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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러모또 Jan 17. 2024

09. 샘플 받았지만... 이게 맞나? ㅠㅠ

첫 번째 공장은 나와 인연이 아니었나 보다


대망의 첫 샘플 수령!


말 그대로 오랜 기간 기다려서 첫 샘플을 받았다. 내가 의뢰한 대로 연구원들이 고민해서 이렇게 제품을 만들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실감이 안 나기도 했다. 총 3가지 맛을 의뢰했었고 각각 2 파우치씩 받아봤다. 비건 제품이기에 각각 다른 두유와 아몬드유 같은 우유 대체품이랑 페어링 해서 먹어봤다. (아마 우유가 제일 맛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비건 제품이기에 선택하는 고객들이 느낄 맛을 나도 체험하기 위해 이렇게 시음해 봤다.)



원래는 각각 맛과 각각 다른 우유 대체품이랑 믹스해 가며 따로 다 마셔봤었어야 하는데 너무 신난 나머지 아몬드 브리즈를 한 파우치에 다 타서 마셔봤다. 의뢰한 것처럼 중간에 뭉치는 덩어리 없이 잘 용해되어서 일단 마음에 들었다! 




과연 맛은?!


생각보다 괜찮은데? 원료에 대한 기준을 워낙 까다롭게 전달해서 맛은 어느 정도 포기를 해야 하는 것인가 걱정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맛이 괜찮았다! 그리고 아 이거 진짜 빨리 제품 출시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완벽한 맛은 아니었다. 12% 정도 부족한 느낌? 더 개선할 수 있는 사항은 분명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3가지 맛을 모두 시음해 보니 한 가지 맛은 그냥 이대로 출시해도 괜찮을 것 같은 맛이었고 2개 맛 정도가 조금 더 개선하면 괜찮을 것 같은 맛이었다. (특히 음식을 OEM으로 만드는 것에 있어 원하는 맛을 제대로 내는 것이 10개월 걸렸다는 후기를 봐서 이 부분에 걱정이 많았었는데 의외로 조금만 더 조율하면 괜찮을 것 같은 희망이 생겼었다) 


온 가족을 모이게 해서 시음회를 하기도 했다 ㅎㅎ 

특히 남자친구, 그리고 부모님을 소집하여 시음회를 열기도 했는데 전반적으로 괜찮다는 반응이었다. 아무래도 부모님은 너무 단 맛에 대해서는 조금 덜 달았으면 하는 의견을 내주셨었고 남자친구는 뒷맛과 전반적으로 얼마나 깔끔한지를 잘 평가해 주었다. 




하지만 다음 샘플은 없었다.

의외로 만족스러운 맛이었다고 평가한 나는 기쁜 마음으로 공장에 피드백을 주기 위해 연락했다. 

나 : 너무 좋던데요 샘플들~!!!! B맛은 단맛만 조금 조절하고 C맛은 조금 더 재료 본연의 맛이 났으면 좋겠습니다! 


맛 모두 괜찮던데요?



공장 : 다행이네요, 다만 저희가 이번에 보내드린 것에서 많은 수정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워낙 까다로운 의뢰서를 주시기도 하셔서 현재 다르게 샘플 제작은 좀 힘들 수도 있어요.



나:??? 음 그럼 우선 제가 피드백을 조금 러프하게 드린 것 같아서, 조금 더 디테일하게 다시 드려볼게요...!


그러고 나서 공장이 보내준 원료와 배합표를 보면서 B의 단맛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조절해 볼 수 있는지 제안하고 C의 경우 어떤 원료를 추가로 넣어볼 수 있을지, 차라리 특정 재료를 빼는 것은 어떨지, 현재 들어가 있는 원료 중 특정 원료는 왜 포함되어 있고 어떤 맛을 내는지 등 문의사항을 정리해서 재 전달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돌아오는 답변은 똑같았다. 크게 달라질 수 없다는 점, 말씀 주신 사항들을 반영해도 크게 맛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 등을 얘기할 뿐이었다. 


이때 다시 좀 답답했다. (첫 번째 샘플을 말없이 일정보다 늦게 준 것에 이어서) 아니 그럼 처음부터 원제품을 만들고 오케이 하거나 거절하거나 해야 하는 건가? 샘플 만드는 의미가 이것저것 시도해 보면서 원하는 결과물을 도출하는 과정이 아닌가? 싶었음. 공장은 무엇보다 커뮤니케이션과 일을 함께 할 때 협력하려는 태도? 등이 정말 중요한 기준이구나 깨닫는 포인트기도 했다. 


그 와중에 2번째로 연락해서 샘플을 만들었던 업체는 이미 샘플을 만들어서 배송했다고 연락이 왔다. (여기 빠르네!!!) 


그래서 우선은 이 2번째 공장과 샘플을 비교해 볼 생각으로, 첫 공장에 어떻게 할지 조금 더 기다려 달라고 말했는데 첫 공장에서 약간 버럭 하는 느낌으로 갑자기 태도가 바뀌었다.


영업 담당자와 연락하고 있었는데 곧 인사 개편이 된다며, 빨리 자기가 배정되어 있을 때 일을 함께 하자, 다른 담당자로 바뀌면 샘플비가 30만 원으로 늘어난다는 둥 (원래는 애초에 샘플비 없다고 했었는데 여기부터 좀 어이가 없었음) 계속해서 기다려줄 수 없다는 둥 빠르게 피드백을 달라는 둥.... 


(저는 계속해서 피드백드리고 개선 요청을 했었는데요..?!) - 어리둥절

 

한 마디로 영 소통이 별로였다.... 내가 느끼기에는 내가 원하는 대로, 의뢰한 대로 최대한 가깝게 만들어주는 것은 감사했으나, 피드백을 전달했을 때 그렇게 하면 이렇게 된다, 이런 부분은 이렇게 된다. 아니면 그런 결과를 원하면 A방안으로 해보는 것은 어떻겠나? 아니면 B방안은 있는데 이러면 C는 포기해야 한다 등 여러 가지 조정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함께 협업하면 좋았을 텐데... 그래서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팍 식어부렀다. 


이 공장은 거의 이 통화를 끝으로 빠이빠이를 했다. 



그 와중에 다행히도 2번째 공장 샘플을 받았고 맛이 좋았다!!!! (최종 진행하고 있는 공장)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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