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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먼 Oct 13. 2018

#06 어쩌다 보니, 또 어쩌다 보니

해방촌 독립서점 별책부록 사장님의 부록같은 영화 수다


이번엔 어떤 영화를 고르면 좋을까요?


영화제 시즌이 되면 이런 질문이 으레 오간다. 수백 개의 프로그램 중에 재밌게 볼만한 영화를 고르고 싶은 마음에서다. 좋아하는 감독의 신작을 선택하기도 하고, 시놉시스도 꼼꼼히 읽어 본다. 유명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이라고 하면 왠지 안심이 된다. SNS에서 떠도는 추천작 리스트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우리의 최종 선택이 옳은 것이었는지 영화를 직접 보기 전까지 알 수 없다. (물론 일단 예매에 성공해야 한다!) 모든 비평가들이 손가락을 치켜 세우는 영화일지라도 내게는 지루한 작품일 수 있다. 오히려 좋은 영화들은 어쩌다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자리가 남는 게 이것뿐이라 어쩔 수 없이 산 표가 긁지 않은 복권이 된다. 인생의 재미는 늘 예기치 않은 보너스에 숨어있는 법이다.


별책부록(別冊附錄) 역시 일종의 보너스다. 책이나 잡지를 사면 딸려와서 심심할 때 읽게 되는 글조각. 가끔은 본지보다 훨씬 재밌는 곁다리 책. 주연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조연 같은 친구들.


해방촌에 위치한 서점 별책부록 ⓒ byeolcheck


해방촌에 위치한 독립서점 별책부록과의 만남 또한 우연한 기회로 시작되었다. 어쩌다 보니 영화잡지 <CAST>를 읽게 되었고, <CAST>를 발행하는 서점 별책부록을 찾아가게 되었다. 또 어쩌다 보니 서점에서 하는 시나리오 클래스를 수강하게 되었고, 얼떨결에 사장님께 인터뷰까지 요청드리게 되었다. 주말 오후에 사장님을 만나 두어 시간 정도 가벼운 수다를 길게 떨었다.


그러니 어쩌다 이 글을 읽게 된 독자께서도 편한 마음으로 이어지는 문답을 읽어주시길 부탁드린다. 기대와 달리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별로 없을 수도 있다. 참고서 사러 서점에 갔다가 덜컥 집어온 재밌는 소설같은 글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다.


# 종합 예술 공간, 서점


서점 일로 바쁘실텐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로 바빠서 미루고 미루던 인터뷰가 드디어 성사가 되었네요. 요즘 영화도 거의 못보는 편인데 무슨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웃음)


해방촌의 별책부록 워크룸에서 만난 별책부록 사장님 ⓒ 헤아리는 사진기


영화를 빌미로 대화의 물꼬를 트는 거죠, 뭐. 별책부록이라는 서점이 영화와 접점이 많다는 생각을 했어요. 시나리오 수업을 계속 하고 있고, 영화잡지 <CAST>의 발행을 맡고 계시잖아요.


아… <CAST> 이야기를 하는 거라면 강민영 편집장님을 모셔올 걸 그랬네요. 저는 책의 발행과 유통에 관련된 일들만 맡아서 하고 창간호 이후로는 콘텐츠 구성이나 편집에 거의 개입하지 않고 있거든요.


어떻게 처음 잡지를 발행하시게 되었나요?


홍대 쪽에 별책부록을 처음 오픈했을 때 강민영 님을 처음 만났어요. 둘다 영화를 좋아하다 보니 많은 얘기를 하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무가지로 출판되던 영화 잡지 <필름에 관한 짧은 사랑>의 초기 필진이자 편집장을 하시던 분이었어요. 잡지를 다시 발행해보면 어떻겠냐고 먼저 제안을 주셨고, 저도 영화에 대한 애정이 있던 터라 함께하게 되었죠. 물론 책을 만들고 싶기도 했고요.


워낙 오래된 잡지이기도 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에서 제목을 <CAST>로 바꿨던 건데, 그냥 원래 이름을 그대로 쓸 걸 하는 생각도 들어요. <필름에 관한 짧은 사랑>이라니, 지금 들어도 꽤 멋지잖아요! (웃음) 올해는 언리미티드 에디션 개최에 맞춰서 4호를 발간할 예정이에요.


영화잡지 <CAST> 1, 2, 3호 ⓒ 헤아리는 사진기


정작 사장님은 요즘 영화를 잘 못보신다고 하셨지요?


핑계 아닌 핑계지만, 일이 많아서 정말 영화 보러 갈 시간이 없어요.


