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드림캐쳐 Nov 24. 2023

COZYnFUJI<초록을 거머쥔 여름이 잘 어울리는>

후지필름이 가장 예쁘게 빛나는 여름이야기

2023년 초록이 아직 내려앉기 전의 봄, 

후지피플이 되었다.


색보정이 귀찮다는 가장 큰 이유로 1년을 고민하다가 샀는데

후지필름 카메라의 매력에 단단히 빠져 함께하는 매일매일이 행복하다.

봄에 열심히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다녔는데

그땐 카메라 작동법에 서툴렀다.

그냥 겉멋이 잔뜩 들어서 매일매일 들고 다니며 찍다 보니


이제는 내가 찍은 사진이 좀 마음에 든다.


S#1. 여름 운동장(낮,서울)

36도를 우습게 넘기는 무더위 주간에 겁도 없이 외출했다.

집 밖을 나서자마자 땀줄기가 등을 흘러내렸던 그런 날이다.

올해 초 <더 퍼스트슬램덩크>를 너무 재밌게 본 뒤로 농구 골대만 보면 사진을 찍는다.

더 예쁜 구도로 담고 싶은데 두컷 찍고 실내로 도망쳤다.


S#2.블루보틀(낮,서울)


매일 먹는 커피지만

사진기 하나 챙겨 카페를 가서

단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을 뿐인데도

오늘따라 쓴맛에 청량함까지 담긴 것 같아 맛이 더 좋다.

카메라는 별 것 아닌 일상을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어주는 힘이 있어서 좋다.


S#3.여름휴가(군산,낮)

여름 휴가로 강원도, 부산이 아닌 '군산'을 가는 사람

저요!

군산은 보통 당일 치기나 1박2일 코스로 여행을 가는 곳이라 들었다.

군산의 관광지를 찾아 몇 번 왔다갔다했더니 길을 어느 정도 욀 수 있었다.

하지만 비를 몰고 다니는 친구와 떠난 여름 여행은

비가 세차게 오거나 덥거나를 반복해서 몇 걸음 걷다 말고 카페를 찾게 된다.

수많은 군산 명소 중 제일 마음에 든 곳은 이 카페였다.

좋았지만 한편으론 씁쓸한 일이다.


S#4.브라이덜샤워(경주,낮)

결혼을 앞둔 친구에게 어디서 본듯한 브라이덜 샤워 말고 특별한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가벼운 스냅사진 느낌으로 사진을 잔뜩 찍어주기로 했다.

배경지를 고민하다가

광활하게 펼쳐진 초록들판 위 압도적인 스케일의 릉이 있는 경주가 생각났다.

초록 대릉원을 배경으로 붉게 핀 배롱나무가 예뻤던 기억이 나서 적극 추천했다.

우리는 배롱나무, 해바라기, 능소화 등등 온갖 여름 꽃을 다 만나고 왔다.

그리고 상상을 초월하는 더위도 만나고 왔다.

군산에서 느낀 더위는 애교였다.

사람 없는 경주를 원한다면 여름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무더위 속 사진을 찍는 내내

결과물이 기대되어 행복함을 느낌과 동시에

부족한 시간과 체력으로 더 다양한 장소에서 예쁘게 찍어주지 못한 아쉬움도 느꼈다.





2023년 여름은 유난히 초록색이 짙었고

여름 꽃이 가장 예쁘다는 아빠 말을 드디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모든 건 기분탓, 후지탓이다. �

 



작가의 이전글 일상을 손에 넣지 못한 사람들의 꿈같은 이야기<브로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