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탬프 투어를 바꿔보고 싶다.
d'archive vol.6 독후감
박물관, 미술관 요즘은 도서관에서도
이용객 참여 이벤트로
가장 흔한 것이 스탬프 투어다.
이벤트 주최 기관은 여권 등 수첩을 제공하고
홍보하려는 장소나 기념적인 전시물 앞에 비치된
이 장소에서만 찍을 수 있는 이미지가 새겨진 도장을
관광객 또는 방문객이 수첩에 찍어
소장하게 하는 형식 말이다.
내 년 사업에 스탬프 투어를 접목시키라는 지시를 받고
내가 과거에 박물관 등에서 했던 스탬프 투어와
다른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공직 생활 20년이 되니
한 번 맡은 업무는 다시 만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니 작은 변화라도
내가 퇴직한 이후까지 지속될 수 있는
나만의 색을 입혀보고 싶은 욕심을 갖고 있다.
이런 욕심으로 행동한 첫 번째!
우리나라에서 스탬프 투어의 기원을 찾아보는 것이었다.
대한민국 정부 공식 스탬프 투어는
1961년 '한국 방문의 해'가 시작이었다.
한국방문의 해를 설정하게 된 동기는
1959년 11월 17일에 개막된
IOUTO(국제관광기구의 전신) 14차 마닐라 총회에서
1961년을 '동양방문의 해'로 결정하였고
우리 정부도 이에 호응을 한 것이다.
이때 경주 등 주요 관광지 기차역 중심으로
스탬프 투어가 시작되었다.
여기까지 자료 정리를 하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1961년 공무원 중 간부들은 조선총독부
또는 만주국에서 간부로 활동한 분들이 있을 것인데
혹시 스탬프 투어가 일제강점기에 시작된 것은 아닐까?"
이 궁금증을 풀어준 책이
였다.
이 책을 읽고 한반도 내 첫 스탬프 투어는
일본 제국주의 점령지를
일본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식민지 지배에서 나오는
피지배 민족에 대한 우월감을
체험하게 하고자 기획된
관치 관광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럼 나의 기획은 무엇이냐?
단일한 도안으로 만들어진 도장 또는 스탬프 대신
기념이 되는 장소나 대상의 단일한 도안을 분해하고
각 부분을 도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관광객 또는 방문객이
각자가 이 장소에서 느낀 감정을
판화 작품처럼 찍어가게 하는 것이다.
마치 우리 조상들이 경치 좋은 산이나 강에서
자신의 느낌을 담은 그림을 그리거나
시를 짓는 전통처럼 말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관광지 별로 대표 이미지를 선정해서
분해 가능한 스탬프 도안으로 만드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첫째로 스탬프 도안을 만들어줄 작가가 필요하고
둘째로 이 프로그램을 운영할 주관기관이 필요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에 색다른 스템프 투어를 보일 수 있는지
지금은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이 글을 보는 분들이
스탬프 투어가 우리에게 유쾌하고
신나는 관광프로그램으로
시작된 것이 아님을 알게 되는 것도
가치가 있겠다 싶어 공유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