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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pfunding May 09. 2016

커뮤니티 유대관계를 활용한  P2P금융

팝펀딩 '그룹 서비스'의 탄생

#다섯 번째 팝펀딩 히스토리

커뮤니티 유대관계를 활용한 P2P금융

팝펀딩 '그룹 서비스'의 탄생 -



2009년이 거의 끝나갈 즈음의 어느 날 회의시간에 대표님께서 이런 질문을 던져주셨습니다.


"여러분! 각자 다들 애착을 갖고 열심히 참석하거나 오랜 기간 동안 유지해 온 모임 같은 거 한 두개 정도 있지 않나요?"


 

"음... 있습니다. 전 고등학교 친구들 10명이 대학을 졸업하면서부터 시작해서 매월 2만 원씩 모아 서로 경조사에 쓰는 그런 모임이 있습니다. 벌써 한 8년째 유지되는 모임이고요. 그리고 개인적인 관심사로 5년째 몸담고 있는 동호회도 있고요."


"보통 그런 모임은 모임에 대한 충성도나 단결력이 다른 곳 보다 더 높지 않나요?"


"아무래도 그렇죠. 오랜 시간 유지된다는 것 자체가 그걸 증명하는 것이죠. 그 외에도 제가 아쉬울 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기에 제 자신에 대해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무진장 애쓰게 됩니다."


"만일 그런 충성도 높은 모임의 구성원들이 서로 필요할 때 돈을 빌려주면 어떨까요?"


 

"흠... 아무래도 서로 잘 아는 사이고 신뢰관계가 이미 축적되어 있기에 돈을 빌리는 사람의 경우 실수 없이 잘 갚으려 하겠죠."


"그럼 만일 특정 모임의 구성원이 급하게 필요한 금액이 500만 원인데, 구성원들끼리 모은 금액이 300만 원밖에 안된다면 나머지 200만 원은 어떻게 조달할 수 있을까?"


"만일 저희 팝펀딩 같은 플랫폼을 이용한다면, 같은 구성원끼리 필요한 금액의 60%를 투자하였다는 것 자체가 이 모임의 구성원이 아닌 불특정 다수에게 투자를 위한 좋은 지표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같은 모임의 구성원들에게 60%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면 그만큼 신뢰도가 높다는 의미일 것이기에 만일 저라면 투자를 할 것 같습니다."


"흠... 그런 면도 있겠지만... 내 생각에는 만일 이 사람이 돈을 못 갚고 도망가면 60%를 투자한 모임의 구성원들이 먼저 찾으러 가지 않을까 싶은데 ㅎㅎ"


"아...그..렇..군..요 ㅎㅎㅎ"


"이거 한번 해 봅시다."



그렇게 해서 그 이듬해인 2010년 2월에 탄생한 서비스가 '그룹 서비스'입니다.

팝펀딩에서 그룹 서비스를 만든 이유를 당시에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우리나라 인터넷 문화는 외국과는 달리 독특한 점이 있습니다. 바로 "카페 문화"입니다. 아마 N포털이나 D포털 또는 C월드에 카페나 클럽을 1개 혹은 여러 군데 가입하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이런 카페나 클럽에 가입하여 활동하는 이유는 특정 정보를 얻거나 공유하기 위함도 있고, 상호 유대관계를 끈끈하게 유지해 가기 위한 목적도 있을 것입니다.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이런 특색이 나타나는데요. 동창회, 친목회, 산악회, 입사동기모임 등 다양한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소규모 혹은 대규모의 커뮤니티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는 온라인/오프라인 상에 오랜 기간 동안 서로 알고 있는 사람들끼리 혹은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함께 유대관계를 맺어온 커뮤니티가 많고, 지속적인 유대관계를 유지해온 구성원들끼리는 어느 정도의 신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에, 하나의 공동체 속에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해온 구성원들끼리 공동체 내에서 서로 필요한 자금을 십시일반으로 모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룹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룹서비스는 당시 요런 페이지로 시작되었습니다


팝펀딩 그룹 서비스는 온/오프라인의 여러 커뮤니티 운영진이 팝펀딩을 통해 그룹 서비스를 신청한 후 생성되는 가입페이지를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는 일종의 폐쇄형 서비스였습니다. 그룹에 가입하려면 반드시 그룹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그룹장이 제시하는 링크를 통해서만 가입이 가능했습니다.


