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티드의 인사담당자가 알려드립니다
11월 16일 디캠프에서 열린 리쿠르팅 행사 100명의 신입사원을 찾습니다에서는 원티드의 인사담당자인 Kim과 Lee로부터 이력서 쓰는 법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당시 참여한 지원자들이 개발직군이었기 때문에 대화는 자연스럽게 개발자 이력서 쓰는 팁으로 이어졌다. 모쪼록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지원자에게도 도움이 되길!
지원자: 개발자 채용 때 어떤 관점으로 보는지 궁금하다.
Kim: 우리 회사에는 iOS 개발도 있고, 안드로이드 개발도 있다. 혹시 경력이 있나?
지원자: 경력이라기보다 창업을 해서 1년 정도 서비스를 운영한 적 있다.
Kim: 개인적으로 앱 론칭을 했다면, 그게 잘 됐는지 안 됐는지가 우선 가장 눈여겨볼 부분이 되겠다. 하지만 모든 앱이 성공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앱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성과는 어땠는지를 설명할 수 있으면 그 자체로 훌륭한 포트폴리오가 되기도 한다. 개인이 아닌 팀 단위로 일하는 경험도 도움이 된다.
Lee: 사실 개발 쪽은 이력서를 엄청 잘 쓰는 것보다 어떤 프로젝트를 어떻게 했는지가 중요하다. 그런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깃허브(GitHub)가 있으면 베스트다.
탈락 사유로 많이 지목되는 것은 지원한 회사와 기술 스택이 잘 맞지 않거나, 사용하는 개발 언어가 많이 다르거나. 크게는 이런 두 가지 정도다.
지원자: 스타트업에서 신입 개발자를 많이 모집하나.
Lee: 기업 입장에서 신입을 뽑는 것이 어렵긴 하다. 빨리 새로 만들어야 하고, 출시해야 하고, 시장성을 검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분 한 분 개발자가 본인 것 하기에 벅찬 상황이다. 그래서 신입을 뽑는다는 건, 시간을 투자하더라도 우리 기술 방식대로 트레이닝 시키고 같이 길게 가고 싶다는 의미라고 보면 된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들은 여유가 생겼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도 여유가 생기면 당연히 뽑고 싶다.
탈락 사유로 많이 지목되는 것은 지원한 회사와 기술 스택이 잘 맞지 않거나, 사용하는 개발 언어가 많이 다르거나. 크게는 이런 두 가지 정도다.
지원자: 기술 스택 위주로 쓰다 보면 이력서에 다른 내용이 거의 없게 된다. 개발자가 아닌 입장에서 보기에는 어떤 걸 써주면 좋을 것 같나.
Kim: ‘어떤 프로젝트를 했는데 어땠다.’라고 말하는 것은 좋은데 어떤 정도의 규모였는지 써주어야 성과에 대한 판단이 쉽다. 그리고 개발 기간도 중요하다. 규모와 기간을 강조해서 써주시면 좋을 것 같다.
Lee: 정보를 충분히 상세하게 주는 게 중요하다. 신입의 경우, 출시가 안 된 프로젝트를 적은 경우도 많다. 그러면 몇 명이 참여를 했고, 왜 이 기획이 시작이 되었는지 와 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얼마나 기여했는지 기여도를 적어주면 좋겠다. 팀이 개발자만 모인 팀일 수 있고, 기획자나 디자이너 같은 다른 직군과 협업이 필요한 팀일 수도 있다. 그런데 팀 몇 명이라고만 쓰면 모른다. 지원자가 있으면 인사담당자가 일차적으로 보는데, 설명이 부족하고 너무 간단한 이력서는 걸려질 수도 있다.
Kim: 그렇다고 4~5장이 되면 보기가 힘들다.
Lee: 맞다. 비개발자가 봤어도 “이런 걸 했구나” 하는 느낌이 들게 하는 정도면 된다.
