 자랑했던 그들이. 


해발 3500m 나 되는 공간을 경작지로 만들어 생활에 필요한 식량을 재배하는 것은 물론 층층마다 새로운 농작물을 테스트하여 이 험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아 그들만의 제국을 만들었다는 그런 이야기.


말로만 듣던 ‘잉카 제국’의 힘이 느껴지는 그런 곳 모라이였다.

다음에 올 때는 저 원형 아래에 꼭 누워보고 싶다. ‘과연’ #RX100M3


이 큰 원형을 한 바퀴 휙돌아 다시 출발 지점과 가까운 출구로 나오는 짧은 것 같지만 짧지 않았던 그런 시간을 보내고 다음 여정지인 살리네라스(Salineras)를 향해 떠났다.

모라이 근처의 화장실, 스페인어인 baño가 아닌 TOILET 이라고 정확히 적혀 있는게 신기했다 #RX100M3


기념품샵이지만 왠지 들어가기가 꺼려졌단 모라이 근처의 가게 #RX100M3


살리네라스는 모라이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
사유지인 이곳은 성스러운 계곡 투어의 통합권으로는 입장이 안되어 10 솔을 별도로 내고 들어가야 했다.


입구에서부터 몰려있는 작은 가게에서는 이곳에서 재배(??)한 소금이 다양한 사이즈로 팔았지만, 여정 초반부터 짐을 늘리고 싶지 않아 눈을 돌리지 않았다.

Sal Rosada(장밋빛 소금), Flor de Sal(꽃소금???) #RX100M3


이번에는 염전으로 이루어진 테라스와 만났다. #RX100M3


산에서 내려오는 물과 그 옛날 바다였던 곳의 염분이 만나 이 지대를 만들어졌고, 지하에서부터 올라오는 소금물이 작은 통로를 통해 염전에 서서히 들어가도록 만들어져 있다고 한다. 


염전에서 한 달에 생산되는 소금의 양은 약 700kg.


모라이에서는 잉카인들의 원형 테라스에서의 농작기술에 놀라고, 이곳에서는 그들이 지대에 대한 완벽한 이해로 이 높은 해발 고도에서 만들어내는 소금의 기적에 놀랐다.

염전 주위의 작은 길을 따라 이곳을 둘러보는 코스. 살리네라스 #RX100M3


이 높은 곳에 소금밭을 만든 그들의 기술력에 감탄하는 곳. 살리네라스 #RX100M3


염전 주위를 둘러보다 보니 갑자기 힘이 쭉 빠졌다.
비행 후 바로 합류한 성계 투어(성스러운 계곡 투어)의 3번째 방문지인 이곳에서 체력이 한계가 왔음이 절실하게 느껴졌다.


갑자기 이곳에 대한 감흥이 몸의 피로함으로 바뀌는 것 같았다.


‘그래서 여행은 체력이 중요하다’

자기의 소금밭에서 일하는 현지분. 수많은 관광객이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RX100M3


자 슬슬 이곳을 떠나 볼까 #RX100M3


갑자기 체력이 떨어졌다고 느껴졌던 건 비단 체력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높은 고도에서 다니는 새로운 여행 패턴.


고산병이라도 오면 뒤의 일정을 다 망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어  ‘소르체빌’을 하나 더 입에 털어 넣었다.

마지막 도착지인 오얀따이땀보(Ollantaytambo)로 가는 길 #RX100M3


쿠스코에서 약 100km 떨어진 곳.
마추픽추를 가기 위한 아구아스 칼리테니스까지 가는 기차가 떠나는 곳.


이날의 마지막 도착지인 오얀따이땀보에 도착했다.


기차역으로 가기 전에 마지막 관광지인 이곳은 성스러운 계곡(Sacred Valley)의 중심이 되는 마을로 쿠스코에 이은 잉카제국의 두 번째로 큰 곳이기에 그 규모 또한 만만치 않았다.


해발고도가 이날 다녔던 어느 곳보다도 낮은 2800m 여서 인지 살리네라스에서 느낀 극한의 힘든 느낌이 가셔지는 그런 기분이다.


역서 체력의 한계와 고산의 답답함이 몰려왔던 피곤함이었던 것 같다.

마을이 한눈에 보였던 오얀따이땀보의 신전 #RX100M3


신전을 구성하는 돌산 #RX100M3


앞선 유적지들이 잉카인들의 테라스를 가지고 활용한 다양한 기술에 관련된 것이었다면, 신전은 잉카인들의 남다른 돌을 옮기는 기술이 돋보이는 곳이었다.


바퀴나 철기가 없이 작은 돌부터 큰 돌을 인력으로 옮겨 돌과 돌 사이를 정교하게 맞춘 석벽을 만들고 산을 만들었다.


성스러운 계곡 투어는 비단 고산 지대의 여러 여행지를 방문하는 것만이 아닌 잉카인들이 가진 여러 기술에 놀라는 그런 여정이었다.

굴러다니는 돌 같지만, 오래전 석벽을 정교하게 맞춘 그 시절 잉카인들의 돌이었다. #RX100M3


체력의 한계로 꼭대기까지는 못 올라가 봤지만 신전의 거대함은 느낄 수 있었던 곳 #RX100M3


신전을 둘러보고 내려오니 이제 진짜 마지막 도착지로 이동하는 것만 남았다.
오얀따이땀보 역에서 내려 두고 내린 것은 없는지 빠진 짐은 없는지 살피고 내내 운전으로 수고해준 택시기사에게 인사하였다.


역 근처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와 이었는데, 대부분이 아구아스 칼리테니스(Aguas Calientes)를 가는 열차를 기다리는 이들이다.


인천에서 쿠스코까지의 기나긴 비행시간을 마무리하고,
바로 성스러운 계곡 투어를 한 뒤에 도착한 이곳 오얀따이땀보.
몸은 고되지만 하나씩 하나씩 남미를 알아가는 그런 기분이다.



수개월 전에 예약한 남미의 기차가 눈 앞에 있으니 내일이면 정말 마추픽추로 간다는 실감이 났다.


그리고 어울리지 않게 들려오는 뱃속의 소리

‘꼬르륵’


자 배를 좀 채우고 마추픽추로 향하는 기차를 타러 가 볼까?


‘여행은 만남입니다’


2017년 휴먼의 남미 여행 N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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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마추픽추로 #RX100M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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