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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ssine Feb 22. 2019

이탈리아 토스카나(Toscana)#1

나를 찾아 떠나는 길

사업의 첫 단계로 브랜드를 만들고자 했지만 쉽지 않았고 마음과 머리는 항상 복잡했다.

그러던 어느 날 멘토 비오님은 이렇게 말해주었다.

당신이 누군지를 알면, 브랜드 스토리는 자연스럽게 풀리게 되어있어요.

"그래, 수고했어. 이제 너는 떠나도 돼"


여러 번 반복되는 번아웃(Burnout)을 지혜롭게 잘 견뎌냈다.

그리고 3년 동안의 고민 끝에 이제는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찾았다.

2018년 12월 말, 회사에 약 한 달 후 떠나겠다고 말했고 그다음 해인 2월 초. 나는 결심을 실행으로 옮겼다.

새로운 시작전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의 필요함이 절실했다. 그리고 나는 이탈리아로 향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Italia Toscana)

이탈리아에서 살면서 가보지 못했던 곳이 바로 토스카나였다. 이탈리아 중부에 있는 주(Province)이다.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피렌체가 이곳에 있다. 그 외에 피사, 시에나, 루까, 리보르노 등의 도시들도 있다.

잔잔한 산등성이와 곳곳의 포도밭과 올리브 나무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즐겁고 평온해진다.

토스카나의 별장들 또는 빌라로 들어가는 길은 이렇게 생겼다. 밤이 되면 나무 밑에서 조명이 켜져 더욱 아름답다.


#이탈리아식 아침식사(Colazione)

잠시 한국음식은 잊기로 했다. 오랜만에 이탈리아 Cafe Bar에 들러서 먹고 싶었던 초콜릿 빵(cioccolato brioche)과 에스프레소(Cafe)를 마셨다. " 음~ 그래 바로 이 맛이야!"

이탈리아인들은 아침식사로 빵(크라상 빵)과 에스프레소를 먹는다. 다양한  맛의 빵들이 있으니 골라서 먹을 수 있다.


#루까(Lucca)

토스카나에서 정말 가보고 싶었던 곳이 루까였다. 밀라노에서 일할 때, 같이 근무하는 미국 친구가 여름휴가를 루까에서 보냈는데 너무 좋았다고 얘기했던 것이 기억이 나서 이탈리아에 도착하자마자 이곳으로 향했다.

내가 좋아하는 이탈리아의 붉은 지붕 칼라와 노란 건물이 나를 반겨 주었다. 오랜 역사의 도시에서 "나는 무엇에 영감을 받을 수 있을까?!" 궁금해지고 기대되었다.

루까의 옛 도시는 성곽 안에 있다. 성문 앞을 지나오면 바로 이런 골목이 구비구비 연결되어 있다.


#Guinigi Tower

나는 여행에서 꼭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있다. 바로 가장 높은  건물의 탑에 올라가 도시 전체를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상상한다 "군사들은 다른 도시의 침략으로부터 이 도시를 지키기 위해 몇백 년 전에 이렇게 서있었겠구나!"

Guinigi Tower는 루까에서 방문을 꼭 추천해주고 싶은 탑이다. 위에서 아래를 바라보면 세상의 움직임이 다르게 보인다. 또한 다른 도시와는 다르게 이 곳에는 탑 꼭대기에 정원이 있다.

힘들게 250여 계단을 올라온 관광객들이 탑에서 나무와 흙을 볼 수 있는 곳. 이런 작은 배려들이 고맙게 느껴졌다.

붉은 지붕이 매력적인 이탈리아의 집들. 그리고 수백 년이 된 건물들이 즐비하다.


#Piazza dell Anfiteatro

루까에서 가장 특이한 건물로 로마 시대의 원형극장 형태다. 중세 건물들로 둘러싼 타원형 광장인데 예전에는 공연장, 감옥, 시장터 등등 다양한 형태로 사용했지만 현재는 카페와 식당으로 이루어져 있다.

Guinigi Tower에서 바라본 루까의 모습. 저 멀리 Piazza dell Anfiteatro가 보인다.(빨래가 널려있는 원형 형태의 노란 건물들)
동그란 원형 건물의 이해를 돕기 위해 찍은 사진 (출처: http://www.luccacitta.net)


#오래된 골목길, Via Fillungo

루까를 방문했다면 첫 번째 Piazza dell Anfiteatro를 갈 것이고, 그다음은 Via Fillungo를 지나갈 것이다.

나에게 이 골목길은 매우 흥미 있는 곳이었다. 예를 들어 Nel 1860. 넬(nel) 표기를 발견하게 된다. 1860년에 시작하여 159년이 된 가게라는 뜻이다. 가게의 전통과 역사적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그동안 이 길에서 얼마나 많은 관광객들과 주민들을 손님으로 맞이하고, 가게를 통해 루까라는 도시를 알렸을까?! 그리고 대대로 이어오는 가업을 150여 년 지키느라 얼마나 많은 고생들을 했을까?!

오래된 가게들의 풍파들과 즐거웠던 날들의 웃음들이 함께 들리는 것 같았다.

이곳 양복점은 159년이 되었다. 19세기에서 21세기까지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가게 안을 들여다보니 말끔한 정장에 흰머리 할아버지께서 일하고 계셨다. 아마 4~5대가 아니실까?


#이탈리아 파스타, 라비올리(Ravioli)

음식이 문화라는 인식이 강한만큼, 이탈리아인들에게 음식을 빼면 할 얘기가 없다.

나 또한 이번 여행길에서 만큼은 다이어트를 잠시 중단하고, 이탈리아 음식문화를 즐기려 한다. 생각하며 걷고 노트에 기록을 하다 보니 어느새 어둑어둑한 저녁이 되었다.

오늘 수고한 나를 위해, 다시 Piazza dell Anfiteatro광장으로 가서 가장 사람이 많은 식당으로 갔다.

오랜만에 라비올리를 주문해 봤다. 한국인들에게는 만두 파스타라고도 불린다. 토마토소스와 소고기 양념이 잠자고 있던 나의 미각을 깨우는 것 같았다. Buonissimo!



오늘 숨은그림찿기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세상을 향해 선하고 올바른 신념이 있으면 앞만 보고 나아가자. 이건 외롭지만 분명 멋진 일이다. 시간이 지나 우리의 진심을 그다음 세대가 알아준다면 고마운 것이고 혹여 모른다 하더라도 괜찮을 것 같다.

CiaoCiao!

*차오(Ciao)는 이탈리아에서 만날 때와 헤어질 때 사용하는 친근한 인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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