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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노 Nov 07. 2022

제주도민의 제주도 여행기 2일 차


2일 차가 되었다. 에어비앤비에서 같이 일했던 태헌을 만나기로 하고 아침에 각자 글을 쓰고 산책을 한 뒤에 준비를 마치고 수애기로 갔다.



조금 이르게 도착했지만 선뜻 들어와도 된다며 해주시고 메뉴를 주문하는 내내 직원들은 모두 친절했다. 그래서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다.

 


아침으로 떡이 들은 모카빵과 스콘을 먹었다. 쫄깃한 떡의 질감과 빵 위에 얹어진 쿠키 반죽이 잘 어울려 맛이 있었다.


태헌이 조금 늦게 도착했다. 어제 술을 마셔서 택시를 타고 왔다고 했다. 혜림님과 태헌과 내가 서로 어떻게 사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태헌을 집까지 데려다줬다.

수애기에서 가끔 볼 수 있다는 돌고래는 아쉽게 보지 못했다.


태헌은 화순에 살고 있었는데, 집 근처 뷰가 매우 좋았다. 한쪽은 산방산이 아주 멋지게 보이고, 한쪽에선 바다가 평화롭게 펼쳐졌다. 근처에 카페 엘파소가 있어서 다음에 들러보아야지 하고 생각을 했다.



그 뒤에 작년에 혜림님이 직접 자신의 독립 서적을 입고했던 '그건 그렇고' 서점에 들렀다. 서점은 아담했지만 깔끔했고 테이블도 2개 놓여있어서 원하는 책을 읽기에도 좋았다.

잠시 자리를 비우셨던 사장님은 돌아오셔서 혜림님의 책이 모두 팔렸다며 좀 더 책을 들여놓을 생각이 없는지 물어보셨다. 혜림님의 책을 찾기 위해 책방을 뒤졌는데 창고에서 잠자는 것이 아니라 다행이라며 기쁜 맘으로 축하해드렸다. 나는 이번 달에만 책에 9만 원을 썼기 때문에 책을 사기가 조금 어려웠다. 다음에 와서 책을 사겠노라고 약속하고 화순곶자왈로 향했다.


 


화순곶자왈은 전망대까지 왕복 1시간 정도 걸리는 생태탐방숲길로 짧게 곶자왈을 감상하고 전망대에서는 산방산과 한라산을 함께 조망할 수 있다. 전망대를 올라가 본 입장에서는 전망대로 향하는 길이 썩 예쁘지가 않아서 다음에 또 온다면 순환길만 걷고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



중간에 갈림길이 나오는데 예쁜 것은 자연 곶자왈 길이 맞지만 돌이 너무 많아 발이 아프다. 등산화가 아니라면 송이 산책로를 추천한다.



혜림님이 바다를 보고 싶어 하셨기에 금능으로 향했다. 금능 바다의 물은 저 멀리 빠져 있었다. 그래도 에메랄드 빛으로 반짝반짝 빛나고 있어서 우리는 간단한 먹을거리를 사서 바다를 보며 먹기로 했다.



나는 금능 샌드를 먹었는데, 옆에서 혜림님이 컵라면을 드셔서 침을 꼴깍꼴깍 삼켰다. 금능 샌드의 파니니도 맛있었다. 다양한 샌드위치가 많았는데, 다음에 들리면 다른 종류도 먹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집의 기록상점을 들려 콘 타르트를 샀다. 혜림님은 맛을 모른다며 안 사시기에 하나 사서 들려드렸다. 혜림님은 내가 저녁을 사줬다며 해맑게 좋아하셨다.


그리고 우리는 제주시로 돌아왔다.



집에 와서 먹은 콘 타르트는 너무 맛있어서 순식간에 먹어버렸다. 여행의 흔적으로는 집의 기록상점에서 구매한 슈톨렌과 풀베게에서 산 고양이 실내화가 남았다.



이제 슈톨렌을 먹을 때마다 혜림님과 한 여행이 생각나겠지. 슈톨렌을 다 숙성시키면 혜림님의 제주 여행은 끝이 난다.


제주도민은 제주여행을 이렇게 지인이 오면 하게 된다. 평소에는 가보지 않던 카페도 바다도 한번 괜히 더 들리면서 제주도에서 살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혜림님과 갔던 풀베게는 다시 한번 가서 괜히 또 글을 적어보고 싶고, '그건 그렇고' 서점에 가서 책을 읽으며 책을 사고 싶다. 겸사겸사 내 책이 나온다면 책 입고 문의도 하고 싶다. 곶자왈은 다른 곶자왈도 찾아서 다녀오고 싶다. 이렇게 내 제주에서의 세계는 타인으로 인해 넓어진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타인의 방문을 환영한다.


어서 오세요. 제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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