Kim: 이력서에서는 큼직한 것을 쓰고, 자세한 내용들은 경력기술서로 따로 내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많은 기업들이 면접에 들어갈 때 서류를 인쇄해 가는데 10장짜리를 인쇄한다고 생각해보자. 인쇄해간다 한들 10장이나 되면 전부 기억할 수도 없다. 길쭉한 이미지 파일처럼 인쇄가 힘든 포맷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래서 이력서는 너무 길면 곤란하다는 점, 그리고 인쇄가 가능한 포맷인 편이 좋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어라. 개인적으로는 3장이 넘어가면 힘들다.
정보를 충분히 상세하게 주는 게 중요하다. 그렇다고 4~5장이 되면 보기가 힘들다.
지원자: 또 이력서를 쓸 때 주의할 점이 있나?
부모님 연세, 직업, 안 궁금하다. 주민등록번호 절대 다 적지 말아라. 개인 정보를 엄격히 지키는 회사의 경우 주민등록번호가 들어간 PDF 파일은 그것을 인쇄해서, 지워서, 다시 복사해서 면접관에게 배부해야 한다. 그런 회사에서는 주민등록번호가 적힌 이력서를 매우 싫어할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생년월일마저도 그리 필요 없다고 본다. 이력서를 ‘채우려고’ 길게 쓰기 전에, 굳이 넣지 않아도 되는 정보들이 들어가 있는 건 아닌지 한 번 고민하면 좋겠다.
지원자: 몇 안 되는 면접 경험이 있었다. 면접의 말미에 “또 궁금한 것 있으세요?”라고 물어봤을 때 질문을 많이 하는 것이 좋은지, 적게 하는 게 좋은지 궁금하다.
Kim: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달렸다. 면접 ‘꿀팁’으로 ‘면접 가서 연봉을 물어봐라.’라는 얘기를 하는 걸 봤다. 이른바 ‘호구되지 말라’는 의미의 팁으로 돌아다니는 것 같다. 그게 어떤 당부인지도 알겠고, 연봉이 구직자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인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면접 자리에서 그런 질문은 좀 말리고 싶다.
예를 들어보자. 제가 이 자리에서 “이 아이폰 100만 원이에요. 사실래요?”하면 사고 싶은 생각이 별로 안 들 것이다. 그런데, “이 아이폰은 이런저런 새로운 기능이 있고, 기존 제품과는 다른 디자인이 도입됐고, 최신 제품이고, 내구도가 좋다.”라고 설명한다면, 그때야 이 아이폰이 어떤 아이폰인지도 이해하고, 누군가는 비로소 구매의사가 생기지 않겠나. 지불용의가 있는 사람이 “그래서 얼마에요?”라고 물어봤을 때 가격을 말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이다.
연봉도 마찬가지다. 희망연봉은 당신과 일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에게 말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협상의 기술이다. 이력서의 ‘희망연봉’ 칸이 그리 효과적이지 않은 이유다.
희망연봉은 당신과 일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에게 말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지원자: 그렇다면 어떤 질문을 해야 할까?
Lee: 개발자는 의사결정과정이 어떤지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기업마다 스타일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정말 대표님 말대로 진행해야 하는 회사도 있다. 물론 그걸 솔직하게 얘기해 주기는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하는 게 어떻냐에 따라 판단 기준이 달라질 것이다.
같이 일하는 분들이 몇 명이고, 어떤 사람들인지도 알아봐라. 특히 신입이면 그래도 들어가서 배울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은 회사에 잘하는 기술자가 모여 있느냐, 어떤 제품/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어떤 일을 했던 사람인지를 알아야 한다. 스타트업은 알려지지 않은 회사니까, “어디 출신들이 모였다”라고 많이 홍보 하지 않나. 그 회사의 어떤 분야에서 어떤 개발을 했는지는 알면 더욱 좋다. 서비스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메인이 됐던 서비스도, 마이너 서비스도 있다. 똑같다. 잘 나가는 곳에는 잘하는 분들이 올 수밖에 없다.
