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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PTSD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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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n May 24. 2021

교통사고로 인한 스트레스 장애(PTSD) 투병 23일

투여약 : 브린텔릭스

식사량 : 하루 두 끼 정도의 일반식


안녕하세요. 요 근래 제주 살이 하면서 서울도 몇번 다녀오고

정신 없는 일들이 많아 글을 업로드 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일단 현재는 다시 제주에 와서 살고 있습니다

이번주가 마지막입니다.

토요일엔 발이 퉁퉁 부어 청담동 에서 볼일 보다가

100미터도 못 걷고 주저 앉았습니다.

몸을 너무 혹사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더 이상 못 걸을 줄 알았는데, 다음 일정이 한라산 등반이라

한번 해보려고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다시 제주에 도착하면서 걸을 수 있으면 걸으려고 했고,

아침에 일어나서도 무리라면 돌아오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정상을 보았습니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진통제와 발목보호대

뭐 이런저런 것들을 덕지덕지 붙이고선 가보니까

가지더라구요

물론 올라가는 길과 내려오는 길이 다소 좀 고통스러웠지만 그럭저럭 견딜만했습니다

그렇게 또 살아가나 봅니다.

걷는 속도도 같이 출발한 팀에 비해 빠른 편이었습니다.

제가 하산 할 때는 저는 7시반 입산이었는데 7시 혹은 6시 반 입산팀이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뭐 그렇게 하루 하루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정말 너무 아픈 일도 많았고 괴롭기도 했지만,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도 왜 살아가야 하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삶의 의욕이 엄청나게 커졌다는 생각은 못하겠습니다

그냥 묵묵히 살아가고자 합니다

그러면 또 살아지려나요

사실 그것도 두렵습니다..

공황은 많이 줄었지만 우울감과 자학감은 그 다지 줄지 않았습니다

음...

제주 살이가 이제 거의 끝나갑니다.

돌아가서 어떻게 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묵묵히 살아가다 보면 좋은 날이..오진 않아도 할 말 없지만

더 절망적인 날은 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다 잃어버린 것 같은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이제는 다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 찾지 못해도 어쩔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다만..그렇게 잃어버린 제가 왜 살아야 하는가 굳이 살아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는

아직

답이..조금 어렵습니다

왜 살아야 하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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