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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모사 Mar 22. 2022

우도를 다녀왔다

1.

제주 남서쪽 끝 우리동네

제주 남동쪽 끝 성산...에서 또 배타고 들어가는 우도

전부터 한번 가보자 가보자 말만 했던 이곳을

드디어 신랑과 함께 다녀오고야 말았다.

이틀간의 휴무를 기꺼이 1박 2일의 짧은 여정에 바치며

왕복 200km의 거리를 운전해준

내 신랑에게 설문대 할망의 축복이 함께하기를.


2.

3월 말의 꽃샘추위는 뻔뻔하게도 위세가 당당했고

롱패딩을 껴입고 갔음에도 우리 부부는

소가 누워있는 형상을 닮았다는 이 섬에서

매서운 찬바람에 시달려야 했다.

그 와중에 신랑은 우도 땅콩 아이스크림을

기어이 먹어야겠다며 검색과 탐방을 거듭한 끝에

그냥 평범한 바닐라 아이스크림 베이스에

대충 땅콩 부스러기만 뿌려놓은 그런 짝퉁 말고

찐으로 우도 땅콩이 전체적으로 고루 함유된

정통 우도 땅콩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었다.

짝짝짝.


3.

물론 맑은 하늘과 밝은 햇살아래 빛났던

이 작은 섬은 고즈넉하고 아름다웠다.

유채꽃의 노오란 물결과 그 푸르른 들판...

우도봉 정상에서 보이던 모든 것이 절경이었다.

다만, 예전처럼 서울에서 온 관광객이었다면

모든 것이 신기해서 오두방정을 떨었겠지만

제주살이 4년차인 우리는 늘상 봐오던 풍경이라

그다지 감흥이 크지 않았다는.

게다가 무엇보다 빌어먹게 추웠다고.


4.

그래도 우도의 소품샵에서 멋진 아이들을 득템.

귤 알 모양의(깜찍도 하여라) 자석과

돌하르방과 해녀의 투컷이 새겨진 냄비받침.

(윙크하는 돌하르방이 포인트)

짧고 춥고 나름 즐거웠던 우도 여행은

이 아이템들로 인해 기억의 서랍에 간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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