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의 읽다 / 우승우,차상우 지음 / 북스톤
작년 한 해엔 소설 편식이 심했는데, 올 해는 브랜드 서적으로 시작을 한다. 신간이지만, 작년에 구매해 일부러 시작으로 읽으려고 혼자 아껴둔 책. 공동 저자 중 한 분의 블로그를 오랫동안 구독 중이다.
결론은 "잘 읽었습니다" 인스타였다면, #잘읽었습니다그램 으로 태그.
사실, 어렵다. 자기다움을 갖는다는 것. 여기에 그 자기다움을 표현한다는 것. 꾸준히 어긋나지 않게.
언제나 꾸준히 생각을 하지만, 쉽사리 '나'라는 사람에 대해 정리하는 것도 표현하는 것도 잘 되지 않는다. 한 명의 개인도 포지셔닝하기가 어려운데, 브랜드에 철학까지 입혀야 하고 끊임없는 검증에도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이 어려운 일을 해낸 브랜드들의 탄탄한 자신만의 브랜딩 기록이다.
- 샛별 배송을 하는 마켓 컬리. 음식만큼은 아직은 눈으로 보고 사는 게 좋지만, 이 곳의 비주얼은 언젠가는 꼭 한 번 아니 한 번 시작하면 충성 고객이 될 먹음직스러움 그 자체다. 배송 이름이 예뻐서 이점만으로도 차별화된다고 느꼈다. 브랜드 가치만을 위해서는 아니겠지만, 생산자에 대한 원칙과 '안 할 수 있는 용기'가 인상적이다.
- 살아보고 싶은, 셰어 하우스 우주. 브랜드의 장단점을 명확하게 알고 있고, 방향을 잃지 않고 있는 곳이다. 후배들에게 전하는 현실적인 인터뷰를 통해서도 우주라는 브랜드가 담고 있는 관점이 여실히 보여진다.
- Korean vintage 프릳츠. 감으로 브랜딩 했는데 이렇게 잘 된 예라면, 될 브랜드는 어떻게 해도 되는 건가. 소개된 10개의 브랜드 중 가장 친숙하고 제일 좋아하는 이름. 프릳츠커피컴퍼니.
마포점에 가면, 직원들의 즐겁게 일하는 모습에 주문을 하는 순간부터 즐거워진다. 오픈된 바에서 보이는 직원들의 열정적인 시선도 좋고, 서로 일하면서 힘을 주는 느낌을 매 번 봤는데 그래서인지 커피도 빵도 참 맛있다. 내부 가치를 온전히 고객 1은 느끼고 있습니다. 왜 프릳츠일까 궁금했는데, 결국 물개도 그렇고 차별화가 재미있게 발휘된 브랜딩이다.
" 좋은 채널이 분명 있겠지만 저희가 가진 속도감을 믿고 있어요 "
인플루언서든 나 같은 알아서고객이든 프릳츠가 가진 매력을 아는 사람들이 많아, 굳이 홍보에 박차를 가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무엇보다 프릳츠는 구성원들에 대한 태도가 참 좋은 브랜드라고 느껴진다.
최근에 리뉴얼된 홈페이지의 디자인을 구경하는 재미도 솔솔 하다. 코리안 빈티지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고 그려지는 그림도 없었는데, 내가 보고 있는 화면으로 위트 있게 각인된다.
- 컴퍼니 빌더, 패스트트랙아시아. 여럿의 파트너사들 중 패스트캠퍼스의 성장이 흥미롭다. 이 곳의 한 줄은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의 실무 교육기관'이다. 짧은 기간 빠르다 못해 무섭게 성장한 곳인데, 홈페이지로만 봐도 진화된 방향성이 채곡히 쌓이는 게 증명된다.
" 대신 저희가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그 회사를 설명하는 한 줄 혹은 한 문단의 스토리예요. 이 회사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한 줄로 설명하면 무엇인가는 경영진에게도 직원에게도 중요하고, 잠재적 가능성이 되어줄 구직자들에게도 중요하고 투자자에게도 당연히 중요하고, 고객에게도 직접 영향을 미치진 못하지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
기존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브랜드를 만나는 것도, 알고 있지만 더 알고 싶은 브랜드에 깊숙하게 접근하는 것도 브랜드 이전에 나라는 사람을 브랜딩의 관점으로 접근해보는 것도 이 책의 좋은 점이다. 무엇보다 필자 중 한 분의 꾸준히 블로그를 구독하면서 느낀, 인터뷰이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맥을 짚어 분명하게 전달하려는 부분들이 기대만큼 와 닿는다. 퍼블리의 비즈니스 퍼스널 브랜드에 대한 인터뷰 중,
'우리 직원을 팔로잉하고 있는 사람이 이 사람이 편집했으니 읽어보고 싶다 라는 마음이 들게끔 ' 내 경우도 그렇게 고른 책인데 객관적으로 읽어도 좋은 마인드를 담아내는 분이라는 걸 또한 그리면서 읽어도 새해 첫 책으로 만족스럽다.
결국 브랜딩이란, 어떤 일련의 법칙만으론 설명되긴 힘들다. 막대한 자본을 투자한 글로벌 브랜드도 그렇게 완성돼서 해피엔딩을 지속하지는 못한다. 그러기에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하지만 각자의 철학과 톤 앤 매너를 구축하는 건 결국 자기 몫인데, 이왕이면 잘 된 사례들을 충분히 학습하며 동기부여를 해보는 것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