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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 Jan 01. 2016

비전을 공유한다는 것

리더의 역할




지난여름



페이스북 페이지 관리자로 2년 정도 구르면서 바이럴 마케팅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내공이 쌓인 때였다. 바이럴 마케팅은 SNS의 발전에 따라 급성장한 마케팅 방법이었기 때문에 전문가가 많이 없다. 그래서 페이지 관리자들 중에는 마케팅 강의를 나가는 사람도 있다. 이미 대형 페이지 관리자들 사이에서만 정보가 공유되었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노하우를 알기 쉽지 않다. 


나는 강의를 나가진 않았지만  한 회사에서 바이럴 마케팅에 대해 자문을 구하고자 나에게 연락이 왔다. 내 노하우를 전달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에 요청에 응했다. 무더웠던 8월, 지하철을 타고 성수역에 있는 회사로 향했다. 화장품을 취급했고 국내보단 해외에 많이 알려진 회사였다. 


회사에 대한 브리핑과 과거에 마케팅을 어떤 식으로 진행했었는지에 대해 한 시간 가량 설명을 들었다. 설명이 끝나자마자  '아, 이미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SNS 마케팅은 시기를 타야 한다. 시기를 잘 타서 플랫폼이 탄탄해지면 경쟁사가 치고 들어오기 힘들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시기상 1년 정도 늦었다는 말과 함께 몇 가지 타개책을 설명해주었다. 이 과정에서 내가 몇 가지 질문을 했다. 



"경쟁사가 SNS를 이 정도로 장악할 동안 왜 바이럴 쪽에 신경을 쓰지 않으셨나요?" 



"젊은 직원들이 그런 트렌드를  이야기해줘야 하는데 그런 소통이 안되다 보니 시기를 놓친 것 같습니다." 



직원들과 회사 수뇌부의 불통이야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사석에서 대표님과 이 이야기를 한 번 더 하면서 나는 충격에 휩싸였다. 대표님은 소통이 안 되는 것이 직원들이 자기 밥벌이에만 관심이 있고 넓은 관점에서 회사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그것은 대표님의 비전이 말단 직원까지 공유되지 않기 때문 아닐까요? "



"음 회사의 비전이 꼭 말단 직원까지 공유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 자리에서는 고개를 끄덕이고 넘어갔으나 납득이 잘 되지 않았다. 






# 비전의 공유



위 회사가 마케팅에서 난항을 겪는 이유의 본질은 리더의 비전이 조직 구성원 전체에게 공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사의 혁신에 있어서 비전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비전을 공유하는 것이다.


훌륭한 인재들은 스스로를 관리합니다. 그들은 남의 관리를 필요로 하지 않아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는 순간 그것을 어떻게 할지는 스스로 알아냅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공통된 비전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리더십의 본질입니다. 리더십이란 비전을 갖고 그것을 알아듣기 쉬운 말로 사람들에게 설명하여 그 비전에 대한 신념의 일치를 이끌어내는 능력입니다.   - 스티브 잡스 -


훌륭한 인재를 뽑는 채용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회사를 구축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 인재들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리더가 비전은 갖고는 있으나 공유하지 않는다면 구성원 전체가 한 방향으로 노를 저을 수 없게 된다. 그러다가 배가 산으로 가는 것이다. 직원 개개인의 비전이 회사의 비전과 일맥상통하지 않으면 결국 열정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직원들의 적극적 참여와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만들어지는 조직은 경영자 혼자만 외치는 슬로건에 지나지 않는다  - 전 IBM CEO 새뮤얼 팔미사노 -


새뮤얼 팔미사노가 CEO였던 2003년 당시 IBM의 직원수는 32만 명이었다. (2015년 현재 애플 직원수가 10만명인 것을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규모의 기업인지 감이 올 것이다.) 그는 모든 임직원들을 조직의 핵심가치에 대해 토론하는 72시간 동안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도록 했다. 내부 전산망을 통해 이루어진 토론에서 보존할 문화와 버려야 할 문화에 대한 건설적인 이야기들이 오갔다. 회사는 여기서 도출된 솔직한 의견을 바탕으로 핵심가치를 세웠다.



이렇게 IBM의 경우는 핵심가치를 세우는 과정에 직원을 참여시키는 방법으로 비전의 공유를 이끌어냈다. 리더십의 스타일에 따라 그 방법이 다를 수 있으나 비전의 공유하는 것이 리더십의 본질임은 변함이 없다. 리더가 가는 방향과 팔로워가 이해하고 있는 방향이 일치되지 않은 채 비즈니스를 하는 것은 네모난 바퀴가 달린 차가 앞으로 나아가려는 것과 같다. 










여름에 갔던 그 회사. 2018년에 IPO(Initial Public offering)가 목표라고 했다. 


한국에 가면 다시 들려봐야겠다. 이제는 좀 바뀌었을까 






글_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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