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에는 더 잘 하자. 그리고 이런 디자인적 범죄를 그만 두자.
본 기사는 Co.Design의 아티클을 번역한 글입니다. 본 기사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 기사에는 10가지 디자인 트렌드를 언급 하지만, 패션과 건축 디자인과 관련된 항목은 이해의 어려움으로 인해 제외 하였습니다.
https://www.fastcodesign.com/90153788/the-10-design-trends-of-2017-that-need-to-die
2017년에 디자인계에서 정말 많은 일이 일어났다. 나이키에서는 소수자를 위한 디자인을 선보였으며, 가상현실을 통해 기존에 상상하지 못하던 것들을 이루어 냈다. 오랫동안 디자인계에서 무시되었던 문제들에서도 진보가 이루어 졌다. 그러나 그에 반해 많은 실패, 좌절, 혹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디자인들도 많았었다. 간단히 말해서, 이 8개의 디자인 트렌드는 없어져야 마땅하다.
알고리즘이 어떻게 계산 되는지 이제는 알때가 되지 않았는가? 사실 알고리즘은 우리의 삶을 조용히 조정하고 있다. 누구에게 투표를 해야 하는지, 무엇을 읽어야 하는지,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무엇을 봐야 하는지, 무엇을 들어야 하는지 등등 말이다. 문제는 이런 알고리즘이 어떻게 계산되고 작동 되는지 누구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더욱 큰 문제는 이런 알고리즘을 사용해서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기업들 조차도 어떻게 작동되는지 완벽히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은 자동 알고리즘을 통해서 회사의 방침과 반대되는 자기 모순적 서비스를 만들어낸 적이 있다. 바로 반 유대인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유저들의 카테고리를 만들어 타겟 광고를 한 것이다. 불투명한 알고리즘은 중단되어야 하며, 공교롭게도 이에 동의 하는 손길들이 보여지고 있다.
2017년에 ACLU는 AI에 저항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IDEO는 최근 사람 중심 알고리즘을 디자인 하는 방법을 만들기 위해 데이터 과학을 하는 회사를 인수 하였다. Ciff Kuang는 뉴욕 타임즈 매거진과 Co.Design에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AI가 나오고 있다는 기사를 작성 하였다. 이는 X.A.I라고 불리는데, 알고리즘을 통해 사람에게 무엇을 배웠는지, 알고리즘이 어떻게 의사 결정을 내리는지를 가르쳐 준다.
오래된 구어 중에 '시간이 돈이다' 라는 말은 현재 '관심이 궁극적인 자산이다' 라는 말로 바뀌였다. 최근 기업들은 최대한의 노력으로 교묘한 UX를 심어 유저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려 하였다. 앱들은 한시간이 멀다 하고 끊이지 않게 알림을 날리고 빨리 폰을 열어서 그 안의 컨텐츠 속에 빠지도록 유도한다. 웹사이트들은 대문 페이지부터 팝업 광고와 알림을 날리면서 고객을 유도한다. 뉴스 피드 알고리즘은 유저가 앱을 닫지 못하게 정확하게 나의 취향을 분석해 내서 관심있을 만한 컨텐츠로 채워 넣는다. 이런 디자인은 마치 슈거 러쉬와 같아서 막상 먹을때는 달다고 먹지만, 과다복용을 해서 구토가 나기 전까지는 멈추지 않을 수도 있다. GQ에디터인 Kevin Nguyen이 트위터에 남긴 것 처럼 관심경제 중심의 디자인 철학은 아래와 같은 좌절만을 안겨준다.
디자인은 사용자를 존경해야 하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 예를 들어, Mark Wilson이 구글 픽셀 2에서 가장 좋은 기능이 미미한 알림 표시라고 한 것 처럼 말이다. (iOS에서 알림이 밝은 빨간색 점으로 표시 된것과 다르게 구글 픽셀2 에서는 앱 아이콘과 비슷한 색을 골라 빛 바랜 핑크나 파란색으로 표시한다) 2018년에는 이런 것들이 더욱 많아지길 바란다. 제발.
소셜 미디어 앱들은 몇년 전부터 이미 메세지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테크 중심 기업들은 메세지 앱을 소셜 플랫폼으로부터 떨어 트려 놓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페이스북 메신져나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같은것들 말이다. 메세지 앱을 따로 떨어트려 놓는 것이 사용자들의 관심 대상일까? 미국에서 스마트폰 유저들은 평균 90개의 앱을 설치하고 있으며, 매달 주기적으로 사용하는 앱은 30개 정도로 추산된다. 이것도 많은데, 대화나 활동 같은 것들이 더 많은 앱들에 포진 되어야 하는가?
