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글생각 Mar 26. 2021

내 취향에 맞게 혼자 알아서,셀프 시대의 도래

언택트 비즈니스


코로나19의 긍정적인 측면 중 하나는 ‘나’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으로 ‘나’란 존재의 중요성은 높았는데, 이제는 전 세대에 걸쳐 ‘나’를 생각해본 계기가 되었다. 특히 집에 있으면서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가능한 혼자서 하게 되었다. 언택트 라이프 스타일의 확산으로 타인이 집에 들어오는 것을 극도로 꺼려해서다.



집은 놀이터가 되었다. 어렸을 적 마음껏 놀 수 있는 놀이터처럼 집은 호모루덴스를 위한 최적의 장소가 되었다. 집에서 커피, 샌드위치, 와플, 쿠키 등을 만들어 먹고, 잘 기르지 못하는 식물도 길러보고, 집 안 곳곳에 망가진 부분은 스스로 고쳐보기도 한다. 집에만 있다 보니 먹고 싶은 것을 먹지 못하고 맑은 날씨에도 나가지 못하니 집에서 이런 활동을 하면서 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위메프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동안 커피머신, 와플메이커 같은 홈카페 제품의 판매가 늘었다고 한다. 커피머신은 248%, 와플메이커 237%, 빔 프로젝터, 블루투스 스피터 등의 홈 시네마 제품은 392%, 52% 증가했다. 홈가드닝과 237%, 관련해서도 SSG닷컴도 배양토 등 토양은 173.7%, 허브 및 해바라기 등 씨앗류는 126.3% 늘어났다. 또 셀프 인테리어 관련 제품의 매출도 120% 증가했다.





이처럼 홈테인먼트 관련 제품은 코로나 이후 급증했다. 특히 SNS에서 인기를 끈 400번 저어 만드는 달고나 커피는 코로나19로 인해 만들어진 대표 제품이다. 영국 BBC 푸드 레시피 사이트에는 달고나 커피가 소개되어 있을 정도다.





사람들은 밖으로 나갈 수 없는 고통을 집에서 다양한 활동으로 충족시키고 싶어했다. 마음을 달래기 위한 이런 활동과 함께 몸을 관리하기 위한 제품의 수요도 증가했다. 대표적인 게 러닝머신과 안마의자다. 이 제품들에 대한 대여가 인기를 끌었다. 집콕을 하면서 삼시세끼를 다 챙겨 먹다 보니 살이 쪄서 다이어트와 건강관리에 관심을 드러냈다. 단기간에 살이 확 쪘다는 ‘확찐자’라는 신조어가 이를 잘 말해준다.



집안을 꾸미는 홈퍼니싱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그래서 집을 꾸미는 DIY 관련 제품의 매출도 증가했다. 특히 평소 돌보지 못한 집안을 정리하기 위한 셀프 정리·수납 용품의 수요도 증가했다. 이처럼 홈퍼니싱 시장 또한 코로나로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홈퍼니싱 시장은 2008년 7조원 규모에서 2015년 12조5000억원, 2023년 18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확행, 워라밸은 이런 시장의 성장 동인이 되고 있다. 이런 사회문화 트렌드때문인지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고 있는 이케아는 2020년 4월 교외가 아닌 도심에 백화점 매장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 천호점 9층에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천호’라는 이름의 매장을 열었다.




이 외에도 셀프 마시기, 셀프 염색, 셀프 네일 케어, LED 마스크 같은 다양한 셀프 뷰티 케어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헤어샵, 피부샵, 네일샵, 마사지샵 대신 집에서 스스로 해보는 것이다. 한 예로 마사지로 한 주의 피로를 풀었던 사람들은 이제 셀프 마사지기를 구매하거나 안마의자를 렌탈해 자신이 중시하는 가치를 다른 형태롤 소비한다. 이처럼 집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셀프 제품이나 자기 관리 상품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셀프 전성 시대는 집에서의 ‘활동’ 보다 사람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취향’을 표현하는 계기가 된다. 집의 넓고 좁음을 떠나 내가 살고 있는 집이 내 취향이 반영되어 나만의 보금자리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런 집에서 건강하고 편하게 있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이 셀프 뷰티 케어로 연결된다. 지금까지 본 셀프 제품과 서비스를 위해서는 한 가지 조건이 있다. 바로 시간적 여유다. 집안에서 시간을 절약해주는 가전은 무엇이 있을까? 바로 의류관리기, 건조기, 식기세척기다. 그래서 이 제품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다.



장하준 교수는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서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세상을 더 많이 바꿨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코로나 시대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말이다. 사실 외부와의 연결 관점에서 보면 인터넷은 분명 세상을 바꾼 것이 맞지만 세탁기가 오히려 우리 삶에 더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세탁기는 여성의 노동 시간을 감소시켜 주었고 이로 인해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었다는 것이다. 언택트 시대 핵심은 집안의 이런 가전이 우리에게 시간적 여유를 주고 취미생활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준거다. 고된 가사 노동이 없어야 취미를 즐겨도 재미가 있다.



의류관리기는 매일 셔츠를 세탁해야 하는 수고를 덜어주었다. 게다가 다림질 할 필요도 없다. 건조기는 어린 자녀가 있는 집의 경우 하루에도 몇번씩 세탁을 한 후, 건조대에 널고 걷어야 하는 시간을 절약해줬다. 식기세척기는 어떤가? 삼시세끼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하면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다시 밥을 차릴 시간이 다가온다. 그런데 식기세척기에 설거지거리를 식기세척기에 넣어 놓기만 하면 된다. 코로나 전에는 혼자 밥먹는 경우도 많은데, 가족이 다 같이 먹으니 설거지양이 평소보다 더 많은 상항에서 식기세척기는 가사 노동 시간을 대폭 줄여준다. 게다가 기름때가 묻은 그릇은 직접 닦은 것보다 더 깨끗하다. 그래서 집콕의 시대에 이런 생할가전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다.



이마트가 2020년 1월 20일부터 3월 19일까지의 매출 분석한 결과, 식기세척기 매출은 전년 대비 950%가량 증가했다. 건조기는 26.6%, 의류관리기는 38.5%의 매출 증가를 보였다. 특히 이런 매출 증대는 단순히 가사 노동 시간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위생 소비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전염병’이란 이 단어는 사람들을 민감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본 홈 라이프의 전환은 가사 노동의 자동화가 이루어낸 결과이다. 매장, 생산시설 등의 자동화도 중요하지만 홈에서의 자동화는 일상의 혁신을 불러온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오 이런 자동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한 번 뿐인 인생을 즐겁게 보내려는 YOLO(You Only Live Once) 라이프가 이를 이끌 것이기 때문이다. 즐겁고 후회없는 삶을 살아감에 있어 가사 노동의 ‘자동화’는 장하준 교수가 말한 것처럼 인터넷 보다 더 세상을 바꾼다.


<언택트 비즈니스>는 코로나19로 인해 나타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위협을 다룹니다. 홈 블랙홀, 핑거 클릭, 취향 콘텐츠, 생산성 포커스 등의 4가지 비즈니스 코드를 중심으로 언택트 비즈니스를 이야기합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90957316




작가의 이전글 카우치 포테이토, 언택트 시대 주목해야 할 페르소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