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품에서 삶의 방식을 찾아보다
관심을 가지는 만큼 보이는 것일까? 최근 도쿄 여행을 하면서 핫플레이스에서 꼭 보게되는 물건이 있다. (과장일 수도 있지만) 일본에만 있는 기념품인 것 같다. 무엇인고 하니 바로 이것!
사진은 요즘 도쿄에서 엄청 핫한 Trunk hotel 기념품. 왼쪽에 있는 천이다. 일본어로는 테누구이(手ぬぐい)라고 하는데, 손 수(手)를 써서 말 그대로 손수건이다.
하지만 보통 손수건과는 좀 다르다. 일본 전통 수건이니 일본에만 있는 아이템인 셈. 물론 한국 보자기처럼 대부분 나라에 비슷한 물건이 있겠지만. (물론 일본은 아직까지 손수건 사용 인구가 많은 나라다.)
일단 크기. 보통 손수건은 한 면이 30-50cm 정도 되는 정사각형인데, 테누구이는 길이는 90cm, 너비는 30cm로 긴 편이다.
펼치면 나오는 무늬는 TRUNK 알파벳으로 호텔 로고다. 이 호텔은 미국, 영국에서 시작된 에이스호텔이나 혹스턴호텔과 느낌이 비슷하다.
로비를 카페 겸 바로 만들었고 자체 굿즈를 만들어 판다. Trunk 호텔은 아예 샌드위치도 판다. 편의점 개념의 스토어를 운영한다.
다른 테누구이도 구경해보자.
이 테누구이는 몇 년 전부터 핫한 츠타야(TSUTAYA) 서점 다이칸야마점. 단순히 책이나 DVD를 파는 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큐레이션한다" 라는 콘셉트를 가진 서점. 이지만 서점이라고만 부르기엔 심심할 정도로 재밌는 요소가 많다. 창업자가 쓴 '지적자본론' 꼭 읽어보세요 :)
여튼 이곳에도 츠타야만의 테누구이가 있다. 정확히는 츠타야 다이칸야마점만의 테누구이! 다른 지점에선 못 봤다.
츠타야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담았다. 츠타야는 요리책 근처에는 요리도구를 함께 전시하고, 여행에 도가 튼 직원을 고용해 여행 계획을 함께 짜준다.
신주쿠에 가면 '츠타야 북아파트먼트' 라는 북카페라기엔 뭔가 부족한, 캡슐호텔 방식인 숙박 시설도 있다. 하루 정도 책에 둘러 싸인 방에서 자는 기분!! 시간당 540엔(6000원 정도)을 내고 이용할 수 있다. 1박 가격은 시간당 가격과는 별도.
이번엔 문구성애자의 천국 이토야(ITOYA). 아래 테누구이에 그려진 빨간 클립이 이토야의 상징이다.
이 테누구이는 펼치면 어떤 모습일까.
도쿄 지도!! 교토, 오사카 등 다른 지역도 표시돼 있다. 이 지도만 보고 가고 싶은 곳을 찾아갈 순 없겠지만 귀여워서 덥썩 사버렸다.
내가 주로 간 곳은 긴자에 있는 이토야. 11층인가 12층 건물이 모~~두 문구류로 꽉 차 있다. 달리 말하면 천국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층당 면적이 넓진 않지만 땅값 비싼 긴자(서울 청담동+테헤란로+여의도 등을 합친 분위기. 원래 금융회사가 많던 곳이고, 고급 식당 등 부유층 대상 비즈니스가 많다)에서 무려 티파니 옆이다!
아까 말한 이토야 상징인 빨간 클립. 이토야에서 만든 도쿄지도가 담긴 테누구이 말고도 아예 테누구이 섹션을 만들어뒀다.
그렇다면 테누구이는 대체 어디에 쓰는 물건일까. 핫플레이스에서는 왜 테누구이를 굿즈로 만들까. 나아가 일본인은 왜 손수건을 많이 쓸까.
사실 테누구이를 알게 되면서 (런던의 에코백 이후) 언제가 될 지 몰랐던 두 번째 전시회를 기획하게 됐다.
바로 '도쿄의 손수건'. 전시회를 위해 자료 조사를 하면서 얼마나 벅찼는 줄 모른다. 평소 관심사와 의외로 연결됐고, 에코백과도 잘 통했다.
요즘 누가 손수건 쓰냐요? 묻는 분이 계시다면 꼭 전시회에 놀러 오시면 좋겠다.
전시회에서는 일본 손수건 역사, 종류별 손수건 전시, 손수건 활용법 시연을 할 계획!
전시회까지 남은 1주일. 테누구이는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일본은 왜 수건 문화가 발달했는지, 가방에 넣어다니면 하루에 무조건 한 번은 쓰는 만능템 손수건 활용법을 매일 연재할 예정이다.
왜 도쿄의 손수건이란 주제를 잡았는지 궁금하다면 ‘일본에서 유독 손수건을 많이 쓰는 이유’ 를 봐주세요 :)
<첫번째 전시였던 '런던의 에코백'이 궁금하시면>
-런던에는 왜 예쁜 에코백이 많을까?https://brunch.co.kr/@kam/58
-가게를 열어 하루에 손님 100명을 모아보니 https://brunch.co.kr/@kam/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