서점 운영도 손이 많이 가는 일인 것 같더라고요.


서점이라서 바쁘다기보다는 규모의 문제인 것 같아요. 작은 서점이다 보니 일하는 사람 수가 적을 수밖에 없고, 자연스레 직접 해결해야할 잡다한 일들이 꽤 많아요.


서점 운영에 워크샵 운영까지 하시려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어떻게든 해보려고 해요. 서점이라는 게 이제는 단지 책을 사는 곳이 아니라 종합적인 예술 문화 공간이 되어가고 있잖아요. 출판과 관련 없더라도 다양한 분야의 워크샵을 이것저것 해보고 있어요.


이를테면 연기를 하는 친구를 강사로 초청해서 연기 워크샵을 한 적이 있어요. 수업을 신청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기를 한 번도 해본 적 없고, 취미로 연기를 해보고 싶어서 온 사람들이어서 더 재밌었어요. 저희 서점 SNS 계정을 통해 수강 신청을 하신 분들도 있지만, 워크샵을 계기로 별책부록의 존재를 알게 되신 분들도 많아요. 자연스레 서점 홍보에도 도움이 되는 셈이죠.


시나리오 클래스는 어떻게 시작하시게 되었나요?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고, 예전에 직접 시나리오를 써본 적도 있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죠. 글을 쓰는 작업이니 서점과 자연스레 연관이 되기도 하고요. 장건재 감독님의 추천으로 처음 백승빈 감독님과 시나리오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문예창작과에서 강의를 하고 계시기도 하고, 시나리오를 특히 잘 쓰시는 분이라고 듣기도 했고요.


별책부록 사장님 ⓒ 헤아리는 사진기


서점을 운영하고 계시지만, 영화에 대한 애정이 여전히 많으신 것 같아요. <필름에 관한 짧은 사랑>이 <CAST>가 되어 계속 흘러가는 것처럼요.


아니에요, 꼭 그렇지도 않아요. (웃음) 그냥 다양하게 이것저것 하다 보니 영화에 관련된 작업들도 하게 된 거죠. 어느 한 가지 분야나 방향에 갇히지 않고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고 싶어요.



# 별별 것들이 오가는 별책부록


서점이라는 공간이 어떻게 보면 주인장의 취향의 콜렉션이기도 하잖아요. 사장님이 생각하시는 별책부록만의 색깔이 있으신가요?


일단 저희 서점은 여러 명이 책을 고릅니다. 입고할 서적을 선정하는 과정에 저뿐만 아니라 같이 일하는 다른 친구들도 함께 참여합니다. 그러다 보니 제 취향에 국한된 콜렉션이 아니라 다양한 책들이 입고되는 편이에요.


작은 서점들의 경우 소설책을 주로 판매하거나, 사진집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식으로 테마를 잡아 운영하는 곳도 있는데요. 마케팅을 생각하면 그게 더 효과적인 방향인 것 같지만, 별책부록은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누구나 와서 재밌는 책을 찾을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다양한 책들이 꽂혀있는 열린 서점, 별책부록 ⓒ byeolcheck


그렇게 생각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서점을 운영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거예요. 출판업계 사람들 외에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배우는 게 많아요.


늘 열려있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별책부록에 가면 책들이 주제별로 분류되지 않고 뒤죽박죽 섞여있는 느낌이 드는데, 비정형적인 방식의 서가 배치도 비슷한 의도로 기획하신 건가요?


앗… 그건 저희가 시간이 없어서 아직 분류를 제대로 못한 거예요. (웃음) 여유가 생기면 주제나 종류별로 책을 정리할 계획입니다! 언제 여유가 생길지는 모르겠지만요.


어떻게 서점을 시작하시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대학 졸업하고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독립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2년 정도 했어요. 그러다가 2013년에 ‘어쩌다 가게’라는 공간 쉐어 프로젝트에 입점해서 동교동에 카페를 열게 되었어요. 정말 어쩌다가 시작하게 된 거예요. 카페에서 책을 함께 팔던 것을 분리해서 책방을 열게 되었고, 2016년에 해방촌으로 옮겨와서 오픈한 것이 별책부록이에요.


해방촌 중턱에 위치한 별책부록 ⓒ byeolcheck


다른 종류의 가게를 할 수도 있었는데 책방을 운영하시기로 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말씀드렸듯이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물론 책을 읽는 걸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때문만은 아니었어요. 점원으로 일했던 서점이 매우 작은 곳이라, 거의 책방 운영의 모든 일을 직접 다 해야 했어요. 덕분에 새로 서점을 여는 게 그나마 덜 어려웠어요. 미리 세워놓은 계획대로 되는 일은 거의 없었어요. 그냥 흘러와 보니 여기인 거예요. 삶이란 게 다 그렇지만요.


