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떼까를로에 도착하다.
몬떼까를로(Montecarlo)
어제 저녁 식사를 하면서 레스토랑 직원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루까가 고향인 그에게 지역의 특별한 장소를 추천받고 싶었다. 관광객은 잘 모르는 주민들이 좋아하는 곳.
나 : 내일 날씨가 좋을 텐데 근처 어디를 가보면 좋을까요?
그 : Montecarlo! 내가 제일 추천하고 싶은 곳이예요,
루까에서 몬떼까를로까지는 차로 약 20분 정도 걸렸다. 산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길이 매우 예뻤고, 전형적인 토스카나 전경을 볼 수 있어서 이곳에 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마을에 도착하니 작고 조용한 전형적인 이탈리아 시골 마을 모습이었다.
몬떼까를로는 와인과 오일이 유명하다. 심지어 마을 중심에는 와인투어코스가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구석구석 마을을 거닐다 보니 쉬면서 와인 한잔을 마시고 싶어 졌다. 오후 3시임에도 유일하게 오픈한 레스토랑(Osteria)겸 카페(Caffe)에 들어갔다. 당연히 이 지역에서 생산하는 와인을 시키고 딸리에레 토스카노(Tagliere Toscano)도 주문했다. 와인은 역시 이탈리아다!!!
이곳에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은 바로 포르테짜 디 몬떼까를로(fortezza di montecarlo)
https://www.facebook.com/fortezzadimontecarlo/
이 마을을 지키기 위한 성곽 요새로 들어가는 문은 정말 찾기가 어려웠다. 아무런 간판이 없기 때문이다. 재미나게도 Via Fortezza의 4번 집 벨을 누르니 누군가가 인터폰으로 잠시 기다리면 내려오겠다고 했다. 4번 문이 성곽으로 들어가는 입구였던 것이다!!! 맘마미아!
안내자는 나를 비롯한 방문객 5명을 친절하게 인솔해 주었고 이곳의 역사를 15분간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조금 길었던 안내자의 설명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이곳은 현재 개인 사유지이고 안내자인 그녀는 이 성곽 요새의 주인 로잔나(Rossana)이다.
수백 년 전 이곳은 마을의 입구를 지키는 성곽. 즉 요새였다.
이곳이 역사적 가치를 잃고 버려진 채 엉망이 되어가는 것을 보고 로잔나의 할아버지가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전체를 개인 사유지로 매입했다. 그리고 로잔나는 이곳에서 태어나고 성장했다. 그녀의 아버지도 이곳을 지키고 가꿨으며 지금은 로잔나가 남편과 함께 이 곳에서 살고 있다.
로잔나는 이 요새를 관리하고 지키는 일이 매우 어렵다고 했다. 오래된 건물이기에 보수도 계속해야 하고, 면적도 꽤 넓기 때문에 인력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정부의 지원 없이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나는 궁금해졌다. 왜 그런 어려운 일들을 계속하고 있는 것일까? 그녀에게 물었다. 로잔나는 망설임 없이 답해주었다.
3대가 살았던 이곳이 훼손되지 않게 그리고 마을의 역사가 후손들에게 오래 기억되기 위해 지키려는 마음.
나의 새로운 시작에 로잔나의 이야기는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마치 그녀가 나를 이곳에서 만나기로 오래전부터 약속했던 것 같이...
로잔나와 나처럼 무언가를 소중한 것을 지키고 싶어 하는 열정이 있다면, 그 과정이 어렵더라도 해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할아버지가 그러셨고, 우리 아버지께서 이어오셨고, 그리고 이제 3대인 내가 할 수 있는 그 열정이 어떤 것인지?! 오늘 이곳에서 궁금했던 퍼즐 한 조각을 제대로 맞춘 것 같다.
로잔나, 오늘 고마웠어요.
또 만나요!
CiaoCia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