Kim: 질문을 적게 하냐 많이 하느냐로 단순히 딱 잘라 설명할 수는 없다. 나도 인사담당자로서 면접에 참여하는데, 지원한 회사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과 그냥 오신 분은 아무래도 질문이 많이 다르다. 면접 자리에서 느낄 수 있다. 그냥 온 분은 궁금한 게 있냐는 질문에 “이 기능 잘 안 되던데요”라고 버튼 하나에 대한 얘기를 한다면, 많이 써보고 관심 있게 본 분은 “플로우가 이상하네요. 이렇게 수정하면 어떨지 생각해봤는데 어떨까요?”라고 말한다. 대화의 깊이가 달라진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후자에 더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정말 관심 있는 회사의 면접 자리에서는 서비스를 직접 이용해보거나 지원한 분야와 관련한 경험을 바탕으로, 본인의 관점에서 더 개선 혹은 발전시켜 나갈 부분이 있는지 고민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면접은 매우 긴장되는 자리이기에, 정제되지 않은 표현도 나올 수 있고, 그 순간 대답하지 못한 것이 뒤늦게 생각날 수도 있다. 사람을 많이 생각하고 배려하는 회사라면 “이 자리에서 미처 말씀하지 못했던 말씀이나 궁금한 점이 오늘 늦게라도 생각난다면 이쪽으로 말씀해주세요.”라고 메일 주소라도 알려준다. 우리는 그렇게 한다. “면접은 순발력 테스트가 아니잖아요.” 라는 게 원티드랩 대표님의 면접 단골 멘트다. 실제로 면접 후에 이메일을 통해 본인의 생각을 보다 잘 전달해주셔서 지금 원티드에서 함께 일하고 계신 분도 있다.
대부분 지원자는 본인이 평가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면접이란 지원자도 회사를 평가하는 자리임을 많은 사람들이 간과한다. 면접은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회사와 지원자가 서로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대화를 하는 자리’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마음을 편안히 가지고, 미리 정해놓거나 외워둔 대답을 읊기보다는 정말로 서로가 궁금한 점에 대해 대화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면 좋을 것이다.
정말 관심 있는 회사의 면접 자리에서는 서비스를 직접 이용해보거나 지원한 분야와 관련한 경험을 바탕으로, 본인의 관점에서 더 개선 혹은 발전시켜 나갈 부분이 있는지 고민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지원자: 정말 관심 있는 경우 서비스를 이용해보라고 했는데, 서비스가 없는 회사도 많다. 서비스가 이제 개발을 시작하는 경우가 그렇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하나.
Kim: 서비스가 론칭되지 않았는데 신입을 뽑는 상황이 있나.
Lee: 있을 수 있다. 그 경우 완전 시작 단계이니 대표님 마인드가 가장 중요하다. 최소 1년은 보고 회사에 들어가지 않나.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내 12개월 월급과 커리어가 달려있다. 그래서 이 사람이 이 비즈니스에 관심이 있고 목숨 걸고 하는지를 잘 가늠해야 한다. 간혹 적당히 키워서 엑싯(exit)하는데 집중하는 기업들도 있는데 그런 회사가 서비스적, 기술 구조적으로 튼튼할까? 개인적으로는 의구심이 든다. 또 빨리 키우자고 하면 개발 쪽으로는 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개발자이니 그런 부분을 더 고민하고, 물어보고 가라.
지원자: 면접에서는 주로 어떤 질문을 할까?
Kim: 일반적으로 자소서에 ‘실패 경험에 대해 써보세요.’라는 항목이 있지 않나. 결국 면접 때도 물어보게 되어있다. 모든 조건이 원하는 대로 갖추어졌을 때 일을 못하는 사람은 없다. 항상 모든 일에는 생각지 못한 변수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본인이 그런 것을 극복했던 경험을 꼭 평소에 잘 기억해 두거나 기억이 어렵다면 기록하길 바란다. 신입에게 물어볼 수 있는 건 어떤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하고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 왜 그래왔는지에 대한 것 정도이다. 거짓말은 금물이다. A에서 B를 했다고 거짓말을 한다면 “A에서 C로 안 가고 왜 B로 갔느냐”라는 그다음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
Lee: 힘들었던 것 얘기할 때 팀플 얘기를 많이 한다. 나는 협업이 중요한 프로젝트에서 갈등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풀었는지, 그리고 그 때 본인은 어떤 역할을 했었는지를 파고 보는 스타일이다. 중재자 역할을 했는지, 갈등에 놓였던 사람인지, 해결 과정에서 팀이 와해가 됐는지 등.. 그러면 이 사람이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어떤 성향인지가 살짝 보인다. 그래서 꼭 물어볼 수밖에 없다.