흘러와 보니 여기인 거예요.


요즘도 책을 많이 읽으시나요? 어떤 종류의 책을 좋아하시나요?


일 때문에 기본적으로 많이 보게 되죠. 입고되는 책들은 다 한 번씩 검토해야 하니까요. 양이 많다 보니 정독은 불가능하고 여러 권을 훑어보는 식이죠. 원래 문학보다는 비문학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학생 시절에도 철학책 같은 인문학 서적들을 많이 읽었어요. 내 경험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다양한 지식들을 책을 통해 얻는 게 좋아서 그랬던 거 같아요.


영화 목록을 고민중인 사장님 ⓒ 헤아리는 사진기


# 비디오 키드의 추억


사장님의 영화 취향도 궁금하네요.


요즘은 그냥 재밌는 영화를 보고 싶어요. 어릴 때는 새로운 영화 문법이나 시각을 다룬 작품들을 찾아보기도 했는데, 지금은 오락으로 영화를 즐기고 싶은 마음이 커요. 바쁠 때 짬내서 보는 거니까, 최대한 재밌게 두어 시간을 보내고 싶은 거죠.


어릴 때라고 하시면 언제 쯤인가요?


중, 고등학생 시절에 비디오로 영화를 많이 구해다 봤죠. 199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에 수입되는 영화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특히 일본 영화들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죠. 일본 문화가 우리 나라에 공식적인 루트로 들어오기 시작한 게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았어요. 기타노 다케시나 이와이 슌지 영화는 어둠의 경로가 아니면 보기 힘든 시절이었어요.


그 유명한 <러브레터>도 구해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고....! (사진 출처 : imdb)


시나리오 수업 들을 때 백승빈 감독님도 비슷한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80~90년대에 비디오로 영화를 보던 세대 특유의 영화에 대한 애정과 향수가 있는 것 같아요.


맞아요. 원하는 영화를 구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더 열심히 봤던 거 같아요. 이런 영화도 찾아서 봤다 하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컸죠. 이만큼 희귀한 영화를 그것도 감독판으로 구해서 봤다! 지금 생각하면 유치한 자부심이죠. 이제는 그런 게 중요치 않다는 걸 알지만 그땐 어렸으니까요.


늘 궁금했는데, 그 당시에 불법 비디오는 어떤 경로를 통해서 구할 수 있었나요?


어느 세대나 늘 조숙한 친구들은 있기 마련이잖아요. (웃음) 얼리 어답터들이라고나 할까요. 그런 친구들이 세운 상가 같은 곳에서 복제 비디오를 구해오곤 했어요. 형이나 누나가 있는 친구들이 집에서 가져오기도 하고요. 그런 비디오들은 대개 복사에 복사를 반복한 판본들이라 화질이 매우 나빴지만 그래도 열심히 봤죠.


그렇게 봤던 영화들이 어떤 영화들인가요?


일단 일본 영화들. 이와이 슌지 초기작들을 많이 봤어요. 장르 영화들도 많이 찾아봤고요. 그리고 그당시가 세기 말이었잖아요. 문자 그대로 20세기가 끝나가는 때라서 그런지 SF 영화들이 많았어요.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도 그때 비디오로 처음 봤죠.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가 극장에서 개봉을 하긴 했는데 편집이 많이 된 버전이었어요. 결국에 그 영화도 비디오로 감독판을 구해서 봤던 기억이 나네요.


별책부록 사장님이 고른 '당장 시간이 난다면 꺼내어 보고 싶은 영화' 다섯 편 ⓒ 헤아리는 사진기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신 영화들인가요?


머리 아프지 않게 (웃음)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들을 골랐어요. 영화를 볼 때 스토리보다는 분위기를 많이 보는 편이에요. 서사 구조도 물론 중요하지만, 문학이 아닌 영화만이 할 수 있는 게 분위기를 만드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니콜라스 뢰그라는 영국 감독의 영화를 두 편 골랐는데, 이 사람이 만들어내는 특유의 장르적인 분위기를 좋아해요. <첨밀밀>은 로맨스 영화이지만 홍콩의 중국 반환 시기의 분위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기도 해요. 제가 기억하는 1990년대 후반 홍콩의 분위기는 정말 복잡미묘했거든요. 한 시대의 끝에 대한 아쉬움과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 불안이 뒤섞여있던 시기였어요.


