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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PTSD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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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n May 07. 2021

교통사고로 인한 스트레스 장애(PTSD) 투병 4일차

PTSD

5월 6일 날씨 맑음

투여 약 : 브린텔릭스 1정

식사량 : 아침 무 점심 : 토마토 1개 저녁 : 수박 조금

증상 : 긴장감 완화, 두근거림 감소, 목 뻣뻣함 그대로, 이와 이 사이 떨림 감소, 자살 욕구 증가, 절망감 증가, 운동 및 기초 능력 일부분 회복


오늘은 이상한 날이었습니다. 어제 밤 12시에서 1시경 잠이 들어서 4시에 딱 눈이 떠졌는데, 전날 만큼 지옥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다만 잠을 더 자지는 못했습니다. 심장에 근육이 꽉 뭉치는 것 같더니 뇌의 고통이 조금씩 완화 되었습니다.

이와 이 사이 떨림이나 긴장감이나 두근거림이 현저히 줄었습니다.

정말 어제와 같은 지옥에서는 조금 나온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요 근래 가장 많은 일을 소화했고 무리 없이 스케줄을 완수 했습니다.

하지만 절망감은 더 커졌습니다. 상황의 변화가 아닌 단순한 몸의 변화기에, 이 몸의 변화가 다시 언제 또

어제 처럼 악화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너무 두려웠습니다.

정말 어제보다 두려움은 더 커졌습니다.

사고력이 조금씩 회복 되어서 미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 고통이 끝이 아닌데 더 살아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삶 자체에 깊은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지금 여기서 죽는다면 오히려 가장 편안하게 마감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일단은 깊은 생각을 최대한 안하려고 합니다.

다음주 월요일 18일간 제주도로 떠납니다. 거기서 강한 약을 투약 하고 요양 할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제주도에 아담한 숙소를 예약해 뒀습니다. 독채고 저 혼자 지내기에 부담 없이 쓸 수 있을듯 합니다.

바다가 보이고 시내에 있는 곳입니다. 공항 근처라 조금 시끄러울 수 있는데 그렇게라도 저를 깨울 수단이 필요할 것 같아서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이제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된 것 같습니다

살이 너무 빠져서, 필라테스 선생님이 인바디를 해보자고 제안해서 했는데 몸 상태는 오히려 좋아졌습니다. 아무래도 자극적인 음식을 멀리하고 거의 굶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밥을 안먹으려고 하는건 아닌데... 먹히질 않습니다. 신체 대사 점수는 오히려 전보다 좋아졌습니다.

체중 관리는 투병 내내 가장 중점적으로 두고 할 생각입니다.

절대 나태해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오늘은 러닝과 필라테스를 했고 몸은 가벼웠습니다.

조금씩 한 발 한 발 다시 일어나 보겠습니다.

다만 어제 같은 지옥은...솔직히 정말 정말 두렵습니다.

자신의 증상이 저와 비슷하다면 주저하지 말고 병원으로 가보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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