면접은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회사와 지원자가 서로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대화를 하는 자리’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지원자: 좋은 기업을 어떻게 골라야 하나?
Kim: 면접에서 면접관의 태도나 인성이 안 좋다고 느껴지면 합격하더라도 차라리 안 가는 게 낫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런 곳에 들어가면 더 심한 꼴을 볼 것이다. 처음 보는 사람도 그렇게 대하는데, 아는 사람에게는 잘 대할 거라 생각되지 않는다.
Lee: 나는 운영 업무를 하다 보니 지원자 쪽에서 오는 모든 피드백을 본다. 면접 관련해서 본 나쁜 피드백은, 면접 날 시간이 되어 갔는데 면접관이 없다거나, 면접에서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거나, “부모님 뭐 하냐”, “남자친구 뭐 하냐”라는 질문을 하는 경우 등이었다. 1차 면접을 보고 2차 면접에 대한 답변을 일주일 안에 주기로 했는데 약속을 안 지킨 경우도 있다. 그런 걸 보면 ‘이 회사 이상하다’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Kim: 사람을 막 대해도 아무렇지 않다는 게 학습된 기업일 것이다.
Lee: 안 겪었으면 좋겠지만 만약 겪었다면 눈 딱 감고 다른 기업을 찾아라.
Kim: 상황에 따라서는 빠르게 탈출 버튼 누르는 것이 정답일 수도 있다. 어렵게 들어왔는데..라는 생각에 너무 매여 있을 필요는 없다. 당신 자신을 소중히 여겨라. YOUR HAPPINESS AT WORK MATTERS TO YOU.
상황에 따라서는 빠르게 탈출 버튼 누르는 것이 정답일 수도 있다.
지원자: 하지만 이미 계약을 하지 않았나.
Kim: 보통 첫 3개월은 수습기간이다. 수습기간 동안은 기업과 합격자가 서로 별다른 어려운 절차 없이 근로계약을 종료하기가 용이하다. 수습기간 이후 본 채용이 확정되고 나면 일반적으로 한 달의 기간을 두고 퇴사 절차가 진행된다.
Lee: 입사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연봉 확정 짓고 계약서 달라고 해라. 입사하고 나서도 계약서를 안 쓰는 기업이 있다. 그건 나쁘게 말하면 ‘계약서 안 썼으니 나는 언제든 얘를 자를 수 있어’라는 마인드를 가진 기업이다. 스타트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인사담당자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것이 만연시 되고 있어서 굉장히 깜짝 놀랐다. 법적인 보호를 받으려면 무조건 계약서 먼저 받고 쌍방으로 사인한 것을 갖고 있어야 한다.
지원자: 계약서 쓰게 되었을 때 중요시 봐야 하는 부분이 있을까?
Kim: 네이버나 구글에 검색하면 표준 계약서라는 것이 있다. 계약기간, 출퇴근 시간, 휴게시간, 월 급여, 휴무일, 이런 것들이 근로계약서에 명시되도록 법적으로 정해져 있다. 최소한 갖춰야 하는 것은 다 들어가 있으니 그것을 보면 될 것이다. 혹시라도 입사한 회사에서 계약서를 주지 않는다면 먼저 하자고 해도 상관없다. 그 경우, 대표의 마인드에 따라 반응이 다를 것이다. 정말 바빠서 못 챙긴 거라면 뒤늦게라도 챙길 것이고, 그런 요구가 이상한 것처럼 여긴다면.. (한숨) 스타트업은 대기업에 비해 업무 체계가 고도화되지 않은 곳이 많기에, 한 사람 한 사람이 더욱 중요하다. 그걸 아는 곳으로 가시면 좋겠다. 다들 모쪼록 좋은 회사에 가시길 빈다.
법적인 보호를 받으려면 무조건 계약서 먼저 받고 쌍방으로 사인한 것을 갖고 있어야 한다.
스타트업은 대기업에 비해 업무 체계가 고도화되지 않은 곳이 많기에, 한 사람 한 사람이 더욱 중요하다. 그걸 아는 곳으로 가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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