마지막에 적어주신 <하녀>는 김기영 감독님의 작품인가요?


네, 맞아요. 영화를 본 건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어요.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충격적인 영화였어요. 1960년 작품인데 그 당시에 벌써 이런 스타일과 분위기를 만들어냈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지금도 존경받는 거장이시지만, 지금 이 시대에 활동을 하셨다면 더 엄청난 영화들을 만드시지 않았을까 싶어요.


영화 <하녀> 스틸컷 (사진 출처 : kmdb)


# 일단 한 번 해보는 수밖에


서점을 운영하시니까 매체에 대한 고민도 많으시겠어요.


여러가지로 고민을 많이 하죠. 점점 책이나 사진보다는 영상으로 매체의 중심축이 옮겨가고 있으니까요. 예를 들면 SNS에 사진을 올려서 책방 홍보를 하고 있는데, 스토리 기능이 생기면서 인스타그램도 영상 중심의 콘텐츠가 많아지고 있잖아요. 사진 찍어서 올리는 것도 어려운데. (웃음) 잘할 수 있을까 걱정 되기도 하죠.


그런데 다른 한 편으로는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해요. 우리가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꼭 고퀄리티의 영상물을 만들어야만 사람들에게 주목받을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작은 거라도 일단 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이것저것 해보는 중입니다.


매체가 다양해진 덕분에 창작이라는 행위의 문턱이 많이 낮아진 것 같기도 해요.


예, 맞아요. 그러니까 일단 한 번 해보는 수밖에 없는 거죠.


종이책이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적어도 저희 책방을 방문해주실 정도의 마니아 독자층은 계속 종이책을 소비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두운 밤에 더 밝게 빛나는 별책부록 간판 ⓒ byeolcheck


더 이상 종이책이 팔리지 않는 시대가 된다면 그땐 책방 문을 닫아야겠죠. 특별한 사명감이나 책임 의식을 가지고 책방을 운영하는 게 아니에요. 책을 좋아하니까,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지만 별책부록이 세상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아요. 그건 오만한 생각인 것 같아요.


물론 저희 책방이 작게나마 사람들의 삶에 즐거움을 줄 수는 있겠죠. 하지만 어쨌거나 이건 저의 생업이고, 그러니 더 이상 지속할 수가 없는 상황이 온다면 다른 일을 찾아야 할 거예요. 그런 날이 오게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계속 해보려고 합니다.


# 인터뷰를 마치며


긍정적인 말들이 설득력을 잃는 시대다. 수많은 실패와 좌절 앞에서 응원의 메시지들은 힘을 잃는다. 대책없는 낙관주의는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한다.


별책부록 사장님과 대화를 하다가 문득, 이 사람이 참 긍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괜찮아, 잘 될 거야! 하는 부류와는 다른 종류의 느낌이었다.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밀어붙이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다양한 경험을 근거로, 어차피 인생은 뜻대로 살 수 있는 게 아니니 흘러가는 대로 맡기면 된다고 말하는 투였다. (물론 사장님이 어떤 삶의 굴곡을 겪어 오셨는지 잘 알지 못하지만…!) 그런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은연 중에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편하고 즐거웠던 사장님과의 인터뷰 ⓒ 헤아리는 사진기


별책부록(別冊附錄). 본래 ‘별도로 제공되는 부록책’이라는 뜻이지만, ‘별별 책들이 덧대어진 기록’이라고 조금 다르게 풀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다양한 시간의 조각들이 켜켜이 쌓인다. 그렇게 만들어진 삶의 책장들을 자주 들춰보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그러다 조금 색다른 삶의 책깔피를 끼워넣고 싶을 때, 해방촌 구석구석을 헤매다 별책부록에 들러보실 것을 추천한다. (해방촌에 있는 다른 독립 서점들을 함께 둘러보셔도 좋다.) 그곳에서 당신이 어떤 사람, 어떤 책을 만나게 될지 알 수 없지만, 미리 알 수 없으니 더 재밌는 게 아닌가 싶다.



책방 별책부록이 더 궁금하다면?

별책부록 홈페이지 http://byeolcheck.kr/

서울특별시 용산구 용산동2가 신흥로22가길 8

(매주 월요일 정기 휴무)



시네필의 초상은 영화를 전공하거나 영화업계에 종사하지 않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글은 자유롭게 공유하셔도 좋지만, 사진 사용에 대해서는 아래 인스타그램 계정이나 이메일로 문의 주세요.


인터뷰  길중 동규(헤아리는 사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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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아리는 사진기

인스타그램 @hae.pic

이메일주소 devin.yoon171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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