작년에 뉴욕 타임즈는 물었다. "왜 미드 센츄리 디자인은 저물지 않을 것인가?" 영향력이 꽤나 강한 대중매체가 스타일 트렌드에 대해 논하는 것은 그 스타일이 확실히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미드 센츄리 모더니즘 뿐만이 아니라 그에 따라 파생된 수 많은 디자인들에 대한 것까지도 포함 해서 말이다. 미드 센츄리 모더니즘은 확실히 디자인계의 큰 물결로 인정을 받았었고, 지금 내가 이야기 하는 것은 모더니즘 자체의 전통적인 것에 대한 모함이 아니다. 그러나, 스타일이 현대적인 소비 생태에 따라 변질되어 버렸다는데 있다. 모더니즘의 원칙은 좋은 품질, 대량 생산, 알맞은 가격의 디자인 이였고, 현대에 와서는 그 원칙은 이미 깨졌다. 웨스트 엘름의 페기 소파를 예로 들어 보자. 보기에는 예뻐보일지 모르지만, 품질이 영 시원찮다. 소파 다리는 걸핏하면 부러지고, 겉을 감싸는 천에 붙어 있는 단추는 떨어지기 일쑤다. 거기에다 소매 상인들의 돈을 벌고자 하는 욕구는 남의 것들을 카피하는게 급급해서 어느 매장에 가나 다 똑같은 상품들만 볼 수 있게 되었다.
가구 디자인의 다음 트렌드는 미드 센츄리 디자인의 반복이 되어서는 안된다. 현대 시대에서 발전된 생산 공정을 통한 고품질의 달성을 원칙으로 가지고 가야 한다. 소파의 다리는 부러지지 않게 단단하게 만들어야 하며, 선반은 한번 움직였다고 무너져서는 안된다. 미드센츄리 가구 디자이너와 제작자들은 몇십년이 지나도 여전이 든든한 가구로, 그 형태 그대로를 보존할 수 있게 만들었었다. 그리고 그 상품들은 대량생산을 통해 많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몇 십년이 지난 지금도 전국 곳곳의 중고 가구 매장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현대의 소재와 공정 기술은 예전 것 보다 더욱 발전되었고 정교하기 때문에, 제작자들은 저품질의 가구들 앞에서 할말이 없을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이다. 예를 들어, Ammunition이라는 디자인 회사에서 단단하고 견고한 재질의 나무와 부품들을 사용해서 간편하게 조립, 해체가 가능한 가구 라인을 만들어 낸것 처럼 말이다.
20대, 30대를 타겟으로 하는 브랜드의 디자인들의 공식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부드러운 핑크색이나 러스티한 파스텔 느낌을 지니는 복숭아 색을 메인 컬러로 지니고, 깔끔하게 단정된 폰트를 사용하며, 아마도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받았을 것이며, 간략한 브랜드 이름과 함께 미니멀한 룩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이것을 미니멀리즘이라고 부르며, Hims, Chobani, Glossier, Mansur Gavrila, Thinx외에도 많은 브랜드가 비슷한 디자인 철학을 가지고 있다. X세대를 타겟으로 하는 Jay-Z조차도 그의 최근 앨범인 4:44의 앨범커버 역시 미니멀리즘의 성격을 띄고 있다. 하지만, 브랜드 회사에서 고용한 디자이너의 역할이 같은 스타일을 반복하는 것 밖에 못한다고 생각 하는가. 그들은 같은 스타일을 반복 하는 것 보다 더 높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반복이 아닌 그 업계에서 두들어질 수 있는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은 어떤가? Wolff Olins라는 디자인 에이전시는 최근에 Zigbee라는 IoT회사로부터 브랜딩 수주를 받았는데 그들이 만든 로고를 봐라. 그들이 작업한 Dotdot의 로고는 두개의 라인과 콜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모티콘같은 방향으로 로고를 만들어서 누구나 키보드로 타이핑 할 수 있다는 철학이 담겨져 있다.
기술 기반 기업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커넥티드 디바이스를 우리의 목구멍에 쑤셔 넣고 있었지만, 이번 년도에는 특히나 어린 사용자를 타켓으로 하는 제품들이 많이 출시 되었다. 스마트 인형, 스마트 왓치, AI 베이비 모니터 등등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디바이스이거나 부모들의 양육을 도와주는 디바이스들이였다. 이런 제품들은 사실 보안 문제나 개인 사생활 침해라는 심각한 결점을 가지고 있었다.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아이들을 위한 알렉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출시된 Aristotle은 사생활 침해 문제 때문에 결국 취소 되었고, 소비자 감시단은 그런 스마트 디바이스들이 수집하는 데이터의 종류와 양의 투명성에 걱정을 내비쳤다. 독일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디자인 된 스마트 왓치를 “법으로 금지하는 청취 디바이스”라며 금지 시켰고, FBI조차도 IoT장난감 안에 위험이 잠재한다고 부모들에게 경고 하였다. 한 조사에 따르면 낮선 사람이 스마트 장난감을 해킹해서 아이들에게 말을 걸 수도 있다고 밝혀졌다. 오싹하지 않은가.
그 반면에 기업들은 이런 물성을 지닌 장난감 이외에 아이들을 위한 소셜 미디어 앱들을 출시 했다. 페이스북은 13살 미만의 어린이들만 가입할 수 있는 “메신져 키드”를 발표 하였고, 레고는 그보다 더 어린 아이들을 위해 앱을 출시 했다. 레고 라이프는 7세부터 12세 까지의 아이들을 타겟으로 하였다.
