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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ryme Mar 25. 2019

누구나 할 수 있는 정리 비법 3가지

물건에 담긴 시간을 간직하는 게 진짜 변화  

*정리를 시작하면서 필요한 비법 3가지와 곤도 마리에의 12가지 정리 방법은 조금 더 내리면 나옵니다 :)


2019년 1월부터 한달에 한 번씩 전시회를 했다. 이름처럼 거창하진 않지만 내가 좋아하는 물건에 이야기를 담았다. 1월은 '런던의 에코백', 2월은 '도쿄의 손수건'이었다. 3월에는 30일 토요일에 '서울의 빈티지'를 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들에게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소개한다. 물건에 '성장 보고서'를 만들어 '이 물건을 왜 갖고 싶었는지 혹은 필요했는지, 얼마나 요긴하게 썼는지, 이제는 왜 필요 없어졌는지,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어떤 사람이 새로운 주인이 되면 좋을 지'를 담는다.


이런 물건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한 때'에 대한 기록이 될 것이다. 각자에게 특별하지만 결국 우리 모두가 겪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정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사실 나는 정리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어릴 때부터 잘 치우지 못하는 편이었고, 특정 주제에 관심이 생기면 관련 책이나 물건을 집중적으로 사모은다. 알게 모르게 집에는 물건으로 넘쳐난다.

이제는 나도 지쳐서 포기해버린 책장 @marryme.kam

'정리를 해보자'고 마음 먹은 건 미니멀리즘 또는 정리의 상징이 된 곤도 마리에의 책 '정리의 발견' 을 읽으며 공감한 구절 때문이다.


정리에는 인생을 바꾸는 힘이 있다...수많은 정리의 효과 가운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설레는 물건은 남기고 설레지 않는 물건은 처분하는 과정에서 '선택하는 힘' '결단하는 힘' '행동하는 힘'이 키워진다.


아직 '모든 물건을 꺼내놓고 한꺼번에 정리'하지는 못하지만, 조금씩 정리를 해볼까 마음 먹은 사람들을 위해 몇 가지 정리 방법을 소개한다.


1. 내 삶 속 '응어리'를 찾아라

곤도 마리에는 "정리 시작 전 단계에서 '정리되어 있지 않은' 부분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의식하는 것만으로 정리를 시작했을 때 속도에 차이가 난다"고 했다. 정리를 할 때 사람마다 옷, 책 등 '특정 카테고리'에서만 진행 속도가 느려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물건을 소유하는 방식, 대인관계, 일, 생활방식은 전부 이어져 있다.


정리 하기 전에 <어린 시절은 어땠는지, 부모님이나 가족 관계는 어땠는지, 지금 어떤 일을 하는지, 휴일은 무엇을 하며 보내는지, 뭘 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지> 같은 질문들을 먼저 해보자.


내 삶 속에서 정리되지 않은 부분을 먼저 정리하고 나면, 물건에 대한 마음을 정리할 수 있다. 내가 유독 버릴 수 없는 물건에는 분명 언젠가 쌓인 응어리가 있을 것이다. 그것을 풀지 않는다면 그 물건을 끝내 정리할 수 없다.

 안 사더라도 계속 눈이 가는 전자제품 @marryme.kam


2. 대안을 마련하자.

내가 물건을 정리하지 못하는, 버리지 못하는 큰 이유는 "언젠가 쓸 것 같은데" 때문이다. 방 한쪽 벽면을 차지하는 책은 어느새 1000권을 넘어섰다.

 

언젠가부터 스트레스를 받으면 한꺼번에 책을 2~3권씩 샀다. 뭔가 기분이 상쾌해지고 내 삶이 변할 것 같단 느낌이 좋았다. 책을 읽는 속도는 책을 사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덕분에 한 줄도 읽지 않은 책도 있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책 구입을 멈추자고 결심했다. 대신 매월 정액제로 볼 수 있는 독서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리디북스, 밀리의 서재, PUBLY 앱을 휴대폰에 정리해뒀다.

책 읽는 습관도 바꾸기로 했다. 예전에는 첫장부터 마지막장까지 읽어야 '다 읽었다' 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발췌해서 읽더라도 '책을 다 읽었다' 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어차피 나는 대부분 한 번 읽은 책을 두 번 보진 않는다. 읽는 그 순간 필요한 인사이트를 얻었으면 책 한권 값은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 책 속에 다른 깨달음을 지나치겠지만 언젠가 다른 책에서 또 얻을 수 있다. '다 읽었다' 라는 마음이 들기 시작하면 정리하기 훨씬 쉬워졌다.


대신 아직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1~2학년때까지 모은 CD다. 대단한 컬렉션은 아니지만 그때의 내 마음이 아직 큰 탓이 정리하기 어렵다. 듣지도 않건만.


3. 중고거래 앱을 이용하자

물건을 정리하면서'남길 것'과 '버릴 것'을 정한다고 치자. 곤도 마리에는 '설렘(Spark joy)이 있나요?'를 기준으로 삼는다. 어쨌거나 결정하고 나서 버릴 것은 어떻게 해야할까?


내가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여기에 추억이 있지" 때문이다. 그냥 버리려니 뭔가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또 큰 가방에 담아 구석에 놓아둘 확률이 높다.


이럴 땐 중고거래 앱을 이용하면 좋다. 이 물건이 필요한 다른 사람에게 가고, 크지 않지만 돈도 벌 수 있다. 거래하면서 얻는 희열 때문에 물건을 꾸준히 정리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중고 거래 서비스가 몇 개 있는데 각각 특징이 다르니 물건과 성향에 따라 이용하면 좋다.


-번개장터: 모바일 중고거래 앱 중 사용자가 가장 많은 만큼 물건도 많다. 중고나라의 모바일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편의점 택배가 연계돼 있어 택배 거래를 하기 좋다. 사용자가 많아 기본적으로 물건이 많다. 10~20대 이용자가 많아 아이돌 관련 굿즈, 콘서트 티켓, 피규어, 워크맨 등 일부 전문적인 제품도 많은 편이다.


-당근마켓: 본인이 거주하는 지역을 기준으로 2~6km 거리에 있는 물건만 볼 수 있다. 택배 거래보다는 직거래를 권장한다. 택배 보내기 귀찮거나 사기 등을 우려해 직거래하려는 사람들에게 편하다. 30~40대 여성 고객이 많아 육아용품, 그릇 등 특정 제품이 많다.


-중고나라: 인지도 부동의 1위. 오래된 만큼 물건이 많고 스마트폰 뿐 아니라 웹으로 거래하기 좋다. 이용자가 남녀노소 고루 퍼져 있어 물건 편중이 없다.


사실 이 세 가지는 제대로 된 정리 비법이라기보다는 '정리를 시작하기 위한 준비 운동' 같은 거다. 실제 정리를 하려면 물품 속에 담긴 지나온 인생을 정리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지 생각해보고, 물건을 잘 버리고 때로는 잘 사는 게 중요하다.


곤도 마리에가 소개한 정리 비법 

1. 정리는 한번에, 짧은 기간에, 완벽하게 끝낸다.

2. 이상적인 생활을 상상한다.

3.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지 신중하게 확인한다.

4. 만졌을 때 설레는지로 판단한다.

5. 바른 순서로 물건별로 정리한다.

6. 의류는 한 곳에 모은다.

7. 책은 읽지 않고 만져서 고른다.

8. 서류는 전부 버리는 것이 기본이다.

9. 소품은 무심코 쌓아두지 않는다.

10. 추억의 물건은 가장 나중에 정리한다.

11. 물건은 제 위치에 수납한다.

12. 무조건 개라,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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