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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연아빠 Sep 17. 2023

가난 또는 빈곤의 이유

계획이 없거나 할 수 없는 가정은 존재한다.  

경제적으로 빈곤한 가정들은 이유가 있다.

이유는 아픈 가족이다.

몸 또는 마음 아픈 가족이 있다면 종착지는 빈곤이다.


내 가정이 빈곤했던 이유가 그렇다.

몸 아픈 가족에는 녹내장으로 시력을 잃은 나

마음 아픈 가족은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누나 3명

어머니는 이 들 모두의 방패막이로 살아오셨다.


내가 태어나자마자 녹내장으로 아파서

큰돈이 들어가게 되자

전세에서 월세로 이사 가야 했고

이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잔병으로 아프다고

수시로 대학병원을 드나들고

누나들은 여상을 중퇴하거나 졸업하자마자 가출을 하여 

어디서 어떻게 돈을 빌린 것인지 알 수 없는 집에 

빚 독촉 전화를 걸려오게 만들었다.

(1991년부터 악질적 빚 독촉이 금지된 1999년까지 

일주일에 4일은 전화를 받아야 했다.)

결국 월세에서 아버지 회사 사택의 창고지기로

다시 이사 가야 했다.


내가 옆에서 지켜본 어머니는 이런 상황에서도

살아보려 애쓰셨다.

하지만 아버지 월급에 저축은 무리였다.

(아버지 평생 월급에서 가장 많은 것이 실수령액 250만 원이었다.)

부업을 하려 해도 아프다고 찾아대는 시부모,

빚 독촉받게 하는 자식들 덕에 오래 일 할 수 없었다.

1년 만기적금을 2달 남겨 해지하고 은행 의자에서 멍하니 앉아있던

어머니 모습을 나는 잊을 수 없다.


2013년 결혼을 생각하기 전까지

이런 어머니에게 내 월급에서 생활비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은

큰 희열이자 기쁨이었다.

그러나 나의 아픈 가족들은 여전했다.

어머니 신용카드를 훔쳐서 금은방에서 물건을 구매하기도 하고

자기들이 필요할 때만 어머니를 통해서 나를 불러냈다.

예를 들어 결혼을 목적으로 하는 양가 가족 모임에 

나를 꼭 불러달라고 하는 것들 말이다.

나는 매우 가기 싫었지만 어머니의 이 말씀에 작은 기대를 품고 따랐다.

'아들아, 네가 사람 도리를 하면 언젠가 너희 누나들도 미안해할 날이 있을 거다.'


지금도 어머니는 여전하다.

사람은 사람도리를 해야 한다는 것 말이다.  

내가 갖게 된 사람에 대한 가치관은 이것이다.

어른된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내가 가족들을 보며 갖게 된 확신이다.


내 아픈 가족들은 하루만 살며 욕구에 충실하다.

인생 목표가 없다.

반대로 욕심은 매우 많다.

이런 사람들이 가족 구성원이라면 

어떠한 정부의 교육 또는 복지정책도

가난을 벗어나게 할 수 없다.

그 들은 계획이 없거나 계획이 불가능한 사람들이며

가족 전체를 동일한 상태로 만들어버린다.


나와 같은 마음이 아픈 부모와 형제가 있는

20대 사회 초년생들...

관계를 끊어라.

네가 보낸 큰돈은 그 들에게 푼 돈이며 너의 보람은 

그 들의 여전함 앞에 결국 절망이 될 것이다.

관계를 끊어야 그 들도 책임을 지게 되며

끊어야 그 들도 너의 짐을 무겁게 느끼게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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