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 떠오른 추억이란 것이 참...
군대의 겨울이라는 게 문제다.
새벽에 눈이 내린 그날 아침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사랑이 아빠. 눈이 많이 쌓여서 그런데 지금 같이 눈치워야 할거 같아..."
주섬주섬 옷을 입고 나갔더니 신축 빌라에 입주한 그때부터 같이 살던 이웃분 아저씨들이 서까래를 들고 있었다.
"어...???"
군대에서 쓰던 그 검은색 서까래???
그렇게 눈을 치우고 들어오니 우리 딸 사랑이가 눈이 왔다고 즐거워한다.
그날 회사에서 재택을 한다는 문자가 오면서 집에서 개발일을 하다가 딸 아이랑 시나모롤 만드는 틀 장난감을 들고나가서 눈사람과 눈인형을 1시간 정도 만들고 집에 들어왔다.
흥얼대는 딸아이의 모습은 피로를 싹 날리기에 충분했다.
그날 밤 문득 Bugge Wesseltoft의 1997년 작품인 피아노 솔로 음반<It's Snowing On My Piano>이 떠올라 듣고 있다가 'In Dulce Jubilo'을 들으니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