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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 Feb 26. 2023

PM의 시작점: 문제정의

Summary. 

Product Manager가 확보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역량은 비즈니스의 니즈를 Product Context에서 풀어내는 문제정의를 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리터러시(문해력)와 Product를 맥락적으로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논리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Generalist라고 하지만 PM이 팀에서 압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 그것은 일정관리도, 리소스 관리도 아니고 팀이 무슨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문제정의'의 역량이다. 개발자를 위해 와이어프레임과 API문서를 뒤져가면서 요구사항을 기술적으로 정리하는 게 아니고, 디자이너를 위해 피그마에서 화면을 몇십 개 설계하면서 시각적인 솔루션을 도출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무슨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그리고 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를 비즈니스 임팩트와 연결하여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문제정의 역량이 제일 중요하다. 물론 동료에게 실무적으로 스킨십이 발생하는 업무 영역들에서 인정받고 싶어 하는 것이 제일 시급해 보이고 그 구간에서 동료들에게 너무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더더욱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PM은 문제정의를 해내고 그리고 그다음 그 문제가 해결되도록 하는 솔루션이 나왔을 때 그걸 어떻게 해서든 되게 했을 때 전문가가 되고 임팩트가 있는 시니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내가 아는 멋진 PM들은 다 논리적으로 문제를 정의하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IT 교육을 하는 멋쟁이사자처럼에서 PM을 교육하겠다고 프로그램을 리딩하여 기획 중인 선하님과 많은 생각과 고민과 경험을 나누고 있는데, 계속 이 생각이 맴돈다. 개발자와 디자이너에게 사랑받는 PM이 되는 표면적인 스킬 셋을 교육하는 것과 비즈니스에 인정받고 논리적으로 비즈니스의 문제를 Product의 맥락(Context)에서 풀어내는 문제정의역량을 훈련하는 사이에서 말이다. 후자는 실체가 잘 안보일 수도 있고, 단기적으로는 그 효과가 커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 다만 그냥 '간지나보이는' '리더십' 포지션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어설프게 달려들기에는 너무 어렵고 또 (몸과 마음이) 아픈 직무이다. 그래서 우리라도 '제대로' 고민하고 준비해서 교육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책임감이 자꾸 드는 것 같기도 하다.  





He just gets shit done
(그는 결국은 일을 해내고야 마는 사람이다)

UX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었던 시절 나의 리더였던 외국인 Director가 나의 퍼포먼스 리포트에 썼던 딱 한 줄. 그 전과 그 이후에도 많은 평가를 받았고 피드백을 받았지만 저 한 줄만큼 강력하게 머리에 박힌 멘트는 없었던 것 같다. 책임감이 있다는 표현 같았고 문제해결의 주인공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유난히 기분이 좋았고 저때부터 제품을 관리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먹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일이 되게 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나는 PM은 일정관리와 리소스 관리에 대한 project management 역량이 제일 먼저 확보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런 기조로 코칭을 많이 했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좀 다르다. 


그때 일을 결국 해내는 사람이기는 했지만, 일정은 항상 수정되었고 심지어 동료들 중에는 분명히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내 모습을 되돌아봤을 때 우리가 개발하는 모든 작업에 대해서 그 배경과 목적에 대해서 모든 동료들에게 소통하면서 일했었고 그러다 보니 언제나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제품/서비스에 대해서는 팀원들과 리더의 이해도는 항상 높게 일했었던 것 같다. 우리가 무슨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설명하고, 우리가 해야 하는 일에 대해서 더 이상 추가적인 피드백이나 코멘트가 없다면 문제에는 동의했다고 간주하고 해결하기 위해서 PM인 내가 어떤 것을 도와주면 될지를 계속 물어보면서 다녔던 게 나의 PM커리어의 대부분의 모습이었던 것 같다. 

나중에는 너무 논리적이라서 같이 일하기가 무섭다고 하는 동료들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아서 지금도 얘기들을 때마다 놀라긴 한다... 무조건 논리적인 게 또 좋기만 한 건 아닌 것 같긴 하다




위에서 잠깐 언급하긴 했지만 문제정의를 잘하기 위한 논리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꼭 학습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 비즈니스 리터러시(문해력)

2) Product Context에 대한 이해


첫 번째로 비즈니스 리터러시는 비즈니스 모델은 어떻게 구성되고 돌아가는 것이고, 그 안의 프로세스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등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비즈니스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는 문해력을 갖추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경영학, MBA 코스 등이 이런 부분들을 집중해서 해결하는 교육 경험재라고 생각한다. 쿠팡과 컬리가 비즈니스 모델이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다르고, 그 안의 프로세스는 더더욱 다르다. 멋쟁이사자처럼 과 다른 교육기관들도 모두 동작하는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다르다. 이런 차이점을 이해하는 수준의 리터러시를 갖추어야한다. 


두 번째는 비즈니스의 니즈를 Product 관점에서의 문제로 변환하여 적용할 수 있는 Product Context(맥락)에 대한 이해력이다. Funnel이라고 퉁쳐서 보고 있는 전환지표들이 비즈니스적으로 의미하는 시사점은 다 다르다. 반대로 비즈니스적으로는 같은 목표더라도 Product의 관점에서는 다른 목표들로 변환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 목표가 매출증대라고 했을 때, Product에서는 운영되고 있는 지표에 따라서 장바구니의 사이즈(Basket Size)를 늘려야 하는지 혹은 장바구니에서 결제페이지로 넘어가는 전환율을 높여야 하는지의 문제로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장바구니 사이즈나 전환율이나 그게 그거 아니냐고 볼 수 있겠지만 Basket Size를 높이기 위해서는 탐색영역에서 추천/검색 경험 개선의 솔루션들이 나올 확률이 높고, 전환율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장바구니, 결제페이지의 사용성 개선과 혜택적용에 대한 인지 강화 등으로 전혀 다른 솔루션이 나온다. 이래서 문제정의가 중요하고, PM이 중요한 거다. 




PM으로의 커리어를 생각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이 친구들 중에 PM 커리어를 실제로 의미 있는 수준으로 가져가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교육 콘텐츠는 많아지고 PM선배도 많아졌고 PM 스터디는 너무 많은데, PM들은 아직도 높은 수준의 안정감을 가지고 본인의 커리어를 계발하지 않는다. 안타깝긴 하지만 내가 해봤자 무슨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뭔가 나부터 달려드는 것은 부담스럽고 했던 것도 사실인데, 멋쟁이사자처럼과 모던라이언에서 여러 APM 분들과 일하고 코칭을 하면서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정도는 하게 된 것 같다. 

이게 다 여러분 덕분이네요ㅎㅎ 감사합니다 우리 APM 여러분(효정님, 승환님, 승민님) 


올해는 멋쟁이사자처럼에서도 PM 스쿨을 런칭할 예정이라 교육 콘텐츠로,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다양하고 만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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