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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암댁 Jan 24. 2016

인도네시아 식물 이야기 (1)

나무(pohon), 잎(daun), 꽃(bunga), 열매(buah)

  인도네시아 다섯 번째 이야기입니다. 세계 3위 열대우림 보유국인 인도네시아는 그 크기만큼 다양한 생물종들이 살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중 우리에게 이로운 약용식물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식물들은 마을에 살던 인도네시아 분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문헌검색을 통해 확인한 내용, 열대 식물학 전공을 한 지인 cecep박사의 이야기, 관련 자료 검토를 통해서 정리하였습니다.


*이탤릭체 변경이 안되어 학명은 모두 삭제하였습니다.

*최대한 정확한 내용을 담고자 하였으나 일부 틀린 내용이 있을수도 있을 수도 있습니다.

휴식 @Eunha Ko, 2009

1. Daun Sirsak

현재는 한국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sirsak 잎차를 그 당시 인도네시아 지인분들이 너도나도 추천해주었습니다. 옆집 아주머니는 직접 잎을 따다 손수 햇빛이 들지 않는 그늘에 곱게 말려 주셨고, 친구는 bogor 농과대학(IPB)에서 만든 sirsak 차 제품을, cecep박사는 sirsak이 함유된 영양제를 귀한 거라며 챙겨주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 갈 때마다, 혹은 한국에 잠시 올 때마다 다시 찾을 때까지 떨어지지 않게 넉넉히 챙겨주던 daun sirsak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마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었는데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니 신기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효능은 항암, 당뇨 수치 조절, 고혈압 정상화, 아토피 완화 등 의 효과가 있다고 하며 인도네시아에서는 원래 매우 유명한 차라고 합니다.

시르싹 잎(daun sirsak) @manfaat


2. Kulit Manggis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중간 정착지로 보고르에 있을  때였습니다. 부모님께 드릴 선물을 고민하던 중, cecep 박사가 추천해준 영양제가 있었는데 Kulit Manggis가 바로 그 약의 성분이었습니다. 즉, 망고스틴 껍질로 만든 영양제였습니다. 사실 인도네시아에서 망고스틴을 먹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생각지도 못한 터라 효능을 자세히 살펴보니 대략 피부미백과 항산화 효과가 있다고 적혀있었습니다.

망기스 껍질(kulit manggis) @sehatcenter

3. Buah papaya

습한 기후 때문에 원래 약했던 편도가 붓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프다며 숲에 못 들어가는 게 싫어 냅다 목감기약을 먹곤 했습니다. 인도네시아에 올 때 가장 먼저 챙기는 것도 총 여행 일정을 고려한 목감기약 들이었을 정도로 저에게는 걱정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한 상황이었습니다. 금요일에 슬슬 아파오기 시작하면, 토요일은 반나절만 참고 약을 안 먹고 버텨보기도 했는데, 어느 날 골골거리던 저에게 옆집 아주머니가 내밀었던 과일이 papua였습니다. 산 속 마을 어디에서 구하셨는지 모르겠지만, 냉장고가 없어 전혀 시원하지도 않고 밍밍했지만, 당근 같기도 한 달달한 과일이 주는 포근함은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동남아 여행을 하면 자주 먹게되는 papua지만 먹을  때마다 그때 일이 생각이 납니다. 글을 쓰면서 효능을 찾아보니 소화, 잎은 항암효과가 뛰어나다고 나오긴 하지만... 저는 감기에 좋다고 먹었더니 감기도 낫게 하는 것 같습니다.  

파파야 열매(buah papaya) @healthimpactnews

4. Bengkuang

혹은 Bengkoang이라고도 불립니다. 감자 같기도 한 우스꽝스러운 모양새지만 맛은 꽤나 좋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떤 효능이 있는지 알고 먹었던 것은 아니지만 굉장히 독특한 느낌의 무와 배 사이의 맛이 났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비타민B1, C가 풍부하고, 피부 미용에 특히나 좋다고 합니다. bengkoang wajah로 검색해보니 bengkuang을 갈아서 팩을 하면 잡티제거에 효과적이라고 나오네요. 상용화된 상품을 한국에서 구할 수 있다면 사용해 보고 싶어 졌습니다.

방꽝(bengkuang) @eresep

5. Daun Guava

사실 마을에 구아바 나무가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Aris가 산속 기온이 생각보다 낮아 열매는 안 열린다며 사실 이 마을엔 두리안 나무도 있다고 귀띔해주었습니다. 제 기준에 두리안은 다른 과일에 비해 너무 비싸서 자주  사 먹지는 못했기에 매우 아쉬웠습니다.  도시에 나간 어느날 Aris와 두리안 한팩(두리안 2~3조각)을 사서 도시와 마을 중간 지점 즈음에서 먹었던 적이 있습니다. 냄새 때문에 게스트하우스에서도 먹지 못하기 때문에 산길에서야 마음 편히 먹을 수 있었던 과일이었습니다. 다시 Guava 이야기로 넘어와서 다시 이야기를 해보면, 어느 날 마을에 두 명의 토마스가 방문했습니다. 발리를 통해서 온 두 토마스는 저에게 야생 바나나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물어보는 의심스러운 토마스였지만, 심심했던 생활에 말동무가 생겨 내심 좋았습니다. 어느 날 복통을 심하게 앓는 토마스를 위해 토마스가 구아바 나무가 있냐고 물어보아 마을 사람들을 통해 알아봐 주었더니 구아바 잎이 복통에 좋다며 찾은 구아바 잎을 질겅지겅 씹어 먹었습니다. 그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어서 배가 아프면 구아바 잎을  먹어봐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아직까지 배가 아픈 적이 없어 실천은 못해보았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토마스들 말대로 guava 잎이 감기, 위장장애 등에 좋다고 나와 살짝 실소가 나왔습니다.

구아바 잎(daun guava) @kusehat


  안타깝게도,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으로 열대우림 파괴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 중 하나(매년 남한 면적의 1/5에 맞먹는 열대우림이 사라진다고 볼 수 있음)로 꼽히고 있다고 합니다. 당연히 열대우림 파괴는 곧 그 공간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동물들에게 큰 위협으로 직결됩니다.

@ Eunha Ko, 2009

  한 때 그 공간에 함께 살았던 인간으로 인도네시아의 동물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귀한 식물자원에 대해 소소한 이야기들과 함께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다보면 한두 건의 세계 뉴스, 기사거리가 아니라 열대우림 보호에 대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자신의 일처럼 여겨주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까 단순히 기대해 보며 이 주제를 잡아보았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대우림 @Eunha Ko,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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