이에 대한 대안은 무엇일까. 그냥 가장 기초적이고 덜 떨어진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 문제가 있는가? 시장이 스마트의 물결을 지니고 있다고 한들, 아이들의 장난감까지 스마트 화 시킨다는게 좋은 생각인것 같지는 않다. 기초적인 과학, 수학, 공학들을 탐구할 수 있게 하고, 아이들을 감시하고 스파잉 하는 인형 없이 창의적으로 기초적인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 어떤가? 산타, 노트 받아 적어라.
“우리는 더 이상 매장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도시 광장이라고 부릅니다” 애플 매장 부서의 부사장인 Angela Ahrendts는 지난 9월에 열린 애플의 키노트 행사에서 선언 하였다. 쇼핑몰의 경관은 시대에 발 맞춰 변하고 있으며, 구매자들은 점차 온라인으로 옮겨 가고 있고, 상점주들은 물리적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새로운 실험들을 진행중이다. 매장은 여전히 기업들에겐 새 상품을 소개하기에, 감성과 철학을 전달하기에 여전히 중요한 접점이다. 그들의 목적은 고객들을 매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하는 것이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계략은 무엇인가. 마치 쇼핑몰을 공공장소나 모두를 위한 커뮤니티 공간 처럼 꾸며 놓는 것이다.
작년에 애플은 샌프란시스코 매장에 나무와 벤치 같은 것들을 설치 하고 마치 타운 스퀘어 인것 처럼 변장을 했다. 제품 진열 보다는 사람을 모으는데 신경을 쓴 것이다. 애플이 가장 최근에 지은 부르클린의 포트 그린에 있는 매장도 역시 같은 모티브를 지니고 있다.
나이키 역시 뉴욕에 새로운 플래그쉽 스토어를 만들 계획을 최근에 발표 하였다. 그리고 제품 진열 보다는 공간 안에 커뮤니티를 조성하기 위한 장치들을 강조 하였다. 멤버 전용 클럽,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스니커즈 바, 제품 수령과 환불을 위한 사물함 같은것들 말이다. 쇼핑몰은 결국 “제 삼의 공간”으로 변화되고 있다. 스타벅스는 이런 커뮤니티를 위한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처음으로 노력한 기업이고, 수많은 체인점들을 통해 많은 부를 거두었다. 그러나 그 커뮤니티 안에서 파는 제품이 2달러 짜리 커피냐, 200달러 짜리 스니커즈냐, 2000달러 짜리 컴퓨터이냐에는 큰 차이가 있다.
Co.Design의 Kelsey Campbell-Dollaghan은 왜 쇼핑몰이 도시 광장이 될 수 없는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일축한다. “예산이나 정치적 지원 없이 도시 안에서 새로운 공공장소를 만드려면 대기업들의 진출은 당연시 여겨야 합니다.” 또 이렇게 덧붙인다. “그러나 용어적 체계에 있어 미미한 변화이므로 매장들이 모여 있다고 해서 절대로 공공장소가 될 수 없습니다. 매장들은 규범화 되어 있고, 고객들을 감시하고, 대기업들의 구체적인 목적하에 건설되고 디자인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보고 싶은 것은 애플 매장처럼 큰 규모의 투자를 받아 건설된 실제의 도시 광장을 보고 싶다. 470억 달러나 되는 세금 우대 혜택을 생각해 본다면, 애플은 공공장소의 탈을 쓴 매장이 아닌 실제로 대중을 위한 공공장소를 만드는 사업에 뛰어 들어야 한다.
성별에 따라 다르게 디자인 된다는 말은 당연스럽게 남녀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 아니다. 종종 우리는 같은 제품인데 여성용이 남성용보다 가격이 더 비싸게 책정된 경우를 본다. (핑크세금이라고 불린다.) 이는 어떤 차별적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건 위험하고 끝내야 한다.
예를 들어, 병원 관련 직종에서 일하는 75%의 사람들이 여성이 반면, 대부분의 의료 기구들은 남성에 의해 디자인되고, 남성을 위해 디자인 된다. Co.Design의 최근 기사에서 언급 되었듯이, 외과 수술에 사용되는 도구들이 남자의 손 크기에 맞춰 디자인 되고, 한 사이즈 밖에 나오지 않는 의사 가운은 여성들에게 너무 크다. 의료 업무에는 섬세함에 결부될 수 밖에 없는데, 이런 큰 가운은 더욱 거추장스럽게 한다.
남녀에 따라 다르게 디자인 하지 않는다면 어떤가.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한다면 이런 불편함은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남녀 평등 사회로 가기 위해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Target매장에서 최근에 남자 아이던 여자 아이던 같은 디자인의 옷이 출시 되었다. 물론, 남자와 여자가 같은 옷을 입는다고 해서 수세기 동안 지속 되었던 사회적 불평등을 지우지는 못 할 것이다. 그러나 성별에 따라 “다름”을 강조하는 심리적 장벽을 허무는데 한 걸을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