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뚱이네 인스타툰' EP 3. 결혼 준비 과정

꿀뚱이네 인스타툰

by 쏘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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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라면 평범한 날들 중 하나였을 7월 10일이 신랑의(당시는 남자친구) 프러포즈로 특별해졌다.

평생 결혼에 대한 로망과 낭만으로 가득했던 나는 프러포즈를 받음과 동시에 내 안의 강력한 불꽃을 느꼈다.

그 불꽃은 바로 '결혼식을 특별하고 의미있는 축제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불꽃'이었다.


남자친구에게 프러포즈를 받았다는 말에,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너는 웨딩플래너가 필요없을 것 같아. 너보다 완벽하고 체계적인 웨딩플래너가 누가 있겠어."

나 역시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였고, 실제로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웨딩플래너를 고용하지 않았다.

나와 신랑 모두 '우리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결혼식을, 우리만의 힘으로 만들어보자'라는 의견이 일치한 덕분이다.


나와 신랑이 꿈꾸는 결혼식의 모습을 대화로 나눠보니 그 모습이 비슷했고 그래서 행복했다.

하지만, 그 모습을 현실로 그려가는 과정은 상당히 달랐고 그래서 커다란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인생의 터닝포인트인 결혼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은 같았지만,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은 서로의 다른 성향을 여실히 파악하게 만든 시간들이었다.


MBTI 궁합에 따르면, 나와 신랑에 해당하는 ESFJ 그리고 ENFP 궁합은 상극에 가깝다.

무엇이든 계획을 미리 세우고 그를 하나씩 달성해 나가는 과정을 즐기는 ESFJ,

계획 세우기보다는 직관적으로 상황에 맞게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ENFP,


'결혼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 = 결혼식 준비를 위해 쏟는 시간 = 미리 알아보고 계획하는 것'

위의 공식을 머릿속에 갖춘 나는 왜 나의 시간과 노력이 더 많이 투입되는지 답답함이 끊이지 않았다.

평소 멀티태스킹에 능한 나는 회사 업무 중에도 여러 결혼 준비를 앞서서 틈틈이 병행한 탓이다.

미션을 주고 기한을 정하면 결국은 잘 해내는 신랑이라는 걸 몸소 경험했으면서도,

나 역시 결혼 준비로 예민하고 지칠 때에는 종종 신랑이 많은 것들을 더 먼저 알아보고 계획하는 모습을 보며 편안하게 끌려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 울컥 서럽고 화가 나기도 했다.


양가 집안 차이 및 경제적 차이 등... 보통 결혼식 준비 과정의 싸움은 외부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잠잠한 외부에 비해 내부의 갈등이 깊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갈등의 해결이 쉬울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툼과 대화를 반복하니 의외로 내부적인 갈등의 해결책은 간단했다.


1. 서로가 바라는 결과가(멋진 결혼식 & 행복한 결혼 생활) 동일하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상기할 것

2. 서로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상대의 장점 및 상대에게 감사한 일을 더욱 많이 생각할 것

3. 서운함이 많이 쌓이기 전에 틈틈이 대화하고, 대화를 할 때에는 내 편이 아닌 상대의 편에서 생각할 것


인스타툰에서는 직장인으로서 쌓은 스킬을 강조해서 그렸지만 사실 이 스킬은 유용한 '수단'이었고,

정말 근본적으로 중요한 해결책은 "온전히 상대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었다.

물론 글로 표현하면 참 쉬운데, 실제로 체화하는 과정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시간이 쌓이고 그 속에서 노력을 거듭하니, 결혼 준비 과정에도 갈등이 잦아들고 평화가 찾아왔다.

우리를 엮어주는 보이지 않는 단단한 빨간 끈이 두터워진 순간이다.


짧으면 1시간, 길어도 3시간이면 끝날 결혼식을 이렇게 오랜 시간 준비하는 것에 대해 종종 의아했다.

하지만 직접 겪어보니 결혼식은 예비부부에게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식은 단순한 행사가 아닌 '부부가 서로 발을 맞춰보는 첫 출발점'이고, 이 출발점을 겪어보는 것은 결혼생활을 꾸려나감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인 덕분이다.


결국 바라던대로 특별하고 의미있는 결혼식을 했고 우리는 부부가 되었다.

여전히 나는 성향이 계획적이고 사고가 체계적이며, 여전히 신랑은 성향이 즉흥적이고 사고가 유연하다.

여전히 갈등이 되는 상황은 많고 그에 따라 서로 상처를 주기도 때로는 상처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터득한 세 가지 방법으로,

갈등이 발생하는 날에는 우리를 묶은 빨간 끈을 더욱 단단히 조여본다.


'우리는 왜 이렇게 다르지'라는 의문을 품는 것이 아닌,

'우리의 다른 면 덕분에 확장된 인생을 살 수 있어서 좋잖아'라는 생각을 하는 것.


인생에 정해진 정답은 없지만, 행복한 인생을 사는 방법의 근사치는 있다.

너와 내가 각각 들고있는 퍼즐의 조각이 맞춰지는 날,

그 지점을 향해 함께 노력하며 합심해서 살아가는 과정도 꽤나 재미있고 보람차다.



[꿀뚱이네 인스타툰]

https://instagram.com/source__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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