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하이브리드, MTB.. 뭐가 뭔지 1도 모르겠다면?
출퇴근을 자전거로 하겠어!
어느 날 갑자기 내린 결정 이후 8개월 간의 눈물겨운 검색질과 발동냥..
그 리 고 결국 첫 자전거를 구매하였다!
자전거 종류는 두발 자전거 / 세발자전거 / 보조바퀴 달린 자전거로 구분되는 줄로만 알만큼 이 쪽 세계에 무지했던 필자는... 무심코 던지기 시작한 검색에서 출발하여 절반도 알아들을 수 없는 전문용어가 난무하는 새로운 사회를 발견하고 적잖은 컬처쇼크를 받았다.
그리고 자전거 구매 전에 무엇을 비교하고 고려해야 하는지 알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을 공부 아닌 공부를 해야만 했다.
여전히 갓 입문한 초심자이면서 자전거에 대해 설명을 한다는 것은 한편으로 부끄러운 일이지만,
필자만큼이나 막막하고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서 망설이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얕고 쉬운 끄적임을 남긴다!
하이브리드는 말 그대로 다음으로 소개할 로드Road 자전거와 MTB 자전거를 섞어놓은 자전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잘 닦여진 도로에서는 당연히 달리기 좋고, 자전거 도로 겸용 인도나 포장되지 않은 흙길에서 타고 다닐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자전거 도로가 그다지 잘 닦여져 있지 않은 것을 감안해보면 근거리 출퇴근용 자전거로 사용하기에는 하이브리드 자전거가 가장 무난하지 않을까 싶다.
단점이라면 속도내기 좋은 로드 자전거와 튼튼한 MTB 자전거의 특징이 골고루 섞여있다 보니 스포츠로서의 자전거 라이프를 기대한다면 이렇다 할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로드보다 느리고 MTB보다 승차감이 안 좋다)
가격대는 모델별로 다르지만 로드 자전거와 MTB 자전거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입문용의 경우 30만원대에서 무난한 모델을 구할 수 있고, 조금 더 저렴하게 찾으면 10~20만원대에서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것 같다.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알톤'사의 식스티 썸탈과 '한강자전거'사의 미소 부르고스를 추천한다.
클래식한 디자인을 좋아한다면 이 글의 첫 번째 사진(빨간 배경)의 벨로라인 클라우드라는 모델도 추천! (디자인은 개인적인 취향인 듯..)
사족을 붙이자면, 사실 20~30만원 정도 가격대의 하이브리드에서는 미미한 성능 차이나 사람들의 평보다 결국 자기 마음에 조금이라도 더 드는 것을 사야 후회가 없다. 머리 싸매고 고민하여 0.1% 더 평이 좋은 모델을 샀다고 치자. 정작 본인이 자전거 라이딩에 취미를 못 붙이고 베란다 한 구석에 세워두기만 한다면 그냥 비싸고 바퀴 달린 가구일 뿐이다. 온라인 상에서는 이게 좋네 저게 좋네 말해주는 사람이 많아도 결국 자전거를 끌고 집 밖으로 나가기까지는 본인의 의지이다. 차라리 한 번이라도 더 손이 갈만한 자전거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길일 것이다.
(베란다에 한 계절이 지나도록 망부석처럼 서있기만 한 필자의 자전거를 보며 찔려서 하는 말은 아니다)
요즘 탄천이나 한강에 나가 보면 딱 봐도 선수는 아닌데 몸에 달라붙는 타이즈를 입고 무지개 색깔 스포츠 고글을 착용한 채 질주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들 대부분이 타는 자전거가 로드 자전거이다.
로드Road, 말 그대로 잘 포장된 길이나 트랙에서 달리기에 최적화된 자전거를 말한다.
얇은 바퀴와 몸을 앞으로 숙이고 타는 자세, 손잡이 끝이 일자가 아니라 양의 뿔처럼 휜 형태 등등이 필자가 관찰한 로드 자전거의 대표적인 특징들이다.
스포츠 용도로 탈 자전거를 찾거나 속도를 즐기는 사람, 또는 잘 닦인 자전거 도로가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
자전거 무게도 가볍고 바퀴가 지면과 닿는 접지면이 좁아 속도를 내기에 가장 좋은 형태이다.
