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iNtO MY eYES

오래전 친구들과 거닐었던 어느 숲

그때로 돌아간다면...

by 나의기쁨

2019년 터키에서 순교한 나의 영혼의 친구.


대학 시절 한참 뮤지션이라는 꿈을 향해 같은 방향을 바라봤던 친구가 나에게 선물한 음반이 지금도 집에 있다.


나는 그 음반을 통해서 해당 뮤지션의 음반을 모으기 시작했다.


바로 Phil Keaggy의 1991년 음반 <Beyond Nature>


지금이야 어쿠스틱 기타를 괴물처럼 연주하는 뮤지션들이 넘쳐나지만 당시에 어쿠스틱 기타의 교과서적인 음반으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꼽는 음반이었다.


Phil Keaggy는 어쿠스틱 기타는 물론 일렉트릭 기타도 정말 멋지게 연주하는 뮤지션으로 특히 크리스천들에게 더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어쿠스틱 기타 쪽으로 더 유명한데 아무튼 나는 이 음반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Fragile Forest를 꼽는다.


미국과 영국을 오가며 이 음반을 녹음했던 그는 실제로 자연의 숲을 산책하며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거기에 그가 지닌 신앙과 더불어 이러한 부분을 조용하게 표현한 곡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자연 너머의 세계...

아마도 그는 자신이 믿는 그리고 내가 믿는 하나님을 바라보고 있지 않았을까?



Phil Keaggy - Fragile Forest (1991년 음반 Beyond Nature)


문득 일하다가 내 친구가 떠올랐다.


언제였던가?


대학에 처음 들어와서 갔던 농할에서 활동을 하고 저녁 먹기 전 몇몇 친구들과 거닐 던 어느 숲이 기억이 난다.

어두워질 무렵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묘한 느낌을 줬다.


뭐...

우리의 우정이니 뭐니 이런 건 없었다.

그 순간을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조용하게 즐기고 있었다.

일하느라 힘들어서 그랬을까?

이유야 어찌 되었든 쉼을 얻는 느낌이었던 건 확실하다.


어떤 곳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기억의 잔상만이 스쳐 지나갈 뿐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