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가 좋은 이유
브런치
- 아침과 점심 사이에 먹는 식사 -
브런치의 사전적 의미는 아침과 점심사이에 먹는 식사를 말한다. breakfast ? + lunch ?
우리말론 ‘아점’ 정도의 말일텐데 과연 브런치는 아침이라고 해야할까? 점심이라고 해야할까?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이란 슬로건이 마음에 끌려서. 혹시 '내 글도 작품이 될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에 문을 두드린 브런치였습니다. 하지만 블로그처럼 확실한 효과도 SNS처럼 접근성도 없어 보였던 브런치는 어딘지 정체성이 불분명한 모습이 마치 저와 같았습니다.
저는 가끔 여러가지 직업과 역할속에 이도저도 아닌 엉거주춤한 모습이 부끄러워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은 심정일때가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상엔 확실한 한가지 색만 있진 않지요. 빨강과 노랑사이에 얼마나 많은 스펙트럼의 주황들이! 노랑과 파랑사이에 얼마나 다양한 스펙트럼의 초록들이 있습니까?세상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건 여러가지 중간색들이 아닐까요?
이쪽과 저쪽 중간에 있는 삶도 하나의 존재일수 있다는 인식.
경계인도 하나의 정체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나니 비로소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그와 함께 경계인만의 역할이 있을거라는 희망도 생긴다.
-옛그림 속 여백을 말하다 중에서-
경계인, 중간색들도 분명히 훌륭한 역할들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브런치를 다시 생각해보면 '브런치'는 아침과 점심을 모두 먹어 불필요한 칼로리 섭취를 늘리는 대신 간소화하고 효율적으로 먹는 식사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속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아침과 점심사이 고급식탁에 앉아 분위기 있는 식사를 하는 모습, 열량섭취를 줄이고 시간을 줄이고 그 속에서 여유를 찾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식사.
글이나 책은 전문작가들이나 유명인들의 전유물 같았지만 저 처럼 평범한 사람,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SNS에 긴글을 쓴다고 눈치먹는 사람들도 마음 놓고 글을 쓸 수 있는 쉼터같은 브런치의 존재감은 확실합니다.
제게 브런치는 경계인같은 저의 생각을 정리하는 공간, 글을 쓰며 스스로 치유되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건 저혼자의 만족이지만 글을 통해 그림 속으로 들어가 아이들을 이해하는 일,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일, 화가가 일생을 걸고 그린 작품의 의미를 여러 사람들과 나누는 일은 더 가치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공간을 제공해주신 브런치 감사합니다.
부끄러운글들이 많습니다. 그런데도 보잘 것 없는 제 글을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아쉽게 수상을 놓치신 작가님들 또한 마음깊이 응원합니다.
브런치북 수상에 감사드리며 더 좋은 글로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