심플하고 세련된 디자인은 덤.
단점은 바퀴가 얇은 만큼 신경 쓸 일이 많다는 점이다.
고르지 못한 노면을 달리거나 돌을 잘못 밟으면 타이어 펑크가 쉽게 난다.
호기롭게 중/장거리 자전거 여행을 출발했는데 도중에 펑크가 나버리면 정말 난감하지 않겠는가.. 어떤 이들은 인도에서 잠깐 달렸더니 펑크가 났다는 후기도 종종 있을 정도이다(직접 경험한 사례는 아니니 믿거나 말거나).
또 무게를 덜기 위해 최소한의 부품만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승차감이 좋지 않다. 땅의 진동이 손과 엉덩이에 그대로 전해진다.
가격대는 정말 천차만별이다.
기본형은 40만원대에서 시작되지만 조금만 높은 옵션을 보면 몇 백만원, 프리미엄 클래스는 천만원대까지도 쭉쭉 올라간다.
자동차처럼 직접 타이어, 핸들, 기어 등등을 튜닝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 튜닝 재료값도 만만치가 않다.
단지 출퇴근 교통비를 아끼겠다고 자출족(자전거 출퇴근족)을 꿈꾸는 사람들은 다시 한번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한번 맛 들이면 교통비의 두배, 세배가 들어가는 돈 먹는 하마가 될 수도..
반년을 넘게 전전긍긍하며 인터넷 카페와 매장을 돌아다녔던 입장에서 조언하자면, 자전거를 위해 사용할 예산은 무조건 범위를 미리 정해놓고 시작하는 것이 답이다.
어차피 비싼 자전거가 예쁘고 비싼 자전거가 성능이 좋다.
30만원짜리 입문용 자전거를 찾아 검색을 시작하지만 여러 자전거를 비교할수록 '5만원만 더 보태서 예쁜 디자인으로..', '여기서 10만원만 더하면 훨씬 좋은 성능이네?!'.. 하다 보면 100만원 가까이 되어있고...
신기하게도 금액이 크면 클수록 10~20만원은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 인간의 심리인가 보다.
(참고로 필자도 예산 40만원에서 시작해서 150만원까지 올라갔다가 겨우 마음을 진정시키고 중간 타협점을 찾았다.. 자신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며 이 글을 읽고 있는가? 글쎄 모를 일이다)
크로스컨트리, 다운힐 등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스포츠들에 등장하는 자전거가 MTB 계열의 자전거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MTB에 미친 사람들을 한번 보고 가자.
MTB의 장점이자 특징이라면 튼튼하고 승차감이 좋다는 점을 가장 먼저 꼽겠다.
애당초 산에서 타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자전거이기 때문에 웬만한 흙과 자갈, 비포장도로에서도 무리 없이 달릴 수 있다. 지면과의 충격을 완화해주는 서스펜션도 대개는 다른 종류의 자전거들보다 좋고 타이어 자체도 두껍기 때문에 편안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자동차로 따지자면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좀 더 부드럽게 넘을 수 있는 느낌이랄까?
때문에 자전거로 장거리 여행을 다니는 분들은 MTB 자전거를 많이 선호하는 것 같다. 여행을 하다 보면 어떤 도로를 만날지 모르고 무거운 여행 짐들을 잘 버텨낼 자전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점이 있다면 안정성&편안함과 맞바꾼 무거운 무게이다.
자전거를 타지 않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무게가 나가 봐야 얼마나 더 나간다고 단점이라고까지 할까 싶겠지만 모르는 소리이다. 평속(평균 속도)을 위해 자전거 무게를 조금이라도 덜겠다고 브레이크까지 떼 버리는 Speed Lover들에게 MTB란 양쪽 다리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비 온 다음날의 해변을 뛰는듯한 느낌일 것이다.
(속도도 좋고 간지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나와 타인의 안전 라이딩이다. 브레이크와 헬멧 착용은 가장 기본적인 안전수칙이자 에티켓임을 꼭 기억해주기를 바란다)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위의 3가지 종류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자전거들이 있다.
