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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으르니스트 Feb 17. 2024

매일 30분, 글쓰기 좋은 질문 642

(28) 나이트클럽에서 귀중품이 분실되었다.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자기야, 내 핸드백 못봤어?"

    건너편 소파에 앉은 여자가 퍼머로 구불거리는 머릿카락을 손가락에 말아 꼬아대며 물었다. 내 귀가 쫑긋거렸다. (물론 정말 토끼처럼 쫑긋거리는 것은 아니다. 청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이야기다.) 지금 클럽 안에는 비트감이 넘치는 일렉트로니카 음악이 가득했고 그것 때문에 귓청이 떨어져 나갈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여기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온몸을 뒤흔드는 이 소음인지 음악인지는 아예 안중에 없었다.

    클럽 안에서 만난, 앞에 있는 이 여자는 잔뜩 찡그린 얼굴로 소파 틈새며 테이블 아래를 뒤적거리고 있었다. 나는 멀거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방금 전 그녀와 나는 각자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나는 화장실 쪽으로 향하며 지나치게 몸에 달라붙는 원피스를 입은 또 다른 한 여자와 마주쳤다. 그녀는 친구에게 투덜거리며 화장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하, 짜증나. 분명 화장실 들어가기 전까지 끼고 있었는데, 도대체 어디로 간거야?"

    "손 씼을 때 빼놨던 거 아니야?"

    그녀는 클럽 안에서 반지를 잃어버린 듯 했다. 나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귀를 쫑긋거렸다. 나는 그녀들이 어느 자리로 가는지 눈으로 쫓았다. 그것이 다름 아닌 바로 내가 이 클럽에서 듣고 싶은 이야기였으므로.

    삼일 전, 비서 로레인이 우편물 두 통을 가져다 주었을 때 나는 하얀색 봉투 - 경찰청의 러셀 경감이 매일같이 보내는 사건 일람 우편 - 을 뒤로 젖혀두었다. 오랜 친구인 러셀은 나의 은밀한 부탁으로 경찰에 접수된 사건을 매일같이 우편으로 보내주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뉴욕은 유래가 없을 정도로 치안이 안정된 나날을 보내고 있어 그의 편지는 매일 잘 지내냐는 안부인사 뿐이었다. 그리고 그에게 오는 그 오나마나한 편지 외에는 나에게 다른 연락이 없었다. 경찰이 월급값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뉴욕의 그 많던 범죄자들이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하여간 그 말인 즉슨, 사건을 찾아다녀야 밥벌이가 가능한 나는 밥줄이 끊겼다는 뜻이었다.

    그런 나에게 두 번째 편지 - 주소와 이름을 급하게 휘갈겨 쓴 - 봉투는 당연히 밥 냄새가 나는 편지였다. 나는 컷팅 나이프도 쓰지 않고 봉투 입구를 거칠게 찢어냈다. 봉투 안에도 마찬가지로, 급하게 휘갈겨 쓴 짧은 편지 한 통이 들어있었다. 나는 편지를 눈으로 빠르게 훑었다.




* 나이트클럽에서 엄청난 양의 귀중품들이 도난당하는 밤에, 그 나이트클럽의 뒷켠에서 항상 사람 한 명이 변사체로 발견되는 사건. 알고 봤더니 더 큰 사건과 연결된다는 그런 스토리인데, (24)번 글의 주인공 / 이야기와 연결해서 써보았다. 이러다가 바로 작품으로 하나 완성시킬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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