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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PTSD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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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n May 12. 2021

교통사고로 인한 스트레스 장애(PTSD) 투병 10일차

식사량 : 무

투여약 : 자낙스, 멀타핀, 아빌리파이


안녕하세요 꽤 오랜 날 투병일기를 쓰지 못했습니다.

쓸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주말부터 지금 까지 어떻게 살았는지 감 조차 안잡힐 만큼

복잡하고 어렵고 자괴감 들고 괴로운 날들이었습니다.

월요일 간신히 도착한 제주는 바람이 많이 불고 흐리고 비행기 뜨는 소리가

이따금 들리고, 그렇습니다.

바닷가 조깅을 좀 하고 그러려고 했는데 바다근처에 가면 자꾸 빠지고 싶어서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말..그냥 빠져서 한참 수영하다 되돌아 올 수 없게 됐을때 가라 앉아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이

매일매일 걷잡을 수 없이 듭니다

약은 일주치만 받아도 될 줄 알았는데 병원측에서는 "절대" 라는 말로 3주치를 넘겨주었습니다

약을 먹으면 음..그냥 잠이 옵니다 정신을 잃을 만큼 잠이 와요

센 감기약을 5개 즈음 먹은 느낌입니다.

부작용은 아직 모르겠습니다. 식욕이 폭발하는 느낌은 없어요 좀 배가 고파서 이런 저런걸 먹다가도

여전히 모래 맛이라 그냥 먹지 않게 됩니다.


처음에 투병 일기를 쓸 때는, 음....

저도 약에 되게 두려움이 많은 사람이어서 이 약을 먹은 저의 하루하루를 리폿 함으로써 같은 고통을 겪고 계신분들 중에 약을 두려워하는 분이 있다면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지금 그럴 힘이 없네요.

그냥..죽고싶습니다. 얼마나 살 지 모르겠어요. 

더 이상 살아 봤자 제게 어떤 이득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주에서의 이틀이 지났습니다. 이틀이 2년 같았어요. 이제 더 버틸 힘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죽어가는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듭니다.

무슨 정신으로 키보드를 타이프 하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너무 오래버텼나봐요.

혹시 저와 비슷한 ptsd나 공황을 느끼시는 분이 계시다면 너무 오래 버티지 마세요.

그럴 수록 삶은 더 기괴해지고 망가집니다. 멀쩡하게 보이려고 별 짓 다하게 되거든요

이제 그만 저는 정리를 해볼까 합니다. 너무 지쳐요..모든게

이제 좀 쉬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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