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노 Oct 06. 2022

로또를 꿈꿀 수 있는 여유있는 생활

로또를 샀다. 꾸준히 산지 꽤 되었다. 이전 회사를 퇴사하고나서 매주 샀으니 꽤나 꾸준히 샀다. 연금복권과 로또를 같이 5천원씩 매주 사니까 한 주면 만원, 한달이면 4만원을 쓰는 셈이다. 오늘도 로또를 사면서 로또가 되면 지금 당장 급한 일부터 처리해야지 하고 생각하다가 돈이 없어서 로또조차 못 사던 과거가 문득 떠올랐다.


사업은 망해가고 있었고, 매달 카드값은 목을 조르는 것처럼 달려들었다. 빚을 갚는 것만으로도 꽤나 버거웠다. 최악의 미래를 상정하며 다이어리를 썼다. 눈물이 매일 펑펑 흘렀다. 그 당시엔 로또를 살 돈도 없었다. 로또를 살 돈을 아껴 냉동 동그랑땡을 사서 식사때마다 3개씩 구워먹었다. 사과도 4분의 1쪽씩 먹었다. 입맛도 없었고 무엇보다 식재료를 살 돈이 없었다.


사업을 정리하고 3년이 지난 지금도 120만원씩 빚을 갚고 있다. 빠듯한 월급생활자에게는 큰 돈이지만 그래도 로또는 살 수가 있다. 먹고 싶은 음식도 무척 비싸지 않다면 먹을 수 있다.


오늘도 로또를 샀다. 큰 기대 없이, 하지만 언젠가는 되겠지? 하는 조금의 욕심으로. 현명한 사업가가 보면 웃을지도 모른다. 로또를 살 돈을 모아서 투자를 해야지 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5천원이 나에게 토요일을 특별한 날로 만들어준다는 사실은 모를 것이다. 만약에 말이야 라는 마법에 걸리게 해주는 날. 언젠가 그 꿈마저 필요없을 정도로 성공하게 된다면 그 때도 나는 로또를 살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