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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우뚝 Apr 13. 2024

나의 해외유학 준비기 (1)

(또)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하여

2021년 9월, 귀국 직후 국내대학원에 진학했다.


넓고 깊은 지식을 요구하는 업계의 특성상 고학력자가 많은 편인데 심지어 인턴들까지도 다 석사학위가 있는 것을 보고 척척 학사인 나는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더랬다. 그간도 공부할 생각이 아주 없었던 건 아닌데, 그놈의 전문성에 대한 고민으로 허송세월을 한 5년 했다. 결국 특정 분야를 택하지 않고 이슈에 대해 정량적인 분석력을 갖출 수 있는 학문을 공부하기로 했다.


직장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야간대학원이었다. 1학기 시작하자마자 회사에 학비지원을 신청했으나 보기 좋게 나가뤼~ 그래서 Full 자비로 다녔다. 중간중간 성적우수장학금과 학생회 활동 장학금을 받긴 했으나 정말 조족지혈이었다. 내가 다닌 대학원은 원래 5학기 제인데, 성적이 4.2 (out of 4.3)를 넘고 논문을 쓸 경우 4학기 조기졸업이 가능한 터였다.


나는 만기졸업(?)을 피하기 위해 정말 악착같이 했다. 학교를 가야 하는 날은 8 to 5 유연근무를 했다. 오후 4시 50분에 택시를 부르고 택시 > 지하철 > 지하철 > 택시 > 도보 루트로 이동하면 교수님이 출석 부를 타이밍에 아슬아슬하게 맞춰 들어가거나 또는 조금 늦었다. 3학기 째 다닐 때 나는 결혼을 했는데, 업무 피크 + 결혼 준비 + 6과목 수강 + 논문을 위한 연구계획 수립으로 정말 바쁜 나날들을 보냈더랬다. 심지어 결혼식 끝난 당일날도 새벽까지 리포트를 썼다. (그래도 시간을 쪼개 살던 이때 올 A+의 쾌거를 이룸) 조기졸업 가능 학점을 겨우 맞추고, 머리를 쥐어뜯어가며 논문을 써 통과했다. (매일 하는 일이 보고서 쓰는 건데 논문쯤이야 했던 생각은 참으로 경기도 오산)


그렇게 2023년 8월 나는 졸업을 했고, officially 척척 석사가 되었다.




그 뒤로 몇 주 간 나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놀았다. 아~무 근심걱정 없이 퇴근 후 맥플릭스(맥주 + 넷플릭스)만 하던 나였다. 그런 와중 회사에서는 대학원 지원 공고를 냈다. 국내는 석박사를, 국외는 석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렇다 2021년 보기 좋게 nagari 된 그것과 같은 것이다.)


나는 당시 맥주와 넷플릭스라는 훌륭한 약제 덕에 논문 PTSD에서 거의 회복되었고, 국내박사를 지원해 볼까? 생각하며 연구계획서 초안까지 썼다. 회사에도 국내박사지원으로 신청서를 내려다 갑자기 누군가 나에게 “박사갈래병 초기입니다."라고 진단을 내려주었다. 정신이 번쩍!


"아무래도 아직 박사는 좀 더 고민해 봐야겠어. 그럼 그냥 나중에 박사 지원할 때를 위해서라도 경쟁률이 높은 해외연수를 지원해 볼까? 그래, 저 n번 nagari 시켰으니 이번에라도 지원해 주세요! 라고 말할 수 있는 서사 빌드업을 위해 해외연수를 지원해 보자."


위와 같은 초단순 로직으로 당차게 해외학술연수 신청서를 냈다. 그리고 완전 0의 기대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는데...


읭? 붙...붙었다!!




그렇게 나는 부랴부랴 유학준비를 하게 되었다.


비결이라면 그냥 회사를 정말 열심히 다녔고, (누군 열심히 안 하냐고 하겠지만, 난 정말 회사일을 사랑하고 회사에 진심이었다... 너무 심하게 몰입해서 퇴근을 할 수 없을 정도였고 그래서 심리상담을 받기도 함.) 그리고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닌다는 목표카드(?) 같은걸 침대 머리맡에 두고 한 10년 살았다. 이 두 가지 액션이 모여 시너지를 이뤄낸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여하튼 11월에라는 다소 늦은 때에 만학도 석사 시즌2를 꿈꾸며 미국 + a 유학을 꿈꾸며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다. 준비를 하며 정말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얻었기에 같은 준비를 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보고자  그리고 그 힘들었던 여정을 기억하고자 (jola 힘들었다....... 거의 논문급) 브런치에 글을 기록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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