그룹원으로서 그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자격이 되면 다음과 같은 2가지의 혜택이 부여되었습니다.


1. 그룹원들끼리 접근 및 소통할 수 있는 전용 게시판 부여

2. 그룹대출 이용 가능: 최대 500만 원 (50인 미만인 그룹) / 최대 1,000만 원 (50인 이상인 그룹)


(참고로 팝펀딩에서는 일반회원들의 경우 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 금액은 최대 300만 원입니다. 하지만, 그룹에 가입이 되어 그룹대출을 신청하는 경우 해당 그룹원들의 인원수에 따라 최대 1천만 원까지 신청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그룹대출을 살펴보면


우선 그룹원이 그룹대출을 신청하면 아래와 같이 그룹 마크와 함께 그룹대출임이 표시됩니다.


그룹대출을 신청하면 어떤 그룹의 대출 건인지 표시가 됩니다.


또, 해당 그룹대출의 참가자 탭에는 같은 그룹원 중에 투자에 참여한 사람들의 인원수와 총 투자금액이 노출됩니다. (이 분의 경우 '면책자클럽' 구성원 50명으로부터 총 100만 원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표시됩니다.)



같은 구성원들에게
신뢰를 받는 사람이면
좀 더 믿고 투자할 수 있겠군


2010년에 시작했던 팝펀딩 그룹 서비스의 핵심은 바로 그룹 회원들과 비그룹 회원(일반회원)들의 투자를 동시에 이끌어내는 매칭펀드 효과입니다.


그룹원과 비그룹원이 함께 투자하는 일종의 매칭펀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룹대출을 통해 같은 그룹원들이 많이 투자를 했다면 그만큼 공동체 속에서 대출 신청자를 신뢰하는 구성원들이 많다는 이야기이고 이런 신뢰도를 바탕으로 일반 투자자들의 참여를 이끌 수 있게 된 것이죠. 


[출처] http://blog.naver.com/pridekds


당시 팝펀딩은 약 1만 6천 명의 회원들로 구성된 다음 카페의 '면책자클럽'을 대상으로 첫 그룹 서비스를 시작한 결과 약 10개월 만에 총 31명이 그룹대출로 9,200만 원을 대출받을 수 있었고 1~2일 정도 연체가 되었던 1~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연체 없이 상환을 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면책자클럽'이라는 모임이 다음 카페 가입자는 16,000여 명이지만 당시 팝펀딩 그룹에 가입된 사람들은 280여 명으로 전체 구성원의 약 1.75%만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자주 소통하고 활동도가 높은 회원들 위주로 자체적으로 인원을 제한했다는 것은 그만큼 그룹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조금 더 놀라운 것은 이 그룹을 통해 그룹대출을 받은 31명 모두 파산 면책 이후 그 어떤 제도권 금융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신용이 바닥이었던 사람들이었다는 점입니다. 결국 제도권에서는 무시당했지만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똘똘 뭉쳐서 직접 신뢰도를 보여준 셈입니다.


당시 이런 실험적인 대출방식이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 관련기사보기: 파산면책자끼리 쌈짓돈 빌려줬더니… 상환율이 100%



아쉽게도 현재 이 그룹 서비스는 팝펀딩에서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룹을 폐쇄한 것이 2013년 11월이니 한 3년가량 서비스가 유지되었던 셈입니다.


그룹 서비스의 목적대로 잘 운영이 되었던 그룹도 있었지만, 팝펀딩 커뮤니티를 통해 인연을 맺은 회원들끼리 급조한 그룹에서 일부 금전 사고도 있었고, 그룹원이 되지 못한 일부 회원들의 불만으로 언쟁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팝펀딩이 배운 한 가지는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 할지라도 언젠가 이를 남용하거나 어뷰징하는 사람들이 나오기 마련이고 이는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 입장에서 영원히 풀어야 할 숙제라는 점입니다.


아쉽게 그룹 서비스는 접었지만, 많은 것을 배웠고 언젠가 서비스를 보완하여 그룹 서비스를 리빌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얻었습니다.


어쩌면 언론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팝펀딩의 그룹 서비스가 실험적인 대출이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언젠가 그 실험 결과를 토대로 좀 더 업그레이드된 그룹 서비스를 다시 선보이는 날이 오겠죠.


그래서 팝펀딩(Popfunding)에는 '~ing'가 있고 오늘도 팝펀딩은 계속 진행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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