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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 Dec 19. 2015

틀을 깨는 이야기

관점의 차이






#1



해가 몇 주째 뜨지 않고 눈보라가 거세게 치던 날이었다.


해가 뜨지 않는 것이 짜증 났던 내가 러시아인 친구에게 물었다.






나 : 오늘 날씨 이상하지 않아? 짜증 난다.. 해 좀 떴으면 좋겠어



러시아인 친구 : 뭐가 이상해? 그냥 흐리고 눈보라 치는데







#2



좋아하는 운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술자리였지만 꽤나 진지한 분위기였다.





친구 1 : 너네는 무슨 운동 좋아해? 난 헬스는 재미없어서 싫더라



나 : 난 그냥 공으로 하는 운동 다 좋아해



친구 2 : 나는 공으로 하는 운동은 자존심 상하던데. 내가 공을 따라다녀야 하잖아






#3



유독 필름 카메라로 사진 찍는걸 고집하는 친구가 있었다. 무거운 데다가 필름 하나에 서른 장  남짓밖에 찍을 수 없었지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요즘엔 성능 좋고 가벼운 카메라가 얼마나 많은데 굳이 저걸 들고 다니는 이유가 궁금했다.




나 :  넌 왜 필카로만 사진 찍는 거야? 필름 계속 갈아야 하고 귀찮지 않아?




친구 : 요즘 사람들은 셔터를 누르는데 너무 관대해. 그렇게 해선 사진 한 장 한 장에 의미가 담기지 않잖아?














내가 평소 하던 생각을 깨는 이런 말들이 좋다.





데미안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하나의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우리는 다양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 누구에게도 획일적인 무언가를 강요할 수 없다. 누구나 각자의 색깔을 갖고 있기 마련이니까. 다만, 주변의 물감이 나를 물들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주변을 나의 색으로 물들여선 안된다.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현재 내가 갇혀 있는 생각 상자 밖으로 나가려는 끊임없는 노력이다. 상자 밖으로 나오면 또 다른 상자 안에 갇히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그것을 깨고 나와야 한다.










2015.12.19


글_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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