필자는 자전거 구매를 고민하면서 하이브리드 → MTB → 로드로 구매 방향을 방황하다가 최종적으로는 싸이클로크로스라는 종류의 자전거를 선택하였다.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미국에서는 싸이클로크로스 대회가 따로 있을 만큼 나름의 인기가 있는 종류이다.
특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로드 자전거의 외형과 비슷하지만 비포장도로와 빗길, 겨울길을 달릴 수 있도록 바퀴와 브레이크 등이 조금 다르게 세팅되어 있다.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을 보면 자전거를 타고 달릴 수 없는 길을 만나면 자전거를 들고서 뛰기도 한다. 그만큼 무게가 많이 무겁지 않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타이어에 깍두기처럼 홈이 파여 있어 쉽게 미끄러지지 않는다.
근래에 로드 자전거와 함께 많은 인기를 끌었던 자전거가 픽시 자전거이다. 픽시 자전거는 로드보다 심플함에 더욱 심취한 자전거이다.
픽시의 원래 명칭은 픽스드 기어Fixed Gear 자전거이다. 즉, 기어가 고정이라는 뜻이다. 단 하나의 기어만 있기 때문에 싱글기어 자전거라도 불리는데, 기어가 하나일 때는 재미있는 현상이 발생한다. 페달링을 멈추면 바퀴도 회전을 멈추고 심지어는 페달을 거꾸로 밟으면 자전거가 뒤로 간다. 픽시 자전거는 이 원리를 이용해서 속도에 제동을 건다. 페달을 열심히 구르며 달리다가 브레이크가 필요한 시점에는 다리에 힘을 줘 페달링을 멈춤으로써 자전거를 세우는 등의 방식이다. 하지만 해당 방식에는 위험요소가 많고 사고도 많이 발생함에 따라 비상 브레이크를 달고 나오는 픽시가 많아지고 있다.
픽시의 가장 큰 장점은 스타일리쉬함에 있지 않을까 싶다. 모든 불필요한 부품은 떼고 최소한의 간결함으로 다양한 디자인을 연출한다. 또 싱글기어에서만 가능한 묘기를 부릴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광장에 나가 보면 장난감처럼 생긴 작은 자전거 위에서 몸을 요리조리 움직이며 묘기 부리듯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간혹 볼 수 있다. 마치 오토바이를 타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해서 BMX(Bicycle Motocross)라고 불리는 자전거 종류이다.
주된 용도가 묘기 또는 곡예용이라고 하니 안 봐도 어떤 느낌인지 알듯하다. 자전거가 튼튼하고 핸들을 360도 돌릴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자전거를 찾는 여성분들 중에는 모 cf처럼 원피스를 입고 샤랄라 하게 라이딩을 즐기고자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왠지 프랑스의 파리에서 많이 보았을 법한 작은 바퀴의 자전거가 미니벨로 자전거이다.
미니벨로는 차체나 자전거의 크기가 작고 접이식도 많이 나오고 있어 보관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디자인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어 '예쁜 자전거'를 원할 경우 만족스러운 디자인을 찾을 수 있는 확률이 높은 편이다. 하이브리드 자전거와 함께 도심에서 무난하게 타기 적합한 자전거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바퀴가 작다는 것은 동일한 거리를 달릴 때 큰 바퀴를 가진 자전거보다 그만큼 더 페달을 많이 굴려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장거리 주행이나 쾌속 주행, 산길 주행 등에는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철티비 자전거는 정식 분류는 아닌듯한데 온라인 카페에서 비공식적으로 많이들 사용하길래 재미 삼아 소개한다.
철티비는 MTB와 모양이 비슷하지만 바디가 철로 만들어진 유사 MTB를 부르는 말이다. 사진을 보면 바로 '아~' 할 것이다. 아파트 단지마다 도난에 대한 두려움 없이 야외에 묶여있는 자전거들.. 어릴 때 한번쯤 타 보았을 그 친숙한 자전거가 대부분 철티비이다.
나름 쉽게 각 특징을 비교해보았는데 다시 읽어보니 역시나 아직 이 분야에 대해서는 지식이 얕은 것 같다. 그래도 자전거에 대한 첫걸